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에서의 승리


 

서강에서의 승리

                                       

백   학   림

 

무송에서 장백현쪽으로 약 100리 떨어진 곳에 자리잡고있는 서강부락은 적들의 중요한 《토벌》거점의 하나였다.

무송현성이 이 지대에서 적들의 《토벌》작전의 중심지라면 서강은 그의 전초기지라고 볼수 있었다.

그렇기때문에 혁명의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 제시하신 전략적방침에 의하여 조선인민혁명군이 백두산을 중심으로 한 조선북부국경지대에 진출하여 무장투쟁의 범위를 국내깊이까지 확대하며 국내혁명운동을 직접 조직지도하기 위해서는 무송현성과 서강의 적들을 반드시 소멸하지 않으면 안되였다.

그리하여 조선인민혁명군주력부대는 위대한 수령님의 친솔밑에 1936년 7월 중순 서강부근에 당도하였다.

울창한 수림속에 자리잡고있는 서강부락에는 위만군의 한개 련대가 주둔하고있었다. 이곳은 교통이 매우 불편하였고 주변에는 인가들도 드물었다.

무송에서 적의 응원부대가 이곳에 도착하자면 적어도 하루는 실히 걸려야 하였다.

적들을 불의에 습격하기에는 아주 유리한 곳이였다.

그러나 이런 지대니만큼 적들의 방어시설도 여간만 견고하지 않았다.

적병영은 세길이나 되는 아름드리나무들로 둘러싸여있고 성 네귀에는 포대가 구축되여있었다.

그중 두곳은  망루로 되여있었고 두곳은 지하포대로 되여있었다. 이뿐만아니라 병영을 둘러싼 통나무짬으로도 사격을 할수 있게  되여있어 성안돌입은 매우 어려울것이 예견되였다.

게다가 장마철이여서 매일 비가 그치지 않고 내렸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이러한 불리한 조건에서도 여러가지 전술을 배합하여 서강의 적들을 완전히 소멸할 작전을 구상하시였다.

나는 위대한 수령님의 전령병으로서 이 전투에 참가하게 되였다.

적정을 구체적으로 료해하신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전투에 앞서 대원 몇명을 파견하여 석유와 솜, 쇠줄 등을 신속히 구해올것을 지시하시였다.

나는 위대한 수령님께서 그것을 무엇에 쓰시려는지 얼른 짐작이 가지 않았다. 얼마후에야 우리는 그이께서 우선 화공전술을 계획하고계신다는것을 알았다.

그이께서는 우리에게 말씀하시기를 얼핏 보기에는 적의 방어가 매우 견고한듯 하나 한가지 치명적인 약점이 있으니 그것은 적병영이 모두 나무로 되여있는데 있다고 하시면서 성안에 들어가지 않고 불뭉치를 던져서 병영을 불태워버릴수 있다고 설명해주시였다.

나무로 만든 기와지붕의 적병영을 바라보는 우리의 가슴에서는 승리의 신심이 용솟음쳤고 화재에 놀라서 갈팡질팡하는 놈들의 몰골이 벌써 눈앞에 보이는것만 같았다.

공작나갔던 동무들은 수십리 떨어진 농가를 찾아가 물품을 구해가지고 날이 저물기전에  돌아왔다.

우리는 위대한 수령님께서 가르쳐주신대로 솜뭉치를 돌돌 말아서 쇠줄로 동여맸다. 그이께서는 그것을 보시더니 거기에 쇠줄로 가시를 달라고 지시하시였다. 그대로 지붕에 올려던지면 굴러떨어질터이니 쇠줄로 뿔을 달아야 한다는것이였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날이 어둡자 전체 대원들에게 성을 포위하고 은밀히 전호를 팔것을 명령하시였다.

그러시고는 친히 수류탄을 잘 던지는 김택룡동지를 비롯한 세명의 대원들을 데리고나가시여 투척장소까지 정해주시였다.

하늘에는 검은구름이 덮이고 비가 부슬부슬 내렸다.

우리들은 적들의 통신선을 죄다 절단하고 물샐틈없이 성을 포위한 후 불뭉치를 던질 장소를 주시하고있었다.

이윽고 캄캄한 밤하늘에 혜성처럼 불꼬리를 끌며 솜뭉치가 적들의 병영지붕을 향해 날아갔다.

비에 젖은 지붕에는 불이 쉽게 달리지 않았다. 어떤것은 이내 불이 꺼지고 어떤것은 한참 붙다가 아래로 굴러떨어지기도 하였다.

가슴을 조이며 련이어 올라가는 불뭉치를 보고있는데 마침내 병영 한채의 지붕에 불이 달리고 붉은 화염이 퍼져나갔다.

불길은 삽시에 병영을 아래우로 휘감아버렸다.

화재를 알리는 다급한 종소리와 총소리, 고함소리가 고요한 밤의 정적을 깨뜨렸다.

