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111(2022)년 제5호에 실린 글
단편소설
소원
리명호
제 6 회
3
(1)
안성욱부부장이 돌아간지도 퍼그나 시간이 흘렀다. 그러나
몹시 기다리신것이였지만 정작 화면으로 재현하여 보자고 하니 왜서인지 저어되시였다.
저기에는 몇해전
그런데 그처럼 강의한 의지를 가진 그가 쓰러지다니?
뜻하지 않은 지진의 영향으로 약수의 용출구가 막혔을 때에도 끄떡없던 그가 아닌가. 왜서인지 이제 보셔야 할 공장의 개건현대화정형에 앞서 그때의 일이 영화화면마냥 연줄연줄 안광을 가득 채우는것을 어쩔수 없으시였다.
…용출구에서 솟구치는 약수량이 점점 줄어들기 시작한 소문은 삽시에 온 공장에 퍼졌다.
너도나도 하던 일을 내치고
엄청난 자연의 재앙을 직접 겪게 된 목격자들은 몸서리치며 경황중에도 구원자를 찾아 겁기어린 눈길을 한곳에 모았다.
수정은 생각끝에 용출구주위를 진흙으로 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그우에 진흙을 채워넣은 마대를 쌓았다. 그러나 확공된 용출구주위에 슴새이는 공기를 막아 땅속에서 솟구쳐나오는 약수의 압을 조성해보려던 그의 시도는 헛된것이였다. 용출되던 약수량이 점점 줄어들더니 아예 땅속으로 잦아버렸던것이다.
도대체 약수는 어디로 사라졌단 말인가?
이른봄의 찬날씨도 잊고 한식경이나 광천의 용출구를 지키고앉았던 수정은 분연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행여나 실오리같은 기대를 품었던
그날부터 그는 이전에 약수를 뿜어올리던 용출구들을 찾아헤매기 시작했다. 약수가 나오지 않아 이전에 메워버렸던 추공들에서 혹시나 다시 용출되지 않으랴싶어서였다. 돌과 흙으로 메워버린지 수십년이 지난 추공들을 다시 들춰내는 일이 벌어졌다. 한구멍 또 한구멍…
그러나 어디에서도 약수는 용출되지 않았다. 펑하니 뚫린 5호추공앞에 퍼더버리고앉았던 수정은 오연히 머리를 쳐들었다.
공장창고에서 곡괭이를 찾아든 그는
봉상강줄기를 따라 온 곳을 다 뚜져서라도 기어이 약수를 찾아야 했다.
그의 기상이 얼마나 험악했던지 사람들은 감히 만류할념도 못했다.
연약한 녀성의 애절한 마음에 꼬물만큼한 눈물조차 흘려주지 않는 하늘에 연방 삿대질을 해대던 곡괭이날이 갑자기 허공에서 굳어지는가싶더니 맥없이 땅우로 떨어졌다. 그리고는 다시 솟구칠념을 못했다.
기신잃은 몸이 자갈투성이의 땅에 끌리듯 서서히 아래로 기울어지더니 페장속 깊은 곳에서 토해내는듯한 처절한 웨침이 터졌다.
《약수야, 내가 너를 위해 바친 정이 모자랐더냐? 나타나주렴. 제발 내가 소원을 이룰수 있게 해주렴.》
녀인은 피배인 주먹으로 가슴치며 숯덩이가 되여버린 속을 쏟았다. 허나 땅은 아무런 대답도 없이 묵묵히 녀인의 눈물로 마른 가슴을 적실뿐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