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98(2009)년 제1호 잡지 《청년문학》에 실린 글  

 

  수   필

귀중한 가보   

 

                                                      김  혜  경

 

어느 휴식일이였다.

밤새 깊은 잠에 곯아떨어진 대지를 깨우며 아침해가 솟아올랐다.

나는 일요일의 기쁨을 친한 동무 은경이와 함께 즐기려고 그의 집에 갔다.

같은 공장에 다녀도 교대가 달라 만나본지 오래되였던 우리는 즐겁게 인사를 나누었다.

앓지나 않았는가, 일이 재미나는가, 이달계획은 다 수행했는가 묻고 대답하며 한참 수선을 피우던 은경이는 귀한 손님을 대접한다면서 부엌으로 나갔다.

나는 중학교시절에 시작된 우리의 우정이 흐르는 세월속에 더욱 두터워지는것을 즐겁게 느끼며 흐뭇한 마음으로 앉아있었다.

그러느라니 경대앞에 놓여있는 자그마한 함이 눈에 띄웠다.

은경이네 집에 올 때마다 언제나 한눈에 안겨오는 물건이다.

빨간 천으로 받치개까지 깔아놓은걸 보면 그 함안에 귀중한 물건이 들어있는것 같았다.

나는 마침 은경이가 들어오기에 물었다.

《은경아, 저 함안에 뭐가 있길래 보물처럼 건사하니?》

그러자 은경이는 소리없이 웃으며 그 작은 함의 뚜껑을 열어보였다.

그런데 함안을 들여다보던 나는 놀랐다.

그 어떤 귀중한것이 들어있는줄 알았는데 그속에는 뜻밖에도 손가락길이가 될가말가 한 참빗모양의 쇠붙이가 들어있었다.

어리둥절해하는 나에게 은경이가 생각깊은 어조로 말했다.

《이건 우리 할머니가 처녀시절에 쓰던 흠풀이빗이야. 우리 할머니가 남기고간 유물이거던.》

흠풀이빗이라면 지금 쓰고있는것과는 모양은 좀 달라도 직포공들이 천표면에 생긴 흠집을 풀어내는 작업공구이다.

그런데 한갖 작업공구에 불과한 그 흠풀이빗을 이렇듯 소중히 간수하다니…

나의 호기심은 더욱 커졌다.

은경이는 나의 어깨에 정답게 손을 얹으며 그 흠풀이빗에 깃든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40여년전 가을 어느날 나라일에 그토록 바쁘신 어버이수령님께서는 우리 신의주방직공장을 또다시 찾아주시였다.

그날 줄지어 늘어선 직포기들을 돌아보시던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기대앞에서 일하던 나어린 직포공을 만나주시였다.

직포공처녀는 너무도 꿈만 같아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어버이수령님께 정중히 머리숙여 인사를 올리였다.

이때 그만 머리에 꽂았던 흠풀이빗이 땅바닥에 떨어졌다.

순간 직포공은 당황했다.

언제나 기다리고 또 기다린 영광의 시각에 무슨 실수를 했단 말인가.

꿈속에도 뵙고싶어 마음속에 그리던 어버이수령님.

제 나라, 제 땅이 없어 이역땅에서 눈물 흘리며 헤매이던 자기에게 조국을 찾아주시고 로동계급의 대오에 세워주신 어버이수령님께 언제든 만나뵈오면 고마움의 인사를 삼가 올리리라 벼르고벼르던 처녀였다.

그런데 오늘 이렇게 꿈같은 소원이 풀리게 되였는데 머리에 꽂았던 흠풀이빗을 잠시 잊었던것이다.

처녀는 안타까이 입술을 옥물며 어찌할바를 몰라 망설이였다.

이때 어버이수령님께서는 만면에 환한 웃음을 지으시며 몸소 허리굽혀 흠풀이빗을 집어 처녀의 손에 꼭 쥐여주시였다.

직포공처녀는 어버이수령님의 따뜻한 손길이 어린 흠풀이빗을 두손으로 꼭 감싸안았다.

작업대 한구석에 놓아두었다가 요긴할 때 써도 될 공구를 머리우에 꽂고 작업하던 처녀!

언제나 뵙고싶던 어버이수령님을 자기가 일하는 일터에 모신것만도 꿈같은 일인데 자기의 손때묻은 작업공구를 집어 다정히 손에 쥐여주실 때 처녀는 감격하여 어깨를 들먹이였다.

과연 어느 나라에 로동자들이 일하는 작업장을 찾아주시여 그들이 올리는 인사도 다정히 받아주시며 따뜻한 정을 부어주신 어버이수령님 같으신분이 계시였던가.

그 흠풀이빗을 허리굽혀 집어주실 때 어버이수령님의 심중엔 무엇이 어려있었던가.

천필에 사소한 흠집이 생길세라 지성을 다해가는 어린 처녀의 모습이 참으로 기특하시였으리라.

한창 맵시를 부리며 꽃빈침을 꽂아야 할 머리우에 그리 볼품이 없는 작업공구를 꽂고 일하는 직포공처녀의 마음을 아름답게 바라보신 우리 수령님.

하기에 어버이수령님께서는 우리 공장 혁신자들을 온 나라가 다 아는 로력영웅으로, 최고인민회의대의원으로 자랑스럽게 내세워주신것이 아닌가.

은경이 할머니도 우리 방직공들을 아끼고 내세워주고싶어하시는 어버이수령님의 사랑속에 공훈방직공으로 자라났고 한생을 천을 짜는 일에 바쳐왔던것이다.

나는 깊은 사연이 깃든 흠풀이빗을 다시금 소중히 가슴에 안아보았다.

은경이 할머니의 마음인양 흠풀이빗에서 나오는 은은한 금속빛은 나에게 속삭이는듯싶었다.

한필의 천을 짜도 로동계급의 깨끗한 량심을 바치라고.

은경이네 집에서 가보로 보관하고있는 그 흠풀이빗은 방직공 나에게도 그 무엇과 바꿀수 없는 귀중한 보물처럼 안겨왔다.

할머니가 섰던 직포기앞에 대를 이어 선 은경이네 가정처럼 나도 경애하는 장군님의 선군령도를 받들어가는 길에 언제나 깨끗한 량심의 거울을 안고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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