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110(2021)년 제6호에 실린 글

 

우화

꽃과 잎

윤광혁

 

공원에 심은 다리아가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더니 푸르싱싱 무성한 줄기마다 고운 꽃이 탐스럽게 활짝 피여났다.

《야, 곱기도 해라.》

《꽃색갈을 보세요. 얼마나 멋있어요.》

오가는 길손들이 저마다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꽃이 날마다 칭찬을 받으니 잎은 은근히 시샘이 났다.

《흥, 해빛을 받아 많은 영양물질을 만들어 보내주고 숨쉬기를 해준건 누군데 꽃이 혼자서 칭찬을 받는담. 내가 없다면 꽃이 피기나 할줄 알구?》

심술이 난 잎은 그날부터 꽃에 영양물질을 보내주는 일을 하지 않고 건달을 부렸다. 그러자 그렇게 탐스럽던 꽃송이는 하루도 못 가서 볼품없이 시들어버렸다.

《그러면 그렇겠지, 저만 잘난체 생글거리더니 내 잎보다도 더 볼품없구나. 이제야 꽃이 시들었으니 사람들이 나를 칭찬하겠지.》

잎은 날마다 치장을 하며 사람들의 눈길을 끌려고 애썼다.

그런데 웬일인지 꽃밭을 둘러보던 사람들은 저마다 혀를 차며 돌아섰다.

이때 원예사가 시든 다리아앞에 이르렀다.

《꽃도 다 시든게 꽃밭에 자리만 차지했군.》

원예사는 큰 가위를 가져다가 잎만 무성한 다리아를 뎅겅 잘라버렸다.

영양물질을 만들어 꽃을 피워주는 잎의 수고는 큰것이지만 고운 꽃이 있어야 잎도 사랑을 받는다는걸 일찌기 알았더라면 이런 봉변을 당하지 않았을것이다.

 

꽃과 잎
되돌이
감 상 글 쓰 기

홈페지봉사에 관한 문의를 하려면 여기를 눌러주십시오
Copyright © 2003 - 2022 《조선륙일오편집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