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111(2022)년 제6호에 실린 글
단상
도표
리명혁
화성전역이 들끓고있다.
건설장을 들었다놓는 화선선동의 방송소리, 노래소리, 건설의 동음… 낮과 밤이 따로 없는 건설현장이다. 어둠이 깃드는 저녁이지만 건설장은 대낮같이 환하다.
보람찬 하루일을 끝내고 건설장의 전경을 바라보고섰는데 작업반의 막냉이가 내옆에 다가서며 흥분된 목소리로 웨치다싶이 말한다.
《우리가 끝내 앞섰구만요!》
《그래, 우리가 앞섰다.》
그의 말을 받아주자 막냉이는 사기가 나서 말을 이었다.
《보세요. 앞서거니뒤서거니하며 줄달음쳐오르는 건물골조들이 그대로 경쟁도표같아요.》
그의 뜻밖에 말에 나는 놀란 눈길로 건설장의 전경을 다시금 바라보았다. 마치 살아숨쉬는 거대한 생명체처럼 분분초초 키를 솟구는 초고층살림집들, 보면 볼수록 건설장전체가 신통히도 경쟁도표처럼 안겨왔다.
그랬다. 그것은
(조선4. 26만화영화촬영소 로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