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111(2022)년 제2호에 실린 글
단편소설
푸른 신호등
김철
(마지막회)
경선은 옷매무시를 비다듬고 말씀드리였다.
《
《나와 같이 가기요. 그곳 로동자동무들과 무릎을 같이하고 차들을 한시바삐 수리할 방도를 함께 찾아봅시다.》
경선은 안타까운 눈길을 부관에게 보냈다.
부관은 절절한 어조로 말씀올리였다.
《온밤 먼길을 오시느라 쉬시지 못했는데 이제 또… 오늘일정도 매우 긴장합니다.》
《걱정마오. 인민을 위한 일은 아무리 많이 해도 힘들지 않아. 그게 내겐 보약이거던. 그리고 일로 말하면 인민을 위한 일보다 더 중요하고 급한 일이 어디 있겠소. 경선동무, 빨리 타오.》
경선은 불덩이를 안은듯 뜨거운 마음을 안고 차의 좌석에 앉았다. 승용차는 전조등을 켜들고 길을 떠났다.
《구역에 눈을 치는 차가 한대라고 했던가?》
《예.》
《한대라? 한대면 너무 적어. 결정적으로 눈치는 차의 대수를 늘이고 수리기지를 튼튼히 꾸리여 가동률을 최대한 높여야 하오. 오늘 진행되는 협의회에서 이 문제를 제일먼저 토의 하도록 합시다. 여기에 경선동무도 참가하여 실태보고를 해야겠소.》
《알겠습니다.》
《눈치는 차. 경제일군협의회 토의.》
수첩장을 접으신
《경선동무, 생각나오? 룡남산교정의 은행나무아래서 인민에 대한 력사적분석을 진지하게 나누었던 때가… 그 시절을 추억할 때마다 난 스스로
《!》
일순 경선은 어깨를 짓누르는 무거운 책임감으로 하여 흠칠 떨려나기까지 했다. 그는 차체에 《인민을 위하여 복무함!》이라고 새긴 궤도전차가 새벽길을 달리는 정든 거리를 새삼스러운 눈길로 일별했다.
《경선이, 내 동무를 만나기전에 선희를 만났댔소. 도로관리원이 되였더구만. 네거리의 초병으로 인민의 생명을 지켜섰던 그애가 오늘은 인민들이 상할세라 이른새벽 공중건늠길의 눈을 치는것을 보고 정말 생각되는것이 많았소. 인민의 복무자로 한생을 살려는 선희의 정신세계가 얼마나 훌륭하오.》
《동무는 아버지로서 딸의 훌륭한 결심은 지지해주면서도 그애의 마음속에 간직된 소중한 마음은 보려고 하지 않은것같아.》
《
그러다나니 도로의 눈을 치는 문제를 기계수단이 없으면 인력으로라도 치면 된다는 극히 실무적인 문제로만 생각하였지 인민들에게 불편을 주는데 대해서는 미처…
모든 문제에서 인민의 리익과 편의를 첫자리에 놓아야 할 일군으로서 전 근본을 망각했습니다. 어찌보면 전 정말 딸애보다도 못한것 같습니다.》
경선은 뼈아픈 자책으로 고개를 떨구었다.
《허, 매가 너무 과한가. … 경선동무답지 않게 맥빠진 소리를 다하니 말이요. 참, 이렇게 만난김에 단단히 약속을 해둘게 있소. 내 전에도 말했지만 선희의 결혼식을 나 몰래 슬쩍 해치우면 안되겠소. 내가 선희한테 인사불성되지 않게 말이요. 하하.》
승용차는 옥류교를 지나 네거리에서 멈춰섰다. 빨간등… 노란등… 푸른등…
련이어 신호등들이 깜박이였다.
이 시각
보는 눈이 흐려지면 과녁에 편차가 생기는 법이다. 이미 력사의 기슭으로 밀려나 헛되이 《자본주의 영원성》을 부르짖는자들의 온갖 궤변은 얼마나 가소롭고 어리석은것인가.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하늘과 땅차이는 다른데 있지 않다. 그것은 바로 인민에 대한 관점의 차이인것이다.
력사는 반드시 증명할것이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오로지 인민밖에 모르고 인민을 위하는 우리 식 사회주의의 넓은 길에는 어제도 그랬듯이 오늘도 래일도 영원히 력사의 푸른 신호등이 켜있을것이다.
이것은 그 누구도 부정할수 없고 그 어떤 힘으로도 허물수 없는 진리이며 과학이다.
승용차는 푸른 신호등아래의 네거리를 통과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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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로부터 여러달후 《로동신문》에는 한편의 론문이 실리였다.
론문의 마지막구절은 다음과 같았다.
《사람위주의 사회주의, 인민대중중심의 사회주의는 가장 과학적이고 가장 우월하며 가장 위력한 사회주의이다. 사회주의는 그 과학성과 진리성으로 하여 반드시 승리한다.》
인류의 참되고 아름다운 리상인 인민대중중심의 사회주의로 향한 력사의 조타를 억세게 틀어잡으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