첫행군의 날에

조명선                  

 

내가 어려서 살던 장백현 베개골은 압록강연안지대에 있는 조선인부락의 하나이다.

이곳은 일제경찰뿐만아니라 《국경수비대》, 《토벌대》, 헌병들이 주둔하고있는 장백현 소재지와 이도강에서 불과 30~40리밖에 되지 않는곳이여서 적들의 감시와 탄압이 혹심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지대에까지도 경애하는 수령 김일성동지께서 파견하신 정치공작원들이 수시로 와서 혁명단체들을 조직지도하였고 인민들에게 반일사상을 해설선전하였다.

1936년 여름 어느날이였다. 그날도 정치공작원들이 우리 마을에 찾아왔었다. 그들은 비밀리에 조직된 우리 아동단원들과도 한자리에 앉아서 위대한 수령님께서 령도하시는 조선인민혁명군의 활동정형을 재미나게 이야기하여주었고 혁명가요도 불러주었다.

이미부터 위대한 수령님에 대한 명성을 들었고 유격대원들의 용감한 소식을 알아온 우리들이였으나 이렇게 유격대원들을 가까이 만나서 직접 이야기를 들어보기는 이때가 처음이였다.

비밀리에 만나는것만큼 조심스러운 생각도 없지 않았으나 그만큼 반갑고 미더운 마음은 그지없었다. 나어린 우리들뿐만아니라 어른들도 그러했다. 특히 청년들은 저마다 유격대에 입대할것을 탄원해나섰다.

김병희, 김룡연, 홍규표동무들과 특히 나와 한마을에서 자란 리두익동무가 입대하게 된것도 바로 이때였다. 당시 14살밖에 되지 않은 철부지인 나는 처음부터 이런 내막을 알리 없었다. 그들이 마을을 떠날 때에야 비로소 그들을 만나게 된 나는 리동무에게 어디로 가느냐고 물었다.

김일성장군님께서 계시는곳으로 가게 됐다. … 이제부터는 나도 일제놈과 싸우는 소년유격대원이다.》하고 내 손을 잡아주며 벙긋이 웃던 리동무는 휭하니 달려가버리는것이였다.

나는 부러움을 금할수 없었다.

리동무를 데리고가는 유격대공작원을 급히 따라가서 나도 일제놈과 싸우는 소년유격대가 되고싶다고 졸랐다. 그는 내 나이가 리동무보다도 3살이 더 어리다고 하면서 나를 타이르고나서 군복주머니속에서 혁명가요집 한권을 꺼내주며 말했다.

《우리가 또 올테니 부모님말씀도 잘 듣고 아동단사업도 잘해라.》

혁명가요집을 받아들기는 하면서도 이런 말을 듣는 내 마음은 섭섭하기 그지없었다.

(한마을에서 함께 자란 두익동무는 김일성장군님께서 계시는곳으로 가는데… 나는 뒤떨어져 창가책이나 가지면 뭘하나.)

이런 생각을 하니 혼자남는듯 외롭기도 하고 무엇인가 잡았다놓친것 같아서 어찌나 마음이 서운한지 마을앞에 있는 둥지바위에 올라서서 그들이 사라지는쪽을 오래오래 바라보다가 그만 울음을 터치고말았다.

유격대원들이 다녀간후부터 마을에는 일제놈들이 더 싸다녔다.

나는 그놈들에게 들킬가 보아서 산으로 나무하러갈 때나 또는 밤중에 이불속에 엎드렸을 때 노래집을 가만가만 펼쳐읽군 했다.

《아동단가》, 《총동원가》같은것을 입속으로 외우느라면 그처럼 친근하였던 동무들이 간곳으로, 김일성장군님께서 계시는 유격대로 가고싶은 생각이 더욱 불같이 치밀군 했다.

그럴수록 나는 유격대공작원이 타이르던 말을 명심하고 아동단사업에 더욱더 충실하기에 힘썼다.

이렇게 1년이 지나간 그 이듬해 여름 어느날이였다.

우리 마을 웃부락에 사는 로인한분이 우리 집에 와서 사이문을 닫고 우리 아버지와 무슨 이야기를 하고있었다. 나는 처음에 무심히 지나쳐버렸으나 《김일성장군님!…》이라는 말소리를 얼핏 듣게 되자 그만 버쩍 호기심이 나서 마침내 문짬에다 귀를 대고 엿듣기 시작했다.

