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110(2021)년 제8호에 실린 글
단상
할아버지의 모습
조일봉
나는 할아버지의 얼굴을 모르고 자랐다.
내가 태여나던 해에 할아버지는 아쉽게도 세상을 떠났던것이다.
유치원과 소학교를 거쳐 점차 성장하는 나를 두고 동네사람들과 아버지네 공장사람들은 신통히도 할아버지를 닮았다고 한다.
할아버지는 영웅도 아니였고 그저 평범한 용해공이였다.
할아버지의 모습은 어떠했을가?
나는 나의 모습을 비쳐보듯 할아버지의 얼굴을 보기 위해 자주 사진첩을 펼쳐보군 한다.
사진첩의 첫 장에는 할아버지의 작업반이 천리마작업반칭호를 받고 찍은 사진이 있었다.
전후의 재더미를 털어버리고 소극성과 보수주의를 불태우며 질풍같이 내달리던 천리마대고조시기의 모습들이 지금도 사진에서 살아숨쉬는것만 같다.
모든것이 어렵고 부족하였지만 오직 우리
젊고 기백이 넘치는 가슴마다에는 누구나 다 천리마휘장이 새겨져있었다.
문득 이 시가 생각나는것은 무엇때문일가.
내게는 생각되여라
천리마휘장 그것은 한낱 휘장이 아니라
우리들모두가 한눈에 환히 알아보게
그들의 빛나는 마음이
툭 튀여 밖으로 나온것처럼
그렇다, 할아버지의 모습은 온갖 낡은것을 짓부시며 혁신과 전진만을 떨친 천리마시대의 기상과 위용으로 나의 가슴속에 새겨진 더없는 자랑과 긍지였다.
하거니 할아버지의 피줄을 이은 나의 모습도 오직 우리 당만을 받들어온 천리마세대들의 모습과 하나로 되여야 한다.
나는 오래도록 할아버지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우리 시대의 투쟁정신이고 전통이며 영원한 승리의 상징인 천리마시대의 자랑찬 모습을!
(천리마구역 새거리고급중학교 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