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필

 

따뜻한 품

오 성 준

 

평범한 저녁이였다.

하지만 텔레비죤화면앞에 모여앉은 우리 집의 저녁은 명절이였다.

송도원국제소년단야영소에 간 나의 남동생이 텔레비죤화면으로 나왔던것이다.

《에그, 우리 철남이 이번 생일은 이 할미없이 어떻게 쇠겠니?》하면서 늘 동생 생각만 하던 할머니가 제일 기뻐하였다.

우리 집의 막냉이라 매일같이 치마폭에서 안고도는 동생을 떼여놓는것도 섭섭하지만 할머니에게서 제일로 기쁜 동생의 생일을 제 손으로 차려주지 못하는것을 더 아쉬워하는 할머니였으니 어찌 그렇지 않으랴.

텔레비죤화면에 나타난 동생의 모습은 행복하였다.

야영소에서 차려준 푸짐한 생일상, 기념품을 안겨주는 동무들, 축하의 노래를 불러주는 선생님들…

너무 기뻐 어쩔줄 모르는 동생의 모습을 나는 처음으로 보았다.

할머니의 눈굽이 젖어들었다.

나는 할머니의 그 마음을 알고도 남았다.

할머니는 그 순간 자신의 어린시절이 생각났으리라.

할머니는 자기를 낳아준 부모도 생일도 모르고 자랐다. 일찌기 부모를 잃고 지주집 아이보개로 온갖 천대와 멸시를 받으며 살았다.

아직은 엄마의 품에서 어리광부리며 자랄 나이에 무거운 지주집아들놈을 업고 해종일 고역을 치르어야 했던 할머니였다.

지주집 아들놈의 생일날 온 동네가 떠나갈듯이 진탕치며 놀아대는 지주집 대문안에서 부모없는 서러움의 눈물을 흘려야 했던 할머니의 지난날이였다.

위대한 수령님께서 조국을 찾아주시고 나라가 해방된 다음에야 종살이멍에에서 벗어나 난생처음 학교에도 가보았고 《보배》라는 자기의 이름도 가지였다.

할머니의 어린시절을 옛말처럼 들으며 자란 우리였으니 어찌 그 심정을 모르랴.

할머니의 지나온 그 시절에 비하면 우리 아이들은 얼마나 행복한가.

태여나면 애기궁전, 자라나면 소년궁전에서 세상에 부러운것 없이 춤추며 노래하는 우리 아이들.

계절을 모르는 물놀이장과 유희장에 넘치는 행복의 웃음소리.

산은 산마다 바다는 바다마다 아이들을 부른다.

동생이 지금 가있는 송도원국제소년단야영소는 또 얼마나 별천지인가.

은모래, 금모래 반짝이는 백사장, 흰파도 늠실거리는 푸른 바다, 궁궐같은 호실, 그곳에서 생일을 맞고있으니 얼마나 기쁘지 않으랴.

집에서는 고작 아버지와 어머니, 할머니와 형의 축하뿐이지만 야영소에서는 야영생모두와 선생님들의 축하를 받으며 부러움속에 떠받들리우고있다.

할머니와 어머니, 아버지의 사랑을 합친것보다 더 넓고 따뜻한 사랑의 품, 그 품은 우리 당의 품이다.

추우면 추울세라 따뜻이 품에 안아 보살피고 천만가지소원을 헤야려주는 위대한 어머니당의 품.

두메산골, 외진 등대섬 그 어디나 그늘 한점 없이 눈부신 해빛을 뿌려 사랑으로 꽃을 피우는 그 품을 떠나 어찌 오늘의 행복과 래일의 꿈을 바랄수 있을것인가.

하기에 할머니는 늘 우리에게 말씀하신다.

낳아준 어머니의 품을 떠나선 살수 있어도 위대한 당의 품을 떠나선 한시도 살수 없다고.

이제 얼마후에 우리는 위대한 당이 태여난 10월의 명절을 맞이하게 된다.

위대한 어머니의 그 생일이 있어 이 땅에 태여나는 수천수만아들딸들의 행복의 고고성이 있고 이 세상에 부럼없는 삶의 노래가 있는것이 아닌가.

그 품에 태여나 자란 천만아들딸들은 키워준 당의 사랑에 보답할 불타는 맹세를 다지며 초소와 일터마다에서 자식의 참된 도리를 다하기 위해 모든것을 바치는것이 아닌가.

내 마음의 메아리인가 격정의 노래가 텔레비죤에서 울려나왔다.

 

당이여 어머니시여

그 품이 아니라면

그 누가 나를 그처럼

그처럼 따뜻이 보살피랴

온 세상 다 준대도 내 못 바꾸리

그 품에 사는 이 행복

 

따뜻한 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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