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98(2009)년 제6호에 실린

   

    단 평

늘도 울리는 결전의 노래

 

                                             리 광 림

 

단편소설 《화선시인》(김철이 《청년문학》 주체97(2008)년 6호)은 강한 정서적호소성으로 하여 강선의 봉화따라 강성대국건설을 위한 총공격전에 힘차게 떨쳐나선 우리 청년독자들의 발걸음을 힘있게 떠밀어주고있다.

귀기울이면 불뿜는 적의 화구를 피끓는 가슴으로 막으며 병사들을 문둥고지탈환을 위한 총공격전에로 힘차게 부르던 박철민중대장의 피어린 웨침소리, 시인의 격동된 가슴에 부딪쳐 열화의 노래로 뜨겁게 증폭된 그 웨침소리가 지금도 쟁쟁한 메아리를 일으키고있다.

우리 시대의 힘찬 숨결이 강렬히 살아높뛰는 울림이 큰 생활소재를 예술적으로 재현해낸 이 소설에는 시대의 숨결에 관한 진폭있는 문제성도 있고 인상적인 생활세부도 있으며 혁명적랑만성이 짙게 비낀 감동적여운도 있다.

특히 소설에서 주목되는 점은 문학적인 이야기를 종군시인 석광희소좌와 박철민중대장과의 생활적인 교감속에서 시종일관 정서있게 이끌어나가고있는 형상적견인력이다.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지적하시였다.

《인물의 감정선은 밀접히 련쇄되여 서로 영향을 주고 영향을 받는다. 작가가 그 영향관계를 생활론리에 맞게 파고들 때에만 인물들사이의 감정조직을 잘할수 있다.》

소설에 필수적으로 존재해야 하는 문학적이야기는 빈틈없는 생활적감정선을 타고 전진되여야 한다. 이런 정서적흐름을 타지 않고 앙상한 사건론리에만 매달리거나 주관적인 감정선을 따라 이야기를 전개해나간다면 숨결이 없고 색갈이 없는 무미건조한 이야기로 떨어지게 되고만다.

단편소설 《화선시인》은 삶과 죽음, 사랑과 증오, 평화와 전쟁이 격렬하게 맞부딪치는 극적인 화광속에서 뚜렷이 부각된 우리 영웅전사들의 숭엄한 정신세계를 중대장과 시인과의 자연스러운 정서적호흡을 통하여 생활적으로 잘 열어보이고있다.

소설에서 인물들사이의 감정정서적흐름은 종군시인이 문둥고지탈환전투를 취재하기 위해 박철민중대장의 중대에 내려오는 장면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중대장에게 있어서 종군시인의 출현은 별로 반갑지 않은 못마땅한 일로 여겨진다. 그것은 문둥고지습격전투에서 희생된 대원들때문에 중대분위기가 가라앉아있는데다가 취재가 오히려 중대를 망신시킬 역효과를 가져올수 있다고 생각한 때문이였다. 이렇게 초기 두 인물사이의 감정선은 어성버성한 관계로 그 전제를 이루고있다.

종군소좌와 중대장과의 관계가 서로 리해하고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로 승화되기 시작한 계기는 격전이 있은 날 밤 정적이 깃든 가설엄페부안에서 중대장과 조용히 이야기를 나눌수 있게 된 기회였다.

《소좌동진 왜 쉬지 않습니까.》

중대장이 먼저 말을 건넸다. 이때까지 보아온 인상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정겨운 표정에 시인의 마음은 평온해졌다.

무엇인가 쓰다가 보여준 흰 종이장우엔 전사한 대원들의 집주소가 적혀져있었다. 전쟁에서 승리한 다음 그들의 고향에 찾아가 위훈을 전해주려 한다는것이다. 여기서 시인은 전쟁승리에 대한 확신과 전우들을 못 잊어하는 중대장의 마음이 더없이 귀중하게 여겨져 뜨거운 감동에 휩싸이게 된다.

소설에서 두 인물사이의 감정선은 이렇게 이어지기 시작하며 점차 뜨겁게 교차되면서 축적되여간다. 결국 이들의 관계는 서로의 마음을 깡그리 주고받는 허물없는 관계, 뜨거운 동지적관계로 높이 승화되게 된다.

이는 다음과 같은 심리적계기점들을 계단으로 하여 착실히 이루어지고있다.

  • 중대장이 19살에 장가들게 된 사실을 비밀로 묻어온 사연을 시인이 알게 되는 계기.

  • 중대장이 해방전 피눈물나는 자기의 과거사를 시인에게 숨김없이 터놓고 이야기하는 장면.

  • 이제 날이 밝으면 격렬하게 시작되게 될 싸움을 생각하며 전장에서 돌아갈것을 권고하는 중대장의 마음과 종군의 사명감을 열정적으로 토로하는 시인의 의지와의 뜨거운 싱갱이.

  • 희생된 전우들이 남기고 간 자그마한 사품배낭을 중대장과 함께 헤쳐보면서 그속에서 전사들의 값높은 넋을 읽으며 조국이라는 크나큰 품과 잇닿아있는 이 깨끗한 량심의 배낭―《귀중한 보물》에서 병사들의 숨결을 찾아보는 화선시인.