그 이야기의 내용인즉 위대한 수령님께서 대원들을 거느리시고 조선으로 건너가 보천보의 일제놈들을 습격하셨다는것이엿다.

나는 가슴이 울렁거렸다. 당장 뛰여들어가 그 로인에게 더 자세한것을 물어보고싶었다. 그러나 내가 들어가면 오히려 하던 이야기도 끊고말것 같아서 귀를 바짝 대고 문틈으로만 엿듣고있었다.

《장군님께서는 왜놈들이 그렇게 철통같이 막아선 압록강을 어떻게 건느셨을가?!》

감격하여 듣고있던 우리 아버지의 물음이였다.

《장군님께서는 축지법을 쓰신다는데 압록강쯤이 무슨 문제가 될라구. … 이 산에 번쩍 저 산에 번쩍 땅을 주름잡아다니시며 왜놈들을 치신다네.》

《이젠 밥을 안먹어두 살것 같군.》

《누가 아니래나. 나이라도 젊었으면 나도 그분을 따라 총을 잡고 왜놈들과 싸우겠네.》

이날 이런 말을 들은 나는 어떻게 해서든지 꼭 유격대에 입대해야겠다는 결의를 더욱 굳게 하였다.

그후 며칠이 지났을 때였다. 보천보전투에서 승리한 유격대원들이 우리 아래마을에 들렸다는 소문이 쫙 퍼졌다.

나는 단걸음에 그곳으로 달려갔다.

마을어귀에는 조국광복회 회원들과 그곳 아동단원들이며 부녀회원들이 보초를 서고있었다. 그리고 마을집들에서는 모두 명절날처럼 사람들이 웅성거리고있었다. 이런 속에서 나는 유격대간부들이 있는 집을 찾아냈다.

그 집마당에는 수많은 청년들이 모여있었다.

어떤 청년들은 벌써 유격대군복을 차려입고 떠날 시간을 기다리기도 하고 또 어떤 청년들은 간부들과 담화를 하고있었다.

나는 입대자명단을 들고있는 간부에게로 달려가서 나도 이번에는 꼭 입대시켜달라고 탄원했다.

유격대원은 웃는 얼굴로 나를 내려다보며 머리를 쓸어주더니 이제 대답해줄테니 기다리라고 했다.

나는 조급하게 더 졸라댔으나 유격대원은 여전히 웃으면서 《입대하겠다는 동무가 말을 듣지 않으면 되나.… 이제 지시가 있을 때까지 기다려야지.》하고 나를 한쪽자리에 가있으라고 했다.

거기에는 나처럼 나어린 아이들이 몇명 있었다.

나는 그들이 있는데로는 가고싶지 않아서 청년들속에 그대로 서있었다.

얼마를 그러고있을 때에 누구인지 나를 부르는 소리가 났다. 그리고 덥석 나를 그러안는것이였다.

《아, 두익동무!》

너무도 반가운김에 나는 군복을 입은 그의 몸을 마주 그러안았다.

《명선이두 기어이 유격대에 입대하게 됐구나.》

《뭘, 아직 모르겠어. 나는 나이가 어려서…》

반가움과 초조한 심정으로 리동무를 마주보며 내가 이런 말을 했을 때 그는 간부들이 발표한 소년중대입대자명단에 내 이름이 있었다는것을 말했다.

이 말에 나는 리동무를 다시한번 힘껏 그러안았다.

《정말이냐.》

《거짓말이야 왜 하겠니. 너에게 알리라고 해서 너를 찾아왔다. 그런데 …아동단에서 보초나 서고 통신이나 나르던것과는 딴판이다. … 그렇게 힘든데를 갈수 있겠니?》

리동무의 말이였다.

《념려말아, 아무리 힘이 들어두 참아낼테니. 그런데 김일성장군님께서는 어디 계시냐, 어서 가리켜주렴.》

《지금은 간부들과 회의를 하신다. 이제 행군할 때에는 뵈올수 있을거야. 어서 집에 가 인사하고 오너라. 이제 2시간후에 다시 모이라고 했으니 시간을 어기지 말아라.》

이 말을 들은 나는 급히 집으로 달려갔다.

우리 아버지는 내 말을 듣자 《아들 키운 보람이 있다.》고 하며 번쩍 안아올려주기까지 하였다. 그런데 어머니만은 선뜻 승낙을 하지 않았다.

