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97(2008)년 제10호 잡지 《청년문학》에 실린 글  

수  필

 

총대에 대한 생각

 

                                                        최 정 남

 

얼마전 한부대에서 복무하던 경철동무가 뜻밖에도 우리 집에 들렸다. 군관학교로 가는 길에 옛 부소대장인 나를 만나려고 들렸다는것이다.

그를 보는 순간 나의 마음은 뜨거운 감회에 젖어들었다.

경애하는 장군님께서 찾아주신 나의 부대, 그리운 전우들, 아담한 중대병실, 나의 땀도 배여있는 훈련장, 그를 둘러싼 나무들도 이제는 숲을 이루었을것이다.

추억해볼수록 잊지 못할 그 모든것들이 나를 흥분시켰다.

《그런데 어떻게 군관학교로 가나? 박식가인 자네야 력사학자가 되는것이 희망이 아니였나?》

《그렇게 되였습니다.》

《그러니 희망이 달라졌다는건데…》

내가 호기심에 가득찬 눈길로 그를 바라보자 그는 웃음을 지으며 이런 말을 하는것이였다.

《지난 5월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께서 우리 부대를 찾아주시였습니다.

참, 부소대장동지도 알고있지요?》

경애하는 장군님께서 지난 5월에 내가 복무하던 부대를 찾아주셨다는것을 나는 알고있었다. 그 소식에 접했을 때 나는 부대전우들에게 고무와 격려가 담겨진 축하의 편지를 보냈었다. 그런데…

《경애하는 장군님께서는 우리 부대에 오시기 전에 김책시 림명리에 세워진 력사유적 북관대첩비를 보아주셨습니다. 후에 안 일이지만 경애하는 장군님께서는 북관대첩비를 보아주신 후 련이어 인민군부대들을 찾으셨다고 합니다.》

경애하는 장군님께서 북관대첩비를 찾으신 내용은 내가 더잘 알고있었다. 그곳에 취재를 갔던 나였다.

북관대첩비, 그것은 임진조국전쟁시기 함경도지방의 의병대가 왜적들을 격멸소탕하고 이룩한 큰 승리를 기념하여 세운 승전비였다.

우리 나라를 비법적으로 강점한 일제는 우리 선조들의 반침략애국정신이 깃들어있는 북관대첩비를 제놈들의 《감정》을 상하게 한다고 뇌까리면서 암암리에 비돌을 도적질해갔던것이다. 그때가 1906년도였다.

아직도 취재길에서 들은 강사의 이야기가 귀가에 쟁쟁하다.

그때 경애하는 장군님께서는 북관대첩비앞에 오래도록 서계시였다고 한다.

100년만에 다시 찾아 세워진 북관대첩비를 보시며 그앞에 서계시던 경애하는 장군님의 심중을 나는 생각해보았다.

총대가 약해 나라를 빼앗기고 자그마한 력사유적마저 지켜내지 못한 피눈물나는 과거를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기 위하여, 그 어떤 원쑤도 감히 우리 인민을 숙보지 못하도록 하기 위하여 선군의 총대를 더욱 튼튼히 다지시려는 철의 의지가 경애하는 장군님의 가슴속에 그대로 비껴있었으리라.

이러한 북관대첩비가 자기의 희망과 어떤 련관이라도 있단 말인가?

나의 의혹은 짙어졌다.

경철은 깊은 상념에 잠겨 저 멀리 푸른 하늘을 점도록 지켜보고있었다. 이윽하여 그의 목소리가 울렸다.

《저는 경애하는 장군님께서 찾아주셨던 북관대첩비앞에 제 마음을 세워보았습니다.

그때에야 전 더잘 알게 되였습니다. 어째서 우리 장군님께서 멀고 험한 전선길을 끊임없이 걷고 걸으시는지, 왜서 그토록 어려운 때에도 선군의 총대를 더욱 튼튼히 다져가시는지…》

격정을 터놓는 그의 모습을 바라보는 나의 마음도 달아올랐다.

나는 그의 손을 꼭 부여잡았다. 순간 눈물이 쿡 솟아올랐다.

그래서였구나. 그래서 력사학자가 되려던 희망을 스스로 바꾸었구나.

《경철동무…》

《부소대장동지, 새삼스럽지만 저는 이렇게 제가 가야 할 길을 새롭게 선택하였습니다.》

그가 돋보였다.

군사복무의 나날 모든 전우들은 그가 력사학자가 될것이라는것을 믿어의심치 않았다. 그러한 그가 한생 군복을 입고 살겠다니 그의 결심이 장해보였다.

나는 그가 입은 군복, 땀에 절고 눈비에 젖었던 그 군복자락을 눈뿌리 뜨겁게 바라보았다. 그러느라니 생각은 더욱더 깊어졌다.

오늘의 조국뿐아니라 먼먼 래일도 그리고 지나온 과거까지도 지켜내는것이 총대이다.

총대가 없으면 오늘과 래일뿐아니라 과거도 빼앗기는것이 력사가 보여준 진리였다.

그렇다, 주먹이 약하면 그 주먹으로 눈물을 씻어야 한다. 피눈물나는 그 이야기를 오늘의 북관대첩비가 말해주고있다.

력사유적들이 아무리 귀중하고 빛을 뿌리는것이라도 총대에 녹이 쓸면 순간에 그 귀중함과 빛을 잃는다고, 총대가 강해야 나라가 흥하고 민족이 영원한 번영을 누린다고.

《부소대장동지, 다시는 망국노의 설음을 당하지 않기 위하여, 북관대첩비와 같은 귀중한 력사유물들을 빼앗기지 않기 위하여 전 한생 총대를 쥐고 내 나라, 내 조국을 지켜가겠습니다.》

《경철동무!》

나는 불타는 맹세가 비낀 그의 눈빛을 보며 경애하는 장군님의 선군혁명령도를 더욱 높이 받들어나갈 새로운 결심을 가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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