이렇게 단단하게 빚어진 형상덩이는 그대로 불끈거리는 정서적추동력이 되여 시인의 심장을 세차게 높뛰게 한다. 전사들의 뜨거운 박동을 자기의 심장에 그대로 옮겨실은 시인의 열정은 이어 벌어지는 가렬한 전투장에서의 충격을 통해 열렬한 결전의 노래로 힘차게 내뿜어진다.

첫 충격은 습격전을 앞두고 진행된 공개당총회에서 이루어진다. 여기서 토로된 중대장의 결사의 호소는 그대로 세찬 충격이였으며 바로 그것은 고도로 함축되고 정제된 시상 그대로였다.

《전투원동무들! 가렬한 전투의 저기 저 고지에 피흘려 쓰러진 전우들이 있습니다.

최고사령관 김일성장군님을 위하여, 조국과 인민을 위하여 결사전으로 나갑시다.…》

공개당총회에서 합쳐진 전사들의 고조된 숨결을 타고 떠오른 번개치는 시상을 받아안은 시인은 바로 《이것이다!》라고 웨치며 가사의 1절을 단숨에 원고지우에 옮긴다.

 

쓰러진 전우의 원한 씻으러

나가자 동무여 섬멸의 길로

 

이렇듯 시인과 중대장사이에 감정정서적으로 뜨겁게 얽혀진 인연관계는 작품에서 감정축적과정으로 덧쌓여지면서 사건선과의 일치를 보장하게 되며 마침내 폭발에로 치달아오른다.

소설에서 감정조직이 폭발에로 내닫는 계기는 치명상을 입은 중대장이 최후의 순간을 앞두고 시인의 손을 꼭 잡은채 한가지 부탁을 들어달라고 호소하는 장면이다.

여기서 두 인물사이의 교감은 절정에 이르게 되며 작품에서 창작가가 의도하고 말하려고 한 문제가 해명된다.

《소좌동지, 용서하십시오. …제가 바로 돌격가를 지어달라고 부탁한 그때 부소대장입니다. …우리 전사들을 위훈에로 부르는 훌륭한 노래를 부탁합니다.》

이 마지막말을 남긴채 중대장은 불뿜는 적화점을 향해 불사신처럼 달려나간다.

김일성장군 만세! …중대 돌격 앞으로!…》

중대장의 이 마지막웨침소리와 함께 요란한 흙기둥이 밤하늘을 들었다놓는다.

쓰러진 전우를 피타게 부르며 미제놈들에게 멸적의 탄환을 안기며 땅을 차며 돌진해나간 시인은 그 순간 심장의 뜨거운 피를 찍어 2절 가사를 가슴에 새겼다.

 

원쑤의 불구멍 몸으로 막은

전우의 죽음을 헛되게 말라

 

전우들이 넘겨준 사랑과 자각으로 굳게 다져진 화약같은 가슴을 안은 시인 석광희는 돌격의 앞장에서 기수가 되여 내달리면서 병사들의 영웅적위훈과 그들의 뜨거운 숨결을 더욱 가슴깊이 느끼게 된다. 그 숨결은 드디여 그의 가슴에 세찬 불길을 지펴올린다.

드디여 가사의 3절이 그의 심장에 새겨졌던것이다.

 

피로써 승리해가는 이 길이

그리운 고향에 뻗치고있다

수령께 맹세한 붉은 맘으로

나가자 동무여 섬멸의 길로

 

호흡이 빈약했던 《돌격가》가 드디여 《결전의 길로》로 완성되게 된 이 극적인 체험과정은 우리에게 귀중한 교훈을 안겨주고있다.

작품은 불타는 전호가에서 그리고 가렬처절한 습격전에서 병사들과 함께 숨쉬며 싸우는 산 체험속에서만 병사들을 위훈에로 부르는 멸적의 노래가 나올수 있다는 생활의 진리를 실감있게 보여주고있다.

시대와 함께 심장으로 호흡하는 시인만이 진군의 나팔소리를 기세차게 울리는 진격의 1선에 선 《화선시인》이 될수 있다. 그러한 호흡은 시대의 선구자들과 숨결을 같이 하며 어깨겯고 내달릴 때 생겨날수 있는것이다.

바로 여기에 소설이 제기한 무게있는 문제점이 있으며 창작가가 노린 의도가 있다.

보는바와 같이 소설은 화선시인 석광희소좌와 박철민중대장사이에 맺아진 인연관계를 인정심리적으로 깊이 파고들어가 생활의 론리, 형상의 론리에 맞게 진실하게 그려냄으로써 감동깊은 화폭을 창조해낼수 있었다.

이와 함께 소설은 고향과 조국에 대한 사랑이 담긴 흙주머니와 곤충표본, 잊을수 없는 피눈물의 세월이 찍힌 인즙편지와 같은 인상깊고 특징적인 생활세부들을 적절하게 안받침함으로써 불타는 애국심과 결사관철의 드팀없는 의지를 체현한 전화의 용사들의 심장의 웨침을 여운깊게 담아낼수 있었다.

단편소설 《화선시인》의 창작경험은 인물들이 사상의지적으로, 인정심리적으로 뜨겁게 교감할수 있도록 감정선을 진실하게 살려나갈 때 작품의 형상성을 원만히 보장할수 있다는것을 잘 보여주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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