《네가 그렇게까지 가겠다고 조르니 막을수는 없다. 그러나 철없는것이 그곳에 가서 장군님과 유격대아저씨들에게 근심이나 끼치게 되면 오히려 안보낸것만 못할것 같구나.》

어머니의 말씀이 떨어지자 나는 부모님께 인사를 하고 집을 나서서 날개라도 돋친듯 아래마을로 다시 달려갔다. 이때의 기쁘고 자랑스럽던 일은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흐뭇하다.

그때 소년중대에는 나처럼 나어린 동무들이 40명가량 있었다. 주요임무는 아직 나이가 어리니만큼 유격대원들을 따라다니면서 훈련을 하는것이였고 어느 일정한 지점에 도착하거나 또는 행군을 하면서도 유격대원들에게서 정치지식을 배우는것이였다.

우리는 그날밤 입대자들을 축하하는 모임에서 간부동지들의 연설을 들었고 마을사람들의 환송을 받으며 행군을 시작했다.

나는 용기를 내여 행군대렬을 따라섰고 지난날에는 숨어서만 부르던 혁명가요도 발걸음에 맞추어 높이높이 부르며 될수록 앞장에 서서 걸으려고 했다.

그날밤 아래마을을 출발한 행군대렬이 우리 마을앞 둥지바위곁을 지나게 될 때에 나의 마음은 진정키 어려웠다. 우리집 창문에 비친 등불이 보였을 때 나는 그만 《어머니!》하고 소리치며 달려들어가서 유격대처럼 몸차림을 하고 새 신에 새 모자를 쓰고 배낭까지 멘 내모습을 어머니에게 다시한번 더 보여드리고싶은 충동이 불현듯 일어났다.

그러나 나는 대렬에서 떨어질가보아 이러한 내마음을 애써 참았다.

그러면서 어머니가 하던 부탁을 생각하며 (김일성장군님과 유격대아저씨들에게 반드시 칭찬을 받는 소년중대원이 되겠어요.)하고 마음속으로 단단히 다짐을 하였다.

이렇게 마음을 굳게 다지는 나의 눈앞에는 뼈가 빠지게 일을 하고도 무명치마 하나 바로입지 못하고 겨울을 지내며 허리끈으로 배를 졸라매며 근근히 살아가시는 어머니의 수척한 모습이 새삼스레 떠올랐다. 바로 그러한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마을사람들에게 빚진 돈과 쌀을 내라고 강다짐을 하고 매질을 하던 지주놈과 일제경찰놈들의 흉악무도한 낯판대기가 내주먹앞에 있는것만 같았다.

(내 반드시 네놈들을 잡아없애고 말테다.)

이런 생각을 하며 나는 대렬에서 뒤떨어지지 않으려 더욱 노력했고 소년중대동무들이 주고받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무엇이든지 놓치지 않고 배우려고 애를 썼다.

그러나 나어린 나에게 행군의 길은 점점 힘겨워갔다. 산길에 들어서니 더욱 그러했다. 나보다 먼저 입대한 동무들, 특히 리두익동무에게 몇번이나 부축을 받게 되였고 숨이 차게 발을 놀렸으나 대렬을 따를수 없었다.

어디가 하늘인지조차 분간할수 없는 캄캄하고 우중충한 천고의 밀림속, 얼굴을 찌르는 나무가지와 가시덤불이며 어른의 키를 훨씬 넘는 갈대숲들이 앞을 가로막기도 하며 또는 어둠속 바위돌에 발끝을 호되게 찧고 넘어질 때도 있었다. 나는 아픈 자리를 더듬어볼새도 없이 급히 일어나서 유격대아저씨들이나 또는 리동무가 보지 않았나 하고 가슴을 두근거리며 대렬을 따라서군 하였다. 그런데 더 곤난한것은 울창한 밀림속에 이리저리 가로누운 몇백년씩 묵은듯 한 진대나무통들을 넘는 일이였다. 십리어간에도 이러한 나무통들을 수십개 또는 백여개씩 넘어야 했다. 아직 나이가 어리고 훈련이 부족한 나는 집채같은 진대나무통이 문뜩 앞에 나타날 때면 겁부터 났다. 진대나무통은 또한 밤이슬에 젖었으므로 기여넘다가도 자칫하면 미끄러져서 허궁 나가떨어지거나 요행 바라오르기는 했지만 앞이 캄캄한 깊은 숲속이라 어디가 낭떠러지고 바위벼랑인지 모르고 뛰여내리다가는 넘어질 때가 많았다.

