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필
어느때든지
박 은 송
따스한 해빛이 창문을 어루만져주기 시작하자 강의실에 따뜻한 기운이 깔리였다.
오늘도 예전처럼 시작된 첫 강의가 끝나갈무렵…
조선력사선생님은 강의를 끝마치면서 그전과 다름없이 우리에게 말씀하신다.
《의문되거나 모를것이 있으면 물어보시오.》
곱슬곱슬한 파마머리를 하시고 우리들을 정깊도록 안경너머로 바라보시는 선생님의 모습!
매혹적인 강의술로 하여 《기다려지는 선생님》으로 학생들이 따르는 그분은 우리에게 다른 선생님들도 그러하듯이 강의가 끝날무렵이면 이렇게 말씀하신다.
생각도 깊어진다.
연필을 쥔 내손을 조용히 감싸쥐시고 한자, 두자 내 이름을 써주시던 다정하신 소학교선생님도, 대학으로 떠나는 나의 등을 다독이시며 눈물을 머금던 고급중학교선생님들도 늘 나에게 그렇게 물으시군 하셨지…
《모를것이 있으면 주저하지 말고 물어봐요.》
돌이켜보면 나는 항상 이 물음속에 살아왔고 이 물음속에 나의 지식을 한계단두계단 쌓아왔었다.
《선생님들은 계속 물어보는 학생을 제일 고와한단다. 학교에 가서 많이 배우고 오너라.》
나의 어머니는 날마다 등교길에 오르는 나에게 가방을 메워주시며 자주 이렇게 이야기한군 하셨다.
그래서 앞가슴에 꽃송이를 달고 12년제꽃대문에 서있던 어제날의 나는 수업시간마다 항상 엉뚱한 질문을 제기하여 선생님들로부터 《물음주머니》라느 별명까지 받아안았다.
무엇이나 의문이 되고 더 알고싶어서 수업시간에도 물어보고 그것마저 성차지 않아 과외시간도 찾아가고…
끝없이 질문하고질문하여도 나의 선생님들은 언제한번 얼굴붉힘이 없이 성심성의로 나의 물음에 성의껏 대답해주군 하시였다.
고마운 선생님들의 사랑과 뜨거운 바래움속에 이렇게 어엿한
《모를것이 있으면 물어보시오.》
문득 어제 일이 떠오른다.
나를 강좌실로 부르신 수학선생님이 며칠전 내가 강의가 끝날무렵에 제기했던 문제를 꺼내놓는것이였다.
《은송학생, 보다 쉬운 풀이방법이 떠오르길래 학생을 찾았소.》
《아니?!》
그 까다로운 기하문제, 이리저리 에돌아서야 답을 찾아낸 말짼 《친구》…
풀이과정이 좀 복잡해도 충분하다는 생각으로 나는 학습장을 덮어버렸지만 선생님은…
책상우에는 가지가지 참고서들과 교수안들, 종이장들이 널려있었는데 선생님의 글씨가 종이우에 차분히 앉아 나를 올려다보고있었다.
교수사업과 연구사업으로 늘 바쁘시면서도 평범한 학생에게 줄 답의 질과 높이를 위해서 선생님은 숱한 책장을 번지셨으리라. 또 다음날 강의준비로 창가의 불빛은 꺼지지 않았으리라.
《리해되지 않으면 물어보시오.》
선생님은 풀이과정을 찬찬히 들여다보는 나에게 이렇게 또 물으시였다.
끝없이 많은것을 배우고싶어 언제나 그 언제나 기다려지던 선생님말씀…
나는 나
나도 나의 지식을 위해 그토록 심혈을 기울이신 고마운 선생님들처럼 한모습으로 교단에 영원히 설수 있을가.
나라의 교육자들을 키우는 사범대학의 당당한 대학생이 되고보니 저도 모르게 선생님의 그 말씀앞에서 생각이 깊어지지 않을수 없다.
(내가 교단에 선다면…)
대학졸업후 선생님이 될 나의 모습을 그려보느라니 저으기 심장이 후두두 뛰였다.
교단에 선 나를 향해 학생들이 어제날의 내가 그러했듯이 채 익혀두지 않은 지식들을 꺼내놓을 때 나는 학생들의 질문에 정확히 대답할수 있을가.
단발머리학생시절에는 무척 좋아하던 선생님말씀, 남부럼없는 교육혜택아래 행복속에 들어오던 말씀이였지만 정작 교단에 서게 되면 무척 두려울 말이 될것 같다.
남을 하나 가르치려거든 열백을 알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언제나 배우는 학생들의 눈동자에 비낀 모든 선생님들의 모습은 하나이다.
그 무엇을 물어봐도 언제나 학생들에게 정확한 답을 주시는 실력가형의 선생님, 다문박식하고 모르는것이 없는 선생님…
조국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일어설 때도 1초도 랑비없이 마련해준 그 시간을 지키려고, 그 시간을 자기의 땀과 노력으로, 거창한 창조대전으로 지켜갈 기둥들을 키워내기 위해 선생님들은 몇백밤 아니, 한생을 바쳐 배우고 가르치신다.
팔랑팔랑 춤도 추고 《가갸표》를 배우던 유치원의 키낮은 책상으로부터 어제날의 12년제의무교육을 거쳐 오늘의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나에게는 참으로 많은 45분과 90분이 흘러갔다.
아니, 이 땅의 경이적인 사변들을 안아오는 20대, 30대 과학자들과 철령아래 사과바다를 꽃피우는 고산의 청춘들도, 훈련에서 더 많은 땀을 흘려 명포수들로 자라나고있는 내 또래 인민군군인들도 쉼없이 흘러간 내 조국의 교육시간속에 자라난것이다.
나는 다시한번
(나도 교단에 선다면…)
그 누가 어느때든지 나에게 물어볼 때
조국이 나에게 동무는 교원으로서 실력이 높은가, 학생들을 실천인재로 튼튼히 준비시켜나갈수 있게 준비되여있는가고 물으면 나는 그 물음에도 가장 떳떳이 대답할수 있을가.
당중앙이 지펴준 새 세기 교육혁명의 불길속에서 학생들의 실력도, 조국의 발전도 눈부시게 높아가고있다.
강의시간에 늘 례사롭게 울리는 선생님의 말씀이지만 앞날의 교육자로 준비해가는 우리들에게 결코 평범하게 안겨오지 않는다.
내가 키운 제자들도 조국의 어려운 전구들마다에서 무거운 짐을 두어깨에 걸머지고 과학기술로 사회주의강국을 건설해가는 청년강국의 주인공들로 자라날수 있을가.
력사적인 당중앙위원회 4월전원회의에서 제시된 새로운 전략적로선을 높이 받들고 과학으로 비약하고 교육으로 조국의 미래를 천만년 담보해갈 전초선에 설 우리를 준절히 깨우쳐주는 선생님의 말씀…
학생들만이 아니라 어느 누구앞에 나서보아도 나에게 무엇이든지 물어보라 하고 세계에 대고 당당히 소리칠수 있는 그런 인재, 그런 교육자가 돼야 한다고 말없이 이야기하는 스승의 목소리-그것은 조국의 당부이기도 한것이다.
가장 높은 실력을 겸비한 훌륭한 교육자가 되여서 교단에 나설 때 나는 더욱 긍지높이 말하리라.
《의문되거나 모를것이 있으면 물어보세요.》
그날을 위해서 나는 오늘의 강의를 받고있는것이다.
나는 일어났다.
《선생님, 이 부분이 잘 리해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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