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108(2019)년 제1호에 실린 글

단상

동갑나이

 

리원향

누구나 다 즐겁게 기다리는 설날.

설날은 우리들이 제일 기다리는 날이다.

아마도 빨리 어른이 되기 바라는 마음이 비껴서인지…

그래서 설날이 올 때면 우리들은 누구라 할것없이 또 한살 제 나이들을 손가락으로 꼽으며 야릇한 기쁨과 흥분을 느끼군 한다.

올해의 설날은 나에게 더 의의있는 날이였다. 왜냐하면 내가 어느덧 열일곱살, 공민이 되는 해이기때문이다.

그래서 누구보다도 더 손꼽아 기다린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기다리고기다리던 이 설날아침에 나는 나이만이 결코 인간의 성장을 의미하는것이 아니라는것을 깨닫게 되였다.

이날 나는 날이 밝기도 전부터 동생들을 들볶으며 세배준비를 다그쳐댔다.

별로 으쓱해져서 잔소리를 하는 언니를 보고 의문스레 머리를 기웃거리면서도 동생들은 내가 시킨 일들을 잽싸게 해제꼈다.

이윽고 준비가 다되자 우리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앞에 나란히 서서 설인사를 하였다.

손녀들을 대견하게 바라보며 인사를 받은 할아버지가 설기념품들을 주기 시작했다.

축구를 배우고있는 막내동생에게는 우리의 상표가 붙은 새 축구공을, 예술학원에 다니는 둘째에게는 멋진 기타가 차례졌다.

《우리 맏손녀에게야 제일 귀중한것을 주어야지.》

이렇게 말하며 할아버지가 나에게 내민것은 뜻밖에도 자그마한 시집이였다.

시 《하나밖에 없는 조국을 위하여》의 글발이 나를 올려다보고있었다. 순간에 얼굴이 찌뿌둥해졌다.

《허, 우리 원향이가 시집이 마음에 없는게다.》

《이 시야 다 아는건데…》

《너도 이제는 영웅과 동갑나이가 돼오는데 정신도 생각도 영웅과 같아야지…》

엄한 기색이 비낀 할아버지의 말이 순간 나의 가슴을 세차게 두드렸다.

영웅과 동갑나이…

그때에야 나는 한해가 지나면 온 나라가 다 아는 리수복영웅의 나이와 동갑나이가 된다는것을 새삼스레 되새겼다. 그러나 그것은 나에게 긍지감보다 두려움을 더 많이 안겨주었다.

과연 나이가 같다고 나도 영웅처럼 살수 있을가?

할아버지가 준 시집을 들여다보며 나는 온종일 이렇게 묻고 또 물었지만 끝내 대답을 찾지 못했다.

그때에야 나는 우리의 성장은 결코 나이로만 계산하는것이 아니라는것을 깨닫게 되였다.

그렇다. 우리 새 세대들의 성장.

그것은 조국과 인민을 위해 청춘도 생명도 서슴없이 바칠줄 아는 그런 정신세계의 성장이였고 주체조선의 공민된 긍지와 자부심을 간직하고 공민의 본분을 다해나가는 참다운 인생의 성장이라고 말할수 있는것이다.

오늘도 우리들의 기억속에 남아있는 9살난 소년영웅 김금순의 생애가 그러했고 불붙는 화구를 몸으로 막은 리수복영웅의 생애가 이를 증명해주고있다.

깊어지는 생각과 함께 나는 손에 든 시집을 다시금 들여다보았다.

아마도 할아버지가 준 시집은 이 손녀만이 아니라 자라나는 우리 새 세대들이 영웅의 정신세계의 높이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전세대들의 당부인것 같았다.

나는 마음속에 그 당부를 새겨넣으며 할아버지가 준 시집을 한장한장 번지면서 읽어나갔다.

 

(정주시 김기봉고급중학교 학생)

동갑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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