이렇게 어물거리는 동안이면 행군대렬은 또 저만큼 가군 했다.

분대장이나 리동무가 이러한 나를 념려해주었고 앞서 가다가도 되돌아와서는 부축해주었다.

《어디 상하지 않았니. … 고집을 부리지 말고 내손을 잡고 걷자.》

《명선아, 너 한 1년 더 있다가 입대하렴. 혁명이 오늘래일에 끝나는것도 아닌데. 벌써 그렇게 힘들어 해서야 어떻게 따라다니겠니.》

리동무가 이런 말을 할 때 나는 그에게 지지 않겠다는 승벽이 부쩍 생겼다.

《그런 소린 왜 하는거야. 아무러면 내가 못따라설줄 알구 그래.》

이럴 때에도 리동무는 내말을 탓하지 않았다.

그역시 아직 나이는 어렸으나 1년전에 마을에서 함께 지낼 때와는 판판 딴사람 같았다. 그는 내가 굳이 사양을 하거나 지어 시답지 않은 대꾸를 해도 내곁을 떠나지 않으면서 앞을 가로막는 나무가지를 젖혀주고 비탈길에서는 내손목을 잡아 이끌어올려주었으며 내가 대렬에서 퍽 뒤떨어졌을 때에는 묵묵히 숲사이로 사라지는 대렬을 살피면서 내가 따라서기를 기다려주군 하였다. 그러면서도 발이 부르트지 않았느냐고 하며 신발을 풀어보자고도 하고 등에나 깔따구가 있을듯 한 곳에 가서는 수건을 고쳐매주기도 하였다. 유격대아저씨들이 그럴 때에도 나는 여전히 사양을 해보았고 고집도 부려보았다.

그러나 행군이 장시간 계속됨에 따라 나는 차차 리동무나 유격대아저씨들의 손을 물리칠수 없었다.

걸어도걸어도 좀체로 끝장이 나지 않아서 나는 그들에게 이제 얼마나 더가야 하느냐고 묻기도 했다. 이럴 때에 나를 도와주던 유격대아저씨는 빙긋이 웃으며 행군은 이제 겨우 시작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이런 행군은 비단 오늘 하루밤만이 아니라 일제를 물리치고 조국을 광복하는 그날까지 계속되며 이 준엄한 혁명의 길에는 가렬한 전투도 있고 헤아릴수 없는 고난과 때로는 죽음도 가로놓여있다는것을 숨김없이 말해주었다.

《나도 그건 알아요. 어서 휴식을 하게 되면 사령부에 가서 김일성장군님을 뵙고싶어 그랬지요.》

이렇게 대답하며 나는 길을 처음 떠날 때에 기세높이 부르던 《아동단가》나 《총동원가》의 씩씩한 구절들을 상기하군 하였다.

그러면서 실지행동이란 노래부르듯 쉽지 않다는것을 점점 더깊이 느끼게 되였다.

한동안 이렇게 행군을 계속하던 뒤에 우리는 밀영에 도착하여 휴식을 하게 되였다.

대렬이 멈춰서자 나는 아무렇게나 몸을 내던지듯 땅우에 털썩 누워버렸다.

발은 부르터서 물집이 잡히고 다리는 쑤시는데다가 손과 얼굴에 긁힌 상처로하여 온몸이 불속에 잠긴듯 했다.

그리고 도무지 기력을 낼수가 없었다.

감겨지는 눈을 애써 뜨고 수림사이로 트인 밤하늘을 쳐다보았다. 그것은 고향집뒤산에서 바라보군 하던 그런 하늘이였다.

또다시 어머니생각이 났고 나보다 먼저 유격대에 입대한 마을청년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이제부터 나도 일제놈들과 싸우는 소년유격대원이다.》

나는 혼자 이렇게 입속으로 외우며 누워있었다. 이때 누구인가 나의 곁으로 걸어오는 소리가 났다.

《명선동무, 사령관동지께서 동무를 찾으시니 어서 가보오.》

이 말을 들은 나의 가슴은 설레였다.

이때까지 행군대렬에서 멀찌감치 그이를 뵙기는 했으나 가까이 만나서 말씀을 들은 일은 없었다.

