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110(2021)년 제6호에 실린 글

 

단상

썩지 않는 새끼줄

림은성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였다.

《적에 대한 환상은 곧 죽음입니다.》

실탄사격에 앞서 분대에서는 복수결의모임을 가지였다.

많은 동무들이 불타는 적개심을 안고 토론에 참가하였다.

그들의 토론을 듣는 나의 눈앞에는 언제인가 수산리계급교양관에서 보았던 계급적원쑤들이 저지른 천인공노할 만행자료들이 하나하나 떠올랐다.

《빨갱이》를 잡았다고 쾌재를 올리는 《치안대》놈들, 그놈들의 총탁에 맞아 선지피를 흘리며 끌려가는 농민… 그러나 나의 눈에서 잊혀지지 않는것은 농민의 몸을 묶은 새끼줄이였다.

생각해보면 분함과 안타까움에 목이 타든다.

어찌하여, 어찌하여 농민은 저렇듯 허접스러운 새끼줄에 묶이워 인간도살장으로 끌려가는가.

아마도 농민은 한마을에서 같이 살던 저 《치안대》놈들이 차마 자기를 죽이겠는가고 생각하며 농촌에서는 흔하디흔한 새끼줄을 순순히 받았을것이다. 하지만 무엇이 그를 기다렸고 어떤 놈들이 그를 끌고갔는가.

나는 지금도 농민의 몸을 묶고있는 새끼줄을 보며 끓어오르는 비분속에 생각해본다.

새끼줄이 혹시 그 농민이 꼰 새끼줄은 아닌지. …

원쑤들에 대한 투철한 계급의식이 아니라 자그마한 환상이라도 가진다면 자기가 꼰 새끼줄에 묶이워 무참한 죽음을 당할수 있다는 피의 교훈을 주고있지 않는가.

그렇다. 그것을 망각한다면 언제든 어느때든 저 수산땅의 새끼줄은 우리 몸에 아니, 우리 인민들과 후대들의 몸까지도 끊을수 없는 쇠사슬로 되여 감겨지게 될것이다.

새끼줄, 수산땅의 농민의 몸을 칭칭 동여맨 새끼줄!

계급적원쑤에 대한 그 어떤 자그마한 환상이라도 가진다면 그가 누구든 무참한 죽음을 당한다는 력사의 교훈을 뼈속깊이 새겨주며 새끼줄은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썩지 않을것이다!

생각에서 깨여난 나는 치솟는 적개심을 안고 토론에 참가하였다.

 

(조선인민군 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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