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110(2021)년 제4호에 실린 글
수필
조선의 밤
김일심
밤, 하나둘 하늘의 별들도 끄떡끄떡 조을고 달빛도 자기 빛을 다 발산한듯 희뿌연 빛마저 서서히 걷어들이는 깊은 밤이다.
그러나 우리 집의 불빛은 밤새 꺼질줄 몰랐다.
해마다 4월이 오면 인민군군인들에게 안겨줄 원호물자를 준비하는것을 어길수 없는 우리 집 가풍으로 여긴 온 집안이 떨쳐나섰던것이다.
밝은 불빛아래서 기뻐 웃으며 원군의 한마음을 바쳐가는 우리 집 사람들을 정겹게 바라보느라니 뿌듯한 긍지와 함께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할머니가 걷던 이 길을 십여년전부터는 어머니가 걸었고 또 래일은 내가 걸어야 할 길이였다.
세대와 세대를 이어 의무로, 사명으로 가는 이 길의 시원을 더듬노라니 나의 눈앞에는 저 멀리 이국의 광야 소사하의 작은 집에서 비쳐나오던 한줄기 빛이 안겨들었다.
우리의 첫 혁명적무장력의 탄생을 알릴 새날을 그처럼 고대하시던
바느질을 한뜸 여미시여도 이 세상 모든 어머니들의 사랑과 지성을 다 합쳐 바람 한점 들세라 마음쓰시였고 다림발을 세우시여도 아들들을
보란듯이 내세우고싶은 그 욕망과 모대김으로 하여 구김살 하나 갈세라 쓸고쓰셨을 우리
등잔불심지는 계속 타들어가도 꺼질줄 몰랐던 그밤과 더불어 조선인민혁명군의 탄생을 알리는 4월 25일의 아침은 밝아왔고 조선의 장한 아들들을
축복하시는
바로 등잔불이 어둠을 밝히던 소사하의 밤과 더불어 이 나라의 밤은 짙어가는 어둠을 억척스럽게 물리치며 백두산이 바라보이는 창문을 활짝 열었고 항일의 아들딸들에게 조국해방의 총성을 높이 울릴 무한한 힘과 고무를 주며 장백의 물방아소리가 박력있게 울려퍼지였다.
정녕 그밤은
소사하의 밤과 해방산의 밤은 조선의 밤들이 싸우는 또 하나의 전선이 되여 제국주의를 물리치게 했고 전대미문의 제재와 압박을 물리치며 무궁무진한 국력을 키워내게 했다.
그밤들이 모이고모여서 그 누구도 넘볼수 없는 최강의 국가방위력을 시위하며 당창건 75돐과
그날에 자랑스럽게 안아보았던 밤을 그리며 창문을 연 나의 눈앞에 크나큰 기쁨이 파도쳐왔다.
저 멀리에 있다고만 생각되던 소사하의 불빛이 자꾸만 가깝게, 가깝게 나의 눈앞에 다가들고있었다.
그 불빛은 압제의 시기 이국의 광야를 비친 한줄기 빛이 아니였다.
언제나 뜨거움을 생명력으로 하여 우리들의 마음속에서 타는 애국의 불이였다.
행복한 우리 집의 불빛을 지켜보시는것만 같은
밤은 깊었으나 밤을 모르는 이 나라의 모든 가정들의 꺼질줄 모르는 불빛은 승리로 빛발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