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란이는 다시 눈을 떴다

 

 

옥란이는 다시 눈을 떴다

 

                                                       김  옥  순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는 그 어디를 가시나 어린이들을 나라의 꽃봉오리라고 하시면서 극진히 보살펴주신다. 그럴 때마다 나는 그이께서 지난날 유격근거지에서 우리 아동단원들을 사랑의 한품에 안으시고 돌보아주시던 일을 불현듯 생각하게 된다.

내가 소왕청에서 아동단원으로 생활하던 1933년 겨울 우리 유격근거지에는 수많은 혁명가유자녀들과 고아들이 모여왔다. 그들은 적들의 탄압과 《토벌》에 부모들이 희생되거나 집까지 불타고 의지할 곳이 없게 된 아이들이였다.

그런데 이때 근거지형편도 매우 곤난하였다. 우리 유격대의 력량은 아직 청소하였고 적들은 수천명씩 달려들어 매일과 같이 근거지《토벌》을 감행하였다.

그러나 이 어려운 시기에도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는 적들의 학살만행으로부터 수많은 인민들과 어린이들을 구원하여 근거지에서 지내게 하시였고 우리 아동단원들과 고아들에게 옷과 집을 마련해주시며 마음껏 배우고 씩씩하게 자랄수 있는 길을 열어주시였다.

물론 여기서 그 모든것을 일일이 다 전할수는 없다. 그중에서 내가 지금 이야기하려는것은 장옥란이란 어린소녀가 처음 근거지에 들어왔을 때의 일이다.

그는 신안촌에서 적들에게 체포되였다가 유격대에 의하여 구원되여 돌아온 아홉살난 소녀였다. 그런데 그는 앞을 보지 못하여 다른 아이들처럼 마음껏 뛰놀고 배울수 없었다.

그가 근거지로 오기전에 이미 그의 아버지는 유격대에서 싸우다가, 그의 어머니는 부녀회원으로 사업을 하다가 적들에게 희생되였다. 이때 일제놈들은 옥란이까지 붙들어다가 온갖 꾀임수를 다 써가며 그의 부모들과 련계를 가지고있던 사람들을 알아내려고 하였다. 그러나 옥란이는 원쑤들의 어떤 꾀임수에도 고개를 저으며 끝내 나는 모른다는 한가지 대답만을 하면서 몸부림쳐울뿐이였다. 그러자 야수같은 일제놈들은 옥란이를 깊은 독안에 잡아넣고 뚜껑을 덮은채 며칠동안 물 한모금 주지 않았다.

숨이 막힐듯한 그속에서 허우적이며 울던 어린 소녀는 적들을 저주하며 부모를 부르다가 그만 정신을 잃고 쓰러져버렸다.

그러다가 소녀는 이곳을 습격한 우리 유격대원들에 의하여 구원되였으나 이미 눈정기를 잃고 앞을 보지 못하게 되였던것이다.

그래서 그는 근거지에 와서도 다른 아이들처럼 아동단학교에서 공부도 못하고 우리와 함께 유희대에도 참가하지 못했다. 먹을 음식을 받아들고도 손으로 더듬거리며 안타까와하는 가엾은 그를 바라보는 우리 가슴은 터지는것 같았다.

《차라리 내 한 눈이라도 주어서 네가 볼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니.》

이것은 당시 우리 아동국장이던 리순희동무의 말이였으며 동시에 우리들모두의 안타까운 심정이였다.

어떻게 해서든지 그를 도와주고싶은 생각으로 우리는 밤에도 그가 입원하고있는 유격대병원에 찾아가 위로해주군 하였다.

《왜놈들이 나를 이렇게 만들어놨어요. 내 눈은 언제면 다시 볼수 있게 되는가요. 나는 어서 우리 어머니, 아버지를 보고싶어요. 그런데 왜 안오는가요. 아버지, 어머니가 와야 내 눈을 고쳐주나요.》

자기 부모가 이미 세상을 떠난줄도 모르는 천진한 그의 이 말에 우리 동무들은 모두 눈물을 삼켜가며 울었다.

