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99(2010)년 제2호에 실린 글
시 초
광부의 하늘은 푸르다 전 명 식
광부의 하늘은 푸르다
막장에 들어서니 푸른 하늘은 여기 보이지 않아라
초소에서 바라보던 하늘가엔 꽃구름 흰구름이 즐거이 떠갔고 자유로이 하늘을 날아예던 새들은 얼마나 아름다웠던가
막장에 들어선 이 시각 정말 광부에겐 하늘이 보이지 않는가 누구나 바라보는 그 푸른 하늘이 우리의 일터엔 정말 없는것인가
광부가 가는 길은 헐치 않은 길 전호가의 찬비가 내리는듯 때로는 석수의 《소나기》 격전장의 포연인양 돌가루, 화약내…
내가 가는 막장길에 하늘이 없다면 내 어이 쇠돌캐는 광부가 되였으랴 총대로 지켜온 푸른 하늘 쇠돌로 끝까지 지켜가자고 나는 쇠돌캐는 광부가 되였거니
그렇노라 쇠돌로 저 하늘의 푸르름 지켜가자고 나는 광부가 되였다 광부의 하늘은 따사로운 해빛아래 언제나 푸르다!
노래를 부르라네
우리 막장 소대장은 참 별난 사람 노래가 무슨 처벌이라구 일 잘못한 나에게 노래 시킬가
덤벼치며 공구준비 그만 잘못해 작업에 지장준 착암공 나에게 소대장은 웬일인지 총화시간 소대앞에 노래 한곡 부르라네
미안하다 고치겠다 그런 소린 안 들으니 동무가 좋아하는 노래나 부르라네
노래라면 글쎄 싫지 않지만 잘못하여 소대앞에 노래를 부르는건 정말 괴로운 일 차라리 욕이나 해주지…
안하고는 못 견뎌 할수없이 일어나 노래꼭진 떼지만 마지막 구절까지 넘기지 못하겠네 노래의 구절구절이 노래에 담겨있는 사상과 폭이 자꾸만 내 가슴 뜨겁게 울려 나의 잘못이 자꾸만 노래가락에 감겨돌아
이런 때의 노래는 정말 못할 일 비판대신 노래를 부르기보다 칭찬받고 노래를 부르는것이 얼마나 좋아
그렇다네 우리의 노래는 일 잘해서 떳떳하고 자랑스러울 때 부르고싶다네 목청도 곱절로 좋아진다네
코 노 래
착암공 박동무 코노래 흥얼흥얼 막장길 가면서도 흥얼거리네
입으로 부르라면 《돌부처》더니 미끈한 코에는 노래만 차있는듯 한교대 발파구멍 멋지게 뚫어놓고 또다시 코노래 흥얼흥얼
붕락이 쏟아져내렸을 때도 이까짓거ㅡ 또다시 흥얼대네 온몸이 땀발에 젖었는데도 코노래 더더욱 신바람일세
쇠돌운반 딸릴 때도 두팔걷고 이까짓거ㅡ 어느새 한광차 실어 코노래로 슬쩍 밀어내며 흥얼흥얼
잠잘 때도 아마 코노래할거야 착암소리 발파소리 막장의 노래 어허ㅡ 자기의 코노래가 불러온다나 막장의 교향곡 불러온다나!
어떻게 친했을가
점잖기로 소문난 착암공 그 친구 엉큼하게 호박씨 깠어 막장에서 하루같이 살다싶이했는데 언제 벌써 만났을가 언제 벌써 친했을가
압축기운전공 새침데기 옥실인 압축공기 보내줄 때면 사랑의 바람도 함께 쏴준게지 벌써 나란히 사진까지 찍었다니 어허ㅡ 엉큼하기란
새로운 착암대차 설계하느라 고양이손도 빌려야 할 바쁜 속에서도 가슴속 사랑은 잠재울수 없던 모양이지 같이 일하는 온 소대가 몰랐으니 그 친구 사랑은 조용도 하지
그게 어쨌다고… 좋은 일이지 쇠돌산 쇠돌산만 높아지는데 또 한발파 막장가득 울려가며 광부식축하를 보내줘야지!
누가 묻는다면
그처럼 어려웠던 시련의 언덕을 어떻게 넘었는가고 누가 묻는다면 나는 떳떳이 말할수 있다 쇠돌ㅡ 쇠돌을 쌓아가며 넘었다고
허리띠를 졸라매던 그 나날에 쇠돌은 배고픔을 덜어주는 쌀이 아니였다 멎어선 뜨락또르에 동음을 안겨줄 기름은 아니였다
허나 쇠돌은 쌀처럼 귀했다 기름 못지 않게 쇠돌은 정말 귀했다 나라 지킬 한자루한자루의 우리 총대가 어떻게 그 어떻게 만들어지던가
우리를 먹겠다고 원쑤가 달려들 때 광부의 마음은 그대로 병사였다 더 많이 있어야 할 우리의 총대위해 조국은 광부 우리를 믿고있었거니
그날의 광부는 땅속의 병사였다 그래서 지하의 막장에서도 화약내는 가실줄 몰랐고 기관총소리마냥 착암기소리는 멎을줄 몰랐다
더 많은 쇠돌을 찾는 조국에 쇠돌은 땅속의 강철 쇠돌폭포가 어이 용광로에서만 쏟아진다 하랴 갱막장은 조국의 총대가 벼려지는 곳이였다
우리 캐낸 쇠돌로 인공지구위성을 우주에 떠올렸고 강철의 성새는 굳건히 다져졌다 광부의 이 심장 쇠돌이 되여
그래서 내 이제라도 누가 묻는다면 그처럼 어려웠던 시련의 나날을
어떻게 이겼는가 묻는다면 나는 떳떳이 말할수 있다 쇠돌ㅡ 쇠돌로 이겼다고!
(황해북도 수안군 대각광산 로동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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