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110(2021)년 제5호에 실린 글

 

우화

허리부러진 담쟁이

안순영

 

따스한 봄날

어느 농가집 울담아래

담쟁이 하나 싹터올랐네

 

주인은 집담장을 푸르게

단장해주길 바랐건만

허영에 뜬 담쟁이 생각은

하늘끝에 있었네

남들이 부러워 자기만을 바라보는…

 

《이런 담장이나 타고오를게 아니라

더 높이 올라야지

온 세상이 희한해서 바라보게…》

 

주변에 강냉이 한그루

푸른 잎 한들걸리며 자라고있었네

《그렇지, 저 강냉이를 타고올라야지》

 

담쟁이 허공으로

가느다란 손 내밀어

강냉이대 칭칭 감기 시작했네

 

강냉이 한뽐 자랄 때 저도 한뽐

강냉이 두뽐 자랄 때 저도 두뽐

담쟁이 고개를 솟구며 감아올랐네

 

강냉이초리끝에 어느새 개꼬리

담쟁이 거기까지 감겨올랐네

마침내 강냉이 큼직한 아기 업더니

하루가 다르게 여물어갔네

 

어느덧 강냉이수확하는 날

낫을 든 주인 나타나

썩둑 베여넘겼네

 

그만에야 담쟁이

넘어지는 강냉이대 붙잡고

아부재기쳤네

 

《강냉이 베면 난 어찌하라오》

했어도 담쟁이 저도

허리가 뚝 부러지고말았네

 

《아이쿠, 남한테 의지하여

높이 오르려다가

허리부러진 신세가 되고말았군!》

 

허리부러진 담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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