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99(2010)년 제5호에 실린 글

 

시 초

나는 고향벌을 사랑한다

라 송

 1. 고향아!

 

산아래

벌은 느즈런히 누웠는데

바람결에 묻어오는 꽃내가 정겨웁다

페부가득 차오르는 익은 공기에

눈굽이 저려오는 내 땅

아, 고향이다

온몸 대이고 맞절하고픈

 

흘러온 세월에도 늙지 않아

고향아 너는 고맙구나

가꿔지는 전야의 설레임속에

마중오는 낯익은 모습들의 뜨거운 반김이여

 

푸른 모 애기모들은 더없이 소중하고

사무치게 반가운 사람들은

들을 누비느라 가꾸느라…

얼싸안은 온몸에선

땀내, 흙내만이 풍기는듯…

 

떠나 산 다섯해

잊어 살수 없었던 땅아

항구도시 번듯한 교정의 창가아래

꿈은 깃들어도

마음만은 너를 어루쓸었거니

학창의 시절

고향, 너는 나에게 무엇이였던가

 

주체농업과학의 강당으로 떠나던 그날

첫 차표를 끊어주던

리당비서아저씨의 눈빛인가

등뒤에 남았어도

귀전에 생생하던

아버지, 어머니의 절절한 목소리인가

고향아 너는…

 

방학때면

방웃목에 아래목에 차넘치던

따뜻한 진정이였던가

새벽별 이고 밤별 지고

들일에 바삐 살던

정다운 사람들의 모습이였던가

 

고향아, 불러 마음 후더운 땅아

대학온실에 왕감자꽃이 필 때도

이 마음만은 너의 향기를 그렸고

론문에 나래치던 공상의 날개도

네 창공을 떠나 날을수 없었거니

 

주체농업과학의 강당을 향해

첫 차표 떼여주던 그날처럼

네 봄의 온 향기를 모아

그리고 너의 대지에 영원토록 뿌리내릴

내 마음속 용솟는 격정을 알아

고향아 나를 축복해다오

 

부디 너의 그 손길로

내 품속을 더듬어

간직한 졸업증을 펼치여다오

항구도시의 해풍에 살갗은 타도

도시의 화려함에

마음만은 달리 될수 없었던

이 딸의 성장을 헤아려다오

 

고향아

사랑하는 내 고향벌아

가슴가득한 희망의 씨앗을 심어

아름차게 자래울 열매를 그려보며

나는 이 시각

고향행 마지막차표를 바친다!

 

2. 별 많은 밤에

리당비서아저씨의 이야기

 

별 많은 밤

흐트러진 달빛을 싣고

시내물이 흐른다

 

어떠냐, 구수한 논물가…

온밤 이토록 앉아있고싶구나

미곡이랑 동봉이랑 들려왔다니

마음 무거워

너 이밤 잠 못들겠지

 

봄내 여름내 애써 가꿨건만

작년도 수확고를 두고

땅을 붙안고 운 녀인네도 있었단다

네 아버지랑 내색은 없었어도

마음에 담은 자책이야 오죽하겠니

 

오랜만에 오늘

시름이 놓이는듯 하여라

놓고싶지 않구나

잡은 네 손을

그래 너야

영광의 대학졸업증을 안고오지 않았느냐

 

땅을 살찌우자

땀을 동이채 들여서라도

우리네 땅보고 10톤이상을 내라고

당당히 소리칠수 있도록 기름지우자

 

미곡만큼 못할것이 무엇이냐

동봉보다 모자랄것이 무엇이냐

땅을 사랑하는 농민들이 있고

최첨단을 배워온 네가 있는데

합치면

산도 밀어 포전으로 만들

모두의 힘이 있는데야…

 

올해 가을부턴

저 앞산더러 쌀낟가리와

키를 겨루래자

그땐 언덕에 전망대도 세우자

그리구 우리 그우에서 얘길 나누자

 

차마 입밖에 낼수 없었던

그 마지막 한마디를 소리합쳐 웨쳐보자

어버이장군님께

우리 농장에서도 정보당 10톤을 냈다고

떳떳이 보고드릴

영광의 그날을 안아보자꾸나!

 

달이 떴구나

갈길 서둘러 새날에로 가는구나

이제 다가올 올해가을엔

저 달도 쌀낟가리에 하늘길이 막혀

갈길조차 잃을게다

아마 그때면

앉은자리에서 새날과 만날게다

참, 꿈도 좋은 밤이로구나!

 

3. 들을 가꾸는 멋이야…

 

5월의 새벽바람은

옛적부터 싸늘했다지만

밤새 식은 논물에 손 시린줄 모르고

한참이나 재여봅니다

애기모들의 자란 키를 헤아립니다

 

하루밤쯤이야

한센치나 자랐을가요

한치나 자랐을가요

첫해 농사짓는 나의 마음엔

요것들이 나몰래 혼자 자란듯

금시라도 소리치며 우쭐우쭐 솟는듯

 

논물엔 아직

별빛이 어려 한창입니다

아침이 한뽐쯤 남아있는게지요

나는 논뚝에 앉은채로

살며시 눈을 감아봅니다

그러면 꿈은 나를 찾아와…

 

