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100(2011)년 제10호에 실린 글

 

   벽 소 설

마지막 손님

                                       리 왕 범

《빵빵ㅡ》

산굽이를 돌아 뻐스가 나타났을 때 사람들은 환성을 올렸다.

폭우가 지나간 뒤여서 뻐스가 꽤 올수 있을가 걱정하던 사람들이였으니 왜 그렇지 않겠는가.

오후에 한번 마지막으로 뛰는 이 차를 타지 못하면 먼길을 걸어가야 되였는데 제시간에 뻐스가 정류소에 도착했던것이다.

반가움에 젖은 사람들의 발걸음은 뻐스에 오르는지 비행기에 오르는지 모를 지경으로 가벼웠다.

《차장동무, 정말 수고했소.》

여느때보다 각별한 인사를 받는 차장의 마음도 흥떠있었다.

《다 탔습니다. 운전사동지, 떠납시다.》

어서빨리 목적지에 도착하고싶은 손님들의 심리를 헤아려 차장이 독촉하는 목소리였다.

《부르릉ㅡ》

차장의 마음도, 손님들의 생각도 긍정하듯 발동을 건 뻐스가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이때였다. 《같이 갑시다.》

다급한 목소리가 발동소리사이로 간간이 들려왔다.

손님들이 뒤돌아보니 까마득히 먼곳에서 한 청년이 헐떡거리며 달려오는듯싶었다.

그가 뻐스에 도착하자면 한참이나 걸려야 하였다.

《됐어요. 운전사동지, 떠납시다.》

기분이 좋아 웃음이 남실거리던 차장의 얼굴빛이 금시 새파래지였다.

《저 동문 항상 저렇게 늦는다니까. 저런 사람은 태우지 않아도 됩니다. 바쁜 사람들을 지체시키면서…》

어떻게 된 영문인지 몰라 어리둥절해있는 손님들속에 한 아바이가 차장의 마음을 눙그려주었다.

《차장동무, 같이 갑시다. 우리가 좀 기다리면 되겠는데.》

아마 그는 이 차를 놓치면 먼길을 걸어올 청년의 수고가 마음에 걸렸던 모양이다.

《아버님, 저 사람은 여기 앉은 손님들과 딴 길을 가는 사람입니다.

이제 보십시오, 저 동무 잔등에 어떤 욕심쟁이자루가 붙어다니는지.

한두번이면 말도 안합니다.

지금이 어느때인데 젊은 사람이 제 욕심만 채우니 괘씸해서 그러는겁니다.》

아마도 차장은 그를 한두번만 기다린것 같지 않았다.

사회주의강성국가건설장으로 드바삐 달리는 사람들의 편의를 도와주고싶은 차장이였으니 자기밖에 모르는 짐보따리를 달고다니는 청년을 곱게 볼수가 없었다.

이러나저러나 사연을 모르는 차안의 손님들의 아량에 의해 뻐스는 기다렸고 청년도 도착하였다.

정말 등에는 제 등보다 더 큰 배낭이 지워져있었는데 어지간히 무거운 짐에 눌려 청년의 얼굴에는 땀이 비오듯 흐르고있었다.

헌데 우스운것은 짐이 얼마나 큰지 문을 넘지 못해서 청년은 안깐힘을 쓰고있었다.

뻐스안에 가벼운 웃음이 흐르는데 문곁에 앉은 아바이가 청년의 어깨에서 배낭부터 벗겨주었다.

《이 사람, 배낭을 벗어놓구부터 봐야지. 그렇게 무작정 들어오면 어찌나.》

《미안합니다. 손님들이 저때문에 지체되는것 같아 조급한 마음에…》

배낭을 벗어 좁은쪽으로 당기니 짐은 어렵지 않게 뻐스안에 들어왔다.

《고맙습니다.》

그제야 허리를 펴는 청년의 얼굴을 보던 아바이가 깜짝 놀랐다.

《아니, 이게 누군가? 신발공장 연구사동무가 아닌가?》

어깨를 치며 반가와하는 아바이를 바라보던 청년의 얼굴에도 웃음이 비꼈다.