(무슨 일로 나를 부르실가. 무슨 말씀을 하시려나?… 혹시 분대장이나 두익동무가 나의 약한 심정을 눈치채고 그이께 말씀을 드리지나 않았을가. 나를 돌려보내지나 않으실가.)

조심스러워지는 마음으로 위대한 수령님께서 계시는 사령부천막앞에 다가선 나는 잠시 주저하다가 들어섰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어느 부대의 간부인듯한 동무와 이야기를 하고계셨다.

《명선이가 이제야 왔군. … 기다리고있었는데, 자 어서 여기 와앉소.》

이렇게 말씀하시며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곁의 자리를 가리키셨다. 나는 더욱 어쩔바를 몰랐다.

《어째 그렇게 섰어. … 자 어서 여기 와앉으라구.》

인자하신 웃음을 담으시고 자리에서 일어나신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가까이오셔서 나의 손을 쥐시더니 식탁앞으로 이끌어주셨다.

《어때? 행군은 어른들에게도 힘이 드는데 명선이는 더할거야.》

그이께서는 자리에 앉으시며 이렇게 물으셨다.

《괜찮습니다.》

《뭘, 내가 다 알고있는데.…》

이 말씀을 들은 나는 그만 눈앞이 아뜩했다. 집으로 돌아가라고 하시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서였다.

《좀 힘들기는 하지만 참을수 있습니다.》

《그렇게 솔직하게 대답하는것은 좋은 생각이야. 명선이가 얼마나 참을성있는 소년이라는것도 나는 잘 알고있소. 두익이도 나에게 그런 말을 했소. 그렇지만 힘들 때에는 동무들의 방조도 받을줄 알아야 해. 괴로운 일도 함께 겪고 기쁜 일도 함께 겪는것이 동지간의 의리니까.》

나의 속심을 낱낱이 꿰뚫어보시고 나에게 옳은 생각과 새힘을 안겨주시는 말씀이였다.

이런 때에 밖에서 밥그릇을 들여왔다.

그이께서는 어서 먹으라고 나에게 권하시였다.

《명선이는 올해에 15살이라지. … 누구보다도 집생각이 더 날거야. 자, 어서 들라구.》

나의 등을 만져주시며 이렇게 말씀하시는 그이의 어버이보다도 더 깊은 사랑을 생각할수록 나는 더욱더 새힘이 솟았다.

수많은 대원들을 거느리시고 가는 곳마다에서 인민들을 투쟁에로 고무하시기에 항상 바쁘신 그이께서 평범한 대원인, 아니 그보다도 이날 비로소 대오를 따라선 나어린 한 소년인 나의 마음속생각까지도 이렇듯 세심히 통찰하시고 그것을 풀어주시려는 자애깊으신 그이앞에 그만 눈시울이 뜨거워질뿐이였다.

(이처럼 나를 아끼고 사랑하여주시는 그이곁에 있는데 무엇이 힘들고 괴로우랴. 어찌 집생각이 나를 사로잡고 내 마음을 약하게 하랴.)

나는 밥을 먹으면서도 곰곰히 이런 생각을 하였고 그 후에도 두고두고 그이의 명령이라면 물불을 헤아리지 않고 집행해나아가겠다는 결의를 더욱더 굳게 다졌다.

첫행군의 날에 그리고 그때부터 나를 크나큰 사랑의 품속에서 키워주셨고 무한한 배려를 돌려주신 그이, 우리 조국의 앞날을 내다보시며 위대한 혁명의 선두에서 포악한 적들과의 헤아릴수 없는 가렬한 투쟁과 첩첩한 난관을 물리치시며 오늘의 이 승리와 번영에로 우리 조국과 인민을 이끌어주신 그이, 그이를 우러러 흠모하고 그이의 가르치심을 따라 걸음마다 세인을 놀래우는 혁신과 기적을 창조해나아가는 오늘의 우리는 얼마나 행복한가!

위대한 수령님의 말씀을 구절구절 가슴에 아로새기며 휘황한 조국의 앞날을 향해나가는 우리의 온몸엔 새힘과 희망만이 용솟는다.

바로 이 신심과 투지로 위대한 수령님의 두리에 철석같이 뭉친 당원들과 전체 근로자들에게는 극복못할 난관과 애로가 없으며 싸우면 반드시 승리한다는 확신만이 있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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