이제 아득한 이 들, 이 벌에

대학기간 내 연구완성한

새 미생물비료가 뿌려지면

기특한 애기모들은 내 맘을 알아

쑥쑥 아지치고 키를 솟구고

튼튼히 자라서 꽃을 피우겠지요

아지마다 열매가 맺혀

벼알은 총총히 영글겁니다

 

보배로운 애기모들이 자라는 동안

김매기, 벌레잡기…

낮에 밤으로 정성다하면

벌이 무너지게 호함진 이삭들은

나를 향해 큰절을 할테지요

아이참 나야 한 일도 없는걸…

새뭇이 혼자 웃어도 보며…

 

해빛에 눈 떠보니

아 벌은 왜 이리 눈부십니까

사방 부서지는 해살 해살에

벌이 취했는지…

내가 취했는지…

 

5월의 새벽바람이야

언제라도 싸늘하라지요

봄날 애기모들이 크는 소리

마음에 가을의 파도소리처럼 들려오는

이런 아침

봄바람도 가을바람인듯 구수한걸요

참 이런게

들을 가꾸는 멋인걸요!…

 

4. 쌀은 나자신이다

 

불러보면

끓이는 정이 있다

한줌 쥐여보면

툭툭 튀는 생의 박동이 있다

 

손끝에서 쌀을 자래워도

선뜻 흰쌀밥그릇을 마주 못하는 아버지들

함박에서 어쩌다 고른 벼알 한알도

당반의 공기우에 정히 담는 어머니들

땅에 땀을 묻으며

쌀에 한생을 바치는 무던한 사람들께

쌀은 진정 무엇이였던가

 

잠투정은 알아도

밥투정은 모르고 자란 우리

길가에 흘려진 벼이삭 주었다고

선생님 빨간별 달아주실 때

두눈가에 그윽히 고이던 정

유년시절 우리 벌써

쌀과 함께 철들기 시작했던가

 

무섭게 쓸어들던 장마비

애처로이 태치던 포전머리에

친근한이들의 굵은 눈물이 떨어질 때

나이보다 이르게 성장하던 마음이여

낮아지는 밥그릇에

교복치마의 허리단을 조이며

쌀이 있어야 함을

있어도 많아야 함을 깨닫던 시절

쌀, 쌀은 나자신이였던가

 

대학졸업의 나날

갈래많은 선택의 여유에

한시도 마음 맡긴적 없었거니

누리는 영예보다

지켜야 할 존엄이 귀중하기에

내 마음 깊이 부둥켜안고있는것은

쌀, 쌀이였어라

 

쌀에도 생명이 있음을

땅과 태줄을 잇고

농사군들과 운명을 맺은 생명임을

자라며 깨닫던

아, 철든 나의 심장이여

 

쌀때문에 웃고

쌀때문에 우는 법을

생활에서 배우며 성장했나니

불러보면

불러 사무치던 뜨거움이 있다

지쳐 쓰러져도

영원히 안고살 진리가 있다!

 

쌀이 없으면

동냥바가지에 구걸의 눈물 쏟아야 하리

남의 선심에

우리의 자존심을 맡길수 없어

우리는 우리 땅에

우리의 씨앗을 심고

억세게 자래워야만 하지 않는가

 

쌀이 너무 귀중하시여

아버지장군님

농업전선을 주공전선으로 정해주셨으니

조국이 외우며 더없이 귀중해하는 이 시각

자신이 이 시대의 농업과학자임을

천근만근 무겁도록 깨달음이여

 

쌀!

한생을 가꿔 조국에 바칠

아 진정넘친 나의 행복이여 운명이여!

 

5. 가을날의 환희

 

달빛은

낟가리우에 푸지게 퍼진다

익어 알찬 열매마다 빛이 맺혀

한폭의 별세계런듯

나는 마치

별 빛나는 이 세계의 선녀런듯

 

알뜰히도 영글었구나

이리도 귀엽고 작은 알들이 모여

정보당 10톤이라니

장한 열매들아

폼안아 쓰다듬어 세상 보란듯이

하늘중천 떠올리고픈

내 고향땅의 소중한 열매들아

 

한알 따서 발그어보면

감춰온 흰빛이 수집게 비추인다

말없는 땅처럼

마음 순결한 사람들을 닮아

이다지도 소중한것이냐

 

보배스런 열매들아

너희들은 이제

두터운 껍질에서 벗어나

방방곡곡으로 실려가리라

허나 온 한해

너희들 위해 땀흘려온 나는

어딜 가도 알아볼듯싶구나

내가 키운 열매들만은

 

내가 키운 열매들만은

다른 고장의 열매보다 커보여서

다만 벼알이 아니고

꼭 보석만 같아서

가을한 벌판마저 무심히 못 밟는

이밤, 가을밤

깊어가는 쌀생각에 잠 못드는 밤이여

 

지금 내 마음은

이삭이 물결치는 벌판을 통채로 안고

끝없이 달려가고싶다

이밤도 야전차불빛 휘황할

전선길 그곁으로

그곁에 나의 포전을 펼쳐드리면

아버지장군님 기뻐하시리니

 

정녕 그러고싶다

한해를 바쳐

기쁨의 하루를 마련할수 있다면

만족의 순간순간을 위해

한생을 다해도 기꺼울

오, 고향벌의 영원한 주인-나의 마음이여

이런 마음을 안고

가을날의 밤은 절절히 깊어간다!

 

(김일성종합대학 문학대학 창작과 5학년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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