《아니? 반장아바이가 어떻게?》

《응, 농사에 필요한 자재를 구하려 군에 가는 길이네.》

결국 청년을 아는 사람이 하나 더 늘어난셈이였다.

자루에 가까운 배낭을 가운데 놓고 한쪽은 마뜩지 않은 눈길로 또 한쪽은 반가움에 젖은 눈길로 청년을 바라보고있었다.

배불뚝이 저 배낭에 과연 무엇이 들어있겠는가.

사람들의 호기심이 커가는 속에 뻐스는 달리기 시작하였다.

《자네 우리 농장에 또 왔던 모양이구만. 이게 그 신발인가?》

《예.》

그제야 땀을 씻는 청년에게 한 녀인이 참지 못하고 물었다.

《아바이, 그 배낭에 도대체 무엇이 있습니까?》

말은 안해도 사람들의 한결같은 심정은 누구나 배낭을 바라보았다.

《응, 이 배낭엔 자네들이 신는 신발이 들어있네.》

아바이의 이야기는 계속되였다.

이 청년은 신발공장 연구사라는것, 자기가 연구한 신발의 질을 알아보고싶어 자기 농장에도 왔댔다는것, 지금 연구사는 나이와 직업, 지역적특성을 고려하여 신발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이라는것…

그제야 사람들은 머리를 끄덕이며 찬사를 하였다.

《연구사동무, 그 신발을 좀 볼수 없을가요?》

푸접좋은 그 녀인이 자기의 호기심을 말짱 드러내놓고야말았다.

《아직 보여줄게 못되는데…》

주밋거리는 청년을 대신해 아바이가 배낭의 주인이 되였다.

배낭아구리를 여니 갖가지 신발들이 쏟아져나왔다.

빨간 구두, 파란 장화, 까만 편리화… 없는것이 없었다.

《아유, 곱기두 해라. 이게 다 우리 군에서 나온단 말이예요?》

이구동성으로 칭찬은 그칠새 없었다.

《예, 아직은 연구중입니다.

문제는 신발의 질이 높아야겠는데 그 요구를 충족시키자면 멀었습니다.》

《아유, 이만하면 되겠어요. 보기만 해도 흐뭇한게 빨리 신어보면 좋겠어요.》

푸접좋은 녀인이 자기 발에 신발을 꿰여보며 말하자 차안의 손님들도 따라웃었다.

《아닙니다.

공동사설에도 나오지 않았습니까.

소비품의 질을 결정적으로 높이는데 인민에 대한 존중이 있고 애국심이 있다고말입니다.

위대한 장군님께서는 올해에만도 수많은 경공업공장들을 현지지도하시였고 생산된 제품들을 보실 때마다 인민들이 좋아하는가부터 물어보십니다.

장군님께서 바라시는 문제를 해결하기 전까지 만족할수 없습니다.

오늘도 여기 농장원을 만나 그가 신은 신발을 보고오다나니 이렇게 늦었습니다.》

사람들은 감탄에 젖은 목소리로 저저마다 말하였다.

《아니, 이런 사람을 태우지 않고 그냥 갔더라면 우리가 죄를 질번 했구만.》

《아니예요. 잘못은 저한테 있습니다. 손님, 전 그런것도 모르고, 절 용서하세요.》

차장이 고개를 숙이며 사죄하였다.

《아, 이러지 마십시오. 전 오히려 차장동무에게 고맙다고 인사하려고 했습니다. 매번 뻐스를 지체시킨 이 마지막손님을 욕 많이 하십시오.》

문곁에 앉아있는 아바이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였다.

《아닐세. 위대한 장군님의 강성국가건설구상을 높이 받들고 인민생활향상을 위해 아글타글 애쓰는 동무야말로 우리 시대의 맨 앞장에 선 사람이지. 암, 그렇구말구.

자, 우리 이 동무를 제일 좋은 자리에 앉히는게 어떻소?》

《예, 좋습니다.》

여기저기서 자기 자리를 양보하는 사람들의 존경속에 청년을 떠받들고 뻐스는 달려가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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