적병영의 앞뒤마당은 불붙는 병영에서 뛰쳐나온 놈들과 불을 끄려고 달려온 놈들로 수라장이 되였다.

이때 위대한 수령님의 명령에 따라 전호에 매복하고있던 대원들은 아우성을 치며 돌아가는 적들에게 불의의 맹사격을 퍼부었다. 불빛에 얼른거리는 놈들을 우리는 어둠속에 숨어서 사격하였다.

불길이 치솟아오르고 재가루가 흩날리는 그밑에서 수다한 적들이 비명을 지르며 련이어 쓰러졌다.

화공전술에 의하여 적들은 걷잡을수 없는 일대 혼란에 빠지게 되였다.

그러자 우리는 때를 놓치지 않고 그들에게 웨쳤다.

《항복하면 살려준다. 총을 버리고 밖으로 나오라!》

우리는 전투가 시작되기전에 위대한 수령님께서 되도록 적을 와해시켜 우리에게 투항케 함으로써 우리의 위력을 시위해야 한다고 하신 말씀을 명심하고있었던것이다.

적들속에서는 예견한바와 같이 걷잡을수 없는 혼란이 일어났다. 그러나 악질적인 위만군 련대장은 《난공불락》이라고 떠들던 방어시설을 믿고 여전히 무모한 저항에로 사병들을 내몰았다.

적들은 통나무짬에서와 성 네귀의 포대에서 미친듯이 총을 쏘아대였다.

어느덧 치렬한 싸움속에서 날이 밝고 안개가 걷히였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우리의 전진을 방해하려고 무모하게 발악하는 적의 지하포대를 폭파하기 위해 땅밑으로 굴을 파들어갈것을 명령하시였다.

적의 지하포대는 민가들과 린접해있었다. 폭파조원들은 민가들을 리용하여 적지하포대앞까지 은밀히 접근하였다. 마지막민가의 벽에서 지하포대까지의 거리는 얼마 되지 않았다.

공지앞까지 은밀히 접근한 폭파조원들은 서둘러 굴을 파들어가기 시작하였다. 한참 파들어갔을 때 그들은 뜻하지 않은 난관에 부닥쳤다. 흙보다도 돌이 차츰 더 많아졌다. 도구도 변변치 못한 형편에서 포대밑까지 파들어가자면 아직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를 일이였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한편 적들을 와해시키기 위하여 새로운 대책도 강구하시였다.

그이께서는 계속 굴을 파들어갈것과 한놈의 적도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포위망을 조이며 전투경계를 강화할것을 명령하시고 위만군련대장의 가족이나 친척이 이 근방에 살고있을지 모르니 그런 사람을 찾아보라고 하셨다.

그이의 예측대로 위만군련대장의 장모가 성밑에 살고있다는것이 알려졌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친히 그 위만군련대장의 장모를 만나시였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위만군련대장의 장모에게 항일구국의 정당한 리치를 알기 쉽게 해설해주신다음 위만군련대장이 무모한 반항을 계속하고있는데 정 그러면 아군이 그들을 소멸해치우고 병영을 점령할수밖에 없으니 사위를 살리려거든 손을 들고 투항하도록 그에게 권고하라고 말씀하시였다.

위만군련대장의 장모는 자기가 성안에 들어가 투항하도록 타이르겠으니 제발 치지 말아달라고 간청하였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무모한 반항을 그만두고 투항하라는 내용의 편지를 주어서 위만군련대장의 장모를 성안으로 보내시였다.

장모는 사위를 찾아 단신 정문으로 걸어갔다.

적들은 헛총질을 하면서 로파를 접근시키려 하지 않았다.

이때 우리 유격대원들은 일제히 함화를 웨쳤다.

《우리는 너희들을 살리기 위해 련대장의 장모를 보낸다. 장모에게 길을 열어주라!》

《중국사람은 우리의 원쑤가 아니다. 우리의 적은 일본침략자들이다!》

적들은 급기야 위만군련대장의 장모를 정문안으로 맞아들였다.

이윽고 로파는 위만군련대장의 편지를 가지고 밖으로 나왔다.

일제의 충실한 주구로 전락되여 민족적량심이라고는 털끝만큼도 남지 않은 위만군련대장은 투항한후에 일제상전들로부터 가해질 책임추궁이 두려워 그것을 모면하기 위하여 타협적인 조건을 내놓았다.

즉 대원 절반은 자기가 데리고 무송으로 가게 해달라는것이였다. 싸우다가 형세가 막 부득이하여 퇴각한것처럼 가장하려는것이였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이 요구조건을 단호히 거부하시였다.

담판의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것은 결코 우리의 힘이 약해서가 아니다. 비록 현재 위만군이 우리와 총부리를 맞대고 싸우고있지만 우리는 가능한 모든 기회를 리용하여 그들도 죄악과 민족반역의 길에서 돌려세우려 하는것이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이러한 내용의 말씀을 알기 쉽게 로파에게 설명하여주시고 그를 다시 적병영안으로 들여보내시였다.

