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110(2021)년 제12호에 실린 글
수필
잴수 없는 무게
엄일교
어떤 물체든 무게를 잴수 있으며 그 무게를 수량으로 표시한다.
그러나 무게를 잴수 없으며 수량으로도 표시할수 없는것이 있음을 나는 어느 발전소건설장에서 알게 되였다.
그날 내가 도에서 건설되는 발전소건설장을 찾았을 때였다.
하루해도 저물어 사위는 어둠에 잠겼는데 건설장주변에서 전지를 켜들고 왔다갔다하며 무엇인가를 찾는 한 청년의 모습이 보이였다.
찬 날씨에도 아랑곳없이 어둠속에서 헤매는것으로 보아 무슨 귀중한것을 잃었는가싶어 다가가보니 작업과정에 생긴 여러가지 자재자투리들을 주어모으고있었다.
그의 마음을 알게 된 나는 한동안 그와 같이 자재자투리를 찾아 모아담으니 얼마 되나마나하였다.
《참 좋은 일을 합니다.》하고 내가 말하자 그는 의아한 표정으로 나를 보더니 대수롭지 않은 평범한 어조로 대답했다.
《뭐 누구나 다 하는 일입니다.》하며 그는 자재자투리를 담은 마대를 들었다.
내가 청년에게 같이 들자고 하니 그는 웃으며 사양했다.
《얼마 되지 않으니 무겁지 않습니다.》
그리고는 유휴자재를 모아놓는 곳으로 걸음을 옮기는것이였다.
나는 멀어져가는 그의 모습을 이윽토록 바라보았다.
사실 이런 큰 건설장에서 작업과정에 나오는 여러가지 자재자투리들의 량은 사실 보잘것없는것이다. 그러나 저 청년을 비롯한 건설자들은 하루작업을 마친 다음 자각적으로 저렇게 자투리들을 모아들인다니 얼마나 훌륭한 청년들인가.
청년이 등에 가볍게 메고가는 그 마대가 나에게는 크게 그리고 무겁게 안겨왔다.
어찌 그렇지 않으랴.
작업과정에 어쩔수없이 나오는 자투리들도 귀중히 여기며 나라살림살이에 보탬을 주기 위해 마음쓰는 우리 청년들이다.
다른 나라 청년들같으면 오직 자기만을 생각하며 향락과 치부를 위해 여기저기 뛰여다닐 때 우리의 청년들은 무심히 보며 지날 자투리 하나도 나라의 재부로 여기고있는것이다.
바로 저 청년이 가볍게 메고가는 마대속에는 철근 한토막도 나라의 귀중한 재산으로 여기며 아끼고 절약하기 위해 아글타글하는 애국의 마음이 천근만근의 무게로 무겁게 실려있는것이 아닌가.
그렇다. 정녕 누가 보건말건, 알아주건말건 조국을 위한 일에 진심을 바쳐가는 우리 시대 청년들, 그들의 애국의 마음을 어찌 수량적으로 계산할수 있으랴. 그 마음의 무게를 나는 애국의 무게라고 말하고싶다.
잴수 없는 애국의 무게!
한없는 애국의 무게가 실려있는 청년들의 그 마음에 떠받들려 아름답고 행복한 내 조국땅에는 고귀한 창조물들이 앞을 다투어 우후죽순처럼 일떠서고있는것이다.
영원한 애국의 무게를 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