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110(2021)년 제12호에 실린 글

 

수필

흰눈의 무게

전미경

 

그때 내 나이 겨우 9살이였다.

함박눈이 펑펑 내려쌓이던 그날…

발목이 푹푹 빠지게 눈이 덮인 운동장에 자그마한 발자욱들이 무수히 새겨지기 시작했다.

《야, 이겨라, 이겨라!》

《령성동무, 빨리빨리!》

우리는 소학교의 작은 운동장에서 달리기경기를 하고있었다.

《잘해요, 힘껏 달려요!》

선생님의 목소리가 등뒤에서 울렸다.

나는 결승선에 맨 선참으로 들어섰다. 동무들이 나를 둘러싸고 깡충깡충 뜀박질을 하는데 선생님의 곁에 누군가 다가와 귀속말로 소곤거렸다.

선생님은 황급히 수업을 끝내더니 학교현관안으로 뛰여들어갔다.

우리는 와- 환성을 지르며 교실로 향했다. 따끈한 콩우유가 우리를 기다리고있었던것이다. 김이 문문 오르는 콩우유는 얼었던 몸을 순간에 녹여주었다.

얼마후 선생님이 교실에 들어섰다. 그쪽으로 일시에 눈길을 돌리던 우리는 그만 깜짝 놀랐다. 백지장처럼 하얗게 질린 선생님의 얼굴로 눈물이 비오듯 흘러내리고있었던것이다.

《동무들, 아버지장군님께서, 장군님께서…

순간 교실은 울음바다가 되였다.

온 학교 아니, 온 나라가 도저히 믿을수 없는 뜻밖의 비보에 접하여 흰눈덮인 언땅을 치며 통곡하였다.

하늘도 너무 통분하여 희고 찬 눈송이들을 펑펑 퍼부었다. 내가 그처럼 사랑하여마지않던 흰눈이 야속스럽기만 했다.

뼈를 에이는 혹한도, 휘몰아치는 바람도 그리움으로 불타는 우리 인민의 심장을 얼굴수는 없었다.

저마다 솜옷을 장군님의 령구차가 지나가는 눈길우에 깔고 또 깔았다.

자애로운 어버이의 따뜻한 손길에 운명을 맡기고 살아온 수천만아들딸들이 령구차를 막아서며 《장군님, 가시면 안됩니다. 안됩니다!》하고 목놓아 울고 또 울었다.

나는 그때까지만해도 야속하기 그지없는 12월의 흰눈에 대하여, 그 눈송이들의 무게를 다는 알수 없었다.

그것을 알기에는 너무나 어린 철부지소녀였다. …

꼭 10년이 흘렀다.

조국의 모습은 몰라보게 전변되였다.

아침과 저녁, 어제와 오늘이 다르게 눈부신 속도로 비약하고있다. 전진하는 조국과 함께 나도 19살청춘으로 성장하였다.

12월의 흰눈은 십년전 그날처럼 오늘도 하염없이 내리고있다.

나는 지금 그 흰눈의 무게를 심장으로 안아보며 만수대언덕으로 오르고있다.

어릴적엔 그리도 야속하게 느껴지던 흰눈이 오늘은 나의 마음속에 더없이 소중한 생각을 불러일으키며 쌓이고 또 쌓인다.

아! 이 땅이 생겨나 수수만년 내린 흰눈이 이토록 내 마음속에 소중히 내린적이 있었던가.

그때부터였으리라! 아버지장군님께서 우리 곁을 떠나신 잊을수 없는 그날!

12월의 흰눈은 그날부터 우리 인민의 마음속에 소중히 간직되였다.

위대한 장군님께서 인민위해 걷고걸으신 숫눈길과 넘고넘으신 수많은 령길, 장군님의 야전승용차에 맺혔던 고드름은 인민의 가슴속에 아물지 않는 상처로 남았다.

위대한 수령님과 위대한 장군님께서 해빛같은 미소속에 함께 계시는 만수대!

나는 삼가 한걸음한걸음을 내짚으며 흰눈의 무게에 대하여 생각해본다.

우리 장군님 맞고맞으신 흰눈이 그대로 하얀 비날론이 되여 우리들의 몸을 따뜻이 덥혀주고있는것이 아닐가, 그날의 흰눈이 맛좋은 우유가 되여 온 나라 어린이들의 마음속에 흘러들고있는것이 아닐가.

우리 장군님 걷고걸으신 인민사랑의 그 숫눈길을 오늘은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 변함없이 이어가신다.

우리들의 행복한 생활은 자애로운 어버이께서 헤쳐가시는 험난한 눈보라길에 의하여 굳건히 지켜지고있다.

그렇다, 12월의 흰눈은 결코 자연의 눈송이가 아니다. 우리들의 심장을 펄펄 끓게 하는 뜨거움의 결정체, 맹세의 분출이다.

나는 그 흰눈의 뜨거움에 마음을 한껏 적시고싶다. 우리 장군님께서 맞고맞으신 흰눈의 무게만큼, 우리의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 헤쳐가시는 숫눈길의 무게만큼 보답의 마음을 층층이 쌓고싶다.

위대한 수령님들의 동상에 꽃다발을 정히 드리는 나의 어깨우에 따뜻한 흰눈송이가 소리없이 내리고 또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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