《오냐, 너는 이제 꼭 앞을 보게 된다. 김일성장군님께서는 너의 눈을 뜨게 하여 학교에서 공부도 하고 유희대에도 참가하게 하라고 하셨다. 너는 이제 꼭 그렇게 될테니 안심해라.》

병원 원장도 이런 말로 옥란이를 달래였다. 그러나 그는 옥란이의 눈을 어떻게 고쳐주겠는지 치료방도는 찾지 못하고있었다.

간단한 외과수술이나 하는 정도라면 모르지만 눈을 못보는 아이를 재간도 없고 약도 의료시설도 없는 형편에서 어떻게 고치겠는가고 원장은 혼자 가슴을 앓고있었다.

그러던 어느날이였다.

위대한 수령님께서 유격대원들을 거느리시고 멀리 출전하시였다가 승리하고 다시 이곳으로 오시여 병원에 들리시였다.

《장군님이시지요.… 나는 다 알아요. 이렇게 나를 안아주시고 내 얼굴을 만져보시는것만 봐도 나는 인차 알아맞춰요. 그렇지요.》

이런 말을 하면서 손을 더듬거리는 옥란이를 따뜻이 품에 안아주신 그이께서는 《이 아이가 아직도 눈을 못보는군.》라고 말씀하시면서 병원일군들을 만나 그간의 치료정형을 물으시였다.

원장은 그때까지도 자기가 옥란이의 눈치료에서 곤난하게 생각하고있던바를 다 말씀드렸다.

그이께서는 원장의 말을 들으시고 옥란이의 눈을 밝은 창문곁에서 다시 살펴보시더니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였다.

유격대원들과 근거지내 인민들만 해도 미처 감당하기 바쁜 동무들에게 적통치구에서 데려온 아이의 눈까지 치료하라고 하니 더 곤난할수 있습니다.

나는 이것을 잘 알고있습니다.

그러면서도 내가 왜 이 아이를 꼭 고쳐줘야 한다고 합니까. 그것은 동무들의 애로를 모르거나 단순한 생각에서가 아닙니다.

혁명을 위해서 자기의 생명까지 바친 이 아이의 부모된 마음으로 우리는 이 아이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그이께서는 옥란이의 부모가 어떤 사람들이며 일제놈들이 어째서 옥란이를 그렇게 만들어놓았는가에 대해서 원장이 깨달을수 있도록 다시 일깨워주시였다.

그러자 원장은 숙이고있던 머리를 들며 《지금 저의 형편으로서는 아무래도 고칠 방도가 없는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 적당한 기회에 어느 지방 병원에든지 보내서 안과 전문의사의 치료를 받게 해볼가 합니다.》하고 그는 자신없는 태도로 애로조건을 내놓았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원장이 다시는 그런 생각을 하지 말도록 타이르시였다.

일제놈들의 손에 이 아이를 맡기겠단 말입니까. 항차 일제놈들의 손에서 눈을 보지 못하게 되였고 지금도 그 놈들이 붙들려고 애를 쓰는 이 아이를 우리가 어떻게 일제놈들이 경영하는 병원에 맡길수 있습니까. 제 손으로 고칠수 있는 이 아이의 눈을 어째서 제 손으로 고칠 생각을 하지 않습니까.

그이께서는 이 아이의 눈을 우리 손으로 고쳐야 한다고 하시면서 다음과 같은 치료방법을 가르쳐주셨다.

의사가 병을 고치는데 있어서도 현재 증세만을 일반적으로 보아서는 안됩니다.

병이 생기게 된 동기부터 잘 알아야 합니다. 이 아이가 눈을 못보는 원인이 그 어떤 상처를 받은것도 아니고 눈앓이를 한것도 아닙니다.