로파는 사위를 붙들고 울면서 간청했으나 보람이 없었다. 역시 전과 꼭같은 대답이 사위의 입에서 나올뿐이였다. 그러다가 위만군련대장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자기가 데리고 갈 인원수는 몇사람 축소할수 있다고 하였다.

그는 담판이 대번에 결렬될것을 겁나했던것이다. 며칠이고 담판의 구실밑에 시일을 끌면서 그동안에 무송에서 이곳 형편을 눈치채고 응원부대를 보내줄것을 기다릴 작정이였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위만군련대장의 교활한 술책을 간파하시고 폭파조원들에게 굴진속도를 더욱 높일것을 지시하시였다.

그이의 명령을 받은 폭파조원들은 있는 힘을 다하여 돌과 싸웠다.  한치한치 굴을 뚫고들어가는 그들은 우리의 물질적인 준비가 없이는 담판의 성과를 기대할수 없다는것을  깊이 자각하고 위대한 수령님의 명령실천에 온갖 힘과 지혜를 다 바쳤다.

그리하여 깊숙이 파들어간 굴안에는 폭약을 묻을 준비가 거의다 되였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그곳에 보낼 폭약을 로파에게 보여주시면서 사위를 만나서 다음과 같은 내용을 전하라고 말씀하시였다.

우리는 온갖 성의와 노력을 다하여 담판의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였다. 그러나 이것을 잘못 해석해서는 안된다. 우리는 당신들이 피를 흘리지 않기를 원하기때문에 이 길을 택한것이다. 이 담판의 방법은 우선 그 누구보다 당신들자신의 리익에 부합된다는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만일 담판을 질질 끌면서 딴 생각을 꿈꾼다면 이에 대하여 우리는 추호도 용서하지 않을것이다. 이것은 결코 위협이 아니다. 우리는 당신들의 포대를 모조리 지하로부터 폭파시킬것이다.

세번째로 병영에 들어갔던 로파는 한참후에 기뻐서 어쩌줄 몰라하며 정문으로 달려나왔다.

드디여 그는 사위한테서 항복에 응하겠다는 대답을 받고 나온것이다.

포대를 폭파시킬 준비가 다 된것을 자기의 눈으로 보고왔다는 로파의 말을 듣자 위만군련대장은 대번에 얼굴이 새까매지더니 2명의 대원을 데리고 떠나게 해달라는것외에는 다른 아무런 요구조건도 더 제기하지 않더라는것이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위만군련대장의 이 요구를 수락하시였다.

우리들 욕심같아서는 그놈도 포로하고싶었지만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그렇게 하지 않으시였다.

그이께서는 위만군련대장이 무송으로 가면 자기의 패전을 변명하기 위해서라도 우리의 위력에 대하여 떠들것이라는것을 벌써 통찰하시고 그것이 우리에게 더 유리하다고 인정하시였던것이다.

위만군련대장은 먼저 포대의 사병들을 철수시키고 전체 대원들을 한곳에 정렬시킨 다음 무장을 해제하여 우리들이 잘 보이는곳에 쌓아놓았다.

그는 두명의 호위병과 함께 황황히 북문으로 빠져나갔다. 우리는 곧 정문으로 들어갔다.

우리는 위만군병사들에게 다시는 일제의 총알받이로 나서지 말것을 간곡히 타이르고 그들을 모두 려비까지 주어 집으로 돌려보냈다.

부락인민들은 우리를 열렬히 환영하면서 놈들의 《난공불락의 요새》를 하루사이에 무너뜨린데 대하여 경탄하여마지 않았다.

무송쪽에서는 적의 《토벌대》들이 움쭉도 하지 않았다. 목숨만 건지고 달아난 위만군련대장은 무송에 가서 우리 유격대의 위력에 대하여 요란스럽게 떠들었던것이다. 후에 안 일이지만 적들은 련대장의 말을 듣고 겁이 나서 우리에게 접어들 엄두도 내지 못하였다고 한다.

서강전투는 이와 같이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의 탁월한 지휘에 의하여 승리적으로 종결되였다. 이 승리는 무송지방의 인민들로 하여금 우리 조선인민혁명군의 위력에 대한 신뢰를 더욱 굳게 하였으며 반일부대들과의 통일전선실현에 큰 영향을 주었다.

또한 이 전투를 통하여 우리는 위대한 수령님께서 친히 실천적모범으로써 가르쳐주신바와 같이 적과의 투쟁에서는 정황에 따라 여러가지 전술과 투쟁방법을 옳게 배합할줄 알아야 한다는것을 절실히 깨닫게 되였다.

서강전투에 뒤이어 우리는 경애하는 수령 김일성동지의 친솔밑에 반일부대들과의 협동작전으로 무송현성을 진공하고 오매에도 그리던 조국을 향하여 압록강연안으로 진출하였다.

 이전페지  차례  다음페지 
되돌이 목록
감 상 글 쓰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