일제놈들이 이 아이를 붙들어다가 캄캄한 독안에 가두고 위협을 하면서 며칠씩 물 한모금 주지 않고 굶긴데 있습니다. 이런데로부터 이 아이가 얼마나 쇠약해졌는가 하는것은 의사가 아닌 사람도 첫눈에 알수 있지 않습니까.

이렇게 원인을 찾고 보면 그 애가 눈을 못보는것이 눈 그 자체에 원인이 있지 않다는것도 알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내 생각에는 이 애의 영양을 시급히 추세워주는것이 우선 필요합니다.

위대한 수령님께서 이렇게 일깨워주시니 병원의 동무들은 모두 그이의 말씀대로 옥란이의 눈을 고칠 결의를 다졌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계속하여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였다.

오늘 우리에게 찰밥이나 고기국은 물론 없습니다. 그리고 식량도 부족합니다. 그러나 좀 더 생각해봅시다.

…우리가 지금 살고있는 이 깊은 산속에는 여러가지 짐승들이 있고 여러가지 산채가 있습니다. 그중에는 세상에서 금을 주고도 구하기 힘들다는 산삼, 록용, 웅담도 있고 또 산꿀, 노루피 등 그야말로 불로장생약들과 별의별 약재가 다 있습니다. 성의가 있다면 왜 우리가 이 큰 산속에서 이 아이의 영양을 추세울 약재야 못구하겠습니까.…

위대한 수령님의 이 간곡한 말씀을 받들고 그후 우리 아동단원들도 산에 가서 산꿀이며 산열매, 약초들을 구해다가 병원에 가져갔고 병원일군들을 도와가며 부상당한 유격대원들과 옥란이를 정성껏 간호했다.

물론 우리뿐만아니라 유격대아저씨들과 자위대, 소년선봉대원들이 산에서 노루도 잡고 기타 여러가지 짐승들도 더 많이 잡게 되니 그것은 약으로뿐만아니라 식량으로도 훌륭히 보장되였다.

그리고 우리는 연예대를 조직하여 병원에 자주 찾아가 공연을 해서 유격대아저씨들과 옥란이를 즐겁게 하기에 더욱 힘썼다.

위대한 수령님의 지극한 보살피심에 의하여 옥란이는 드디여 밝은 세상을 보게 되였다.

옥란이가 동무들의 손목을 잡고 그이께서 계시는 곳으로 달려간것은 그후 불과 수십일이 되는 어느날이였다.

밝은 세상을 마음대로 보게 된 옥란이는 그토록 자기를 품에 안아 사랑하여주시던 김일성장군님의 그리운 모습을 그날에야 처음으로 뵈옵게 되였던것이다.

그는 문밖에서부터 목이 메여 소리를 치며 그이께서 계시는 곳으로 달려들어갔다.

그를 마주나와 안아주신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소녀의 머리를 쓸어주시면서 그의 총기어린 눈동자를 오래 살펴보시였다.

《너는 참 장하다. …일제놈들과도 끝까지 용감히 싸워 부모들이 해오던 사업의 비밀을 지켰고 안타깝던 눈도 이렇게 다시 보게 됐구나.》

그러시고는 그의 뺨을 비비시며 사랑스러워 하시였다.

이것은 오래전의 일이다.

그러나 나는 그이께서 어느때나 친부모처럼 우리 어린이들을 일일이 보살피고 키워주신 어버이의 정을 잊지 못한다.

우리는 혁명가유자녀들과 고아들을 그들의 친부모가 있을 때보다 더 잘 교육하고 키워야 한다.

이 간곡한 가르치심을 받들어 오늘은 또 얼마나 많은 청소년들이 새 사회의 주인으로 무럭무럭 행복하게 자라며 배우고있는가.

어느때 어디를 가나 우리는 크나큰 긍지와 새힘을 온몸에 느낀다.

《우리는 그이의 아들딸들이다.… 당의 참된 전사들이다.》라고… 

 이전페지  차례  다음페지 
되돌이 목록
감 상 글 쓰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