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98(2009)년 제7호에 실린 글

   

     수 필

 

청춘과 영웅

                                     김 송 운

                                     

어느 시대, 어느 민족이나 할것없이 청춘이라면 영웅을 꿈꾼다. 잔잔한 호수같은 안온한 생활에서 벗어나 보다 비범한 생활에 뛰여들고싶어하는 욕망의 시절, 그 어떤 모험도 두려움없이 한몸을 통채로 내맡기고싶은 젊음의 계절인 청춘시절, 바로 그 시절에 내가 총잡은 군인으로 살고있다.

그런것만큼 영웅에 대한 갈망은 그 누구보다 더 크고 격렬하다. 그렇다면 영웅의 값높은 칭호는 어디에서 어떻게 오는가.

부대적인 강행군을 앞둔 어느날이였다.

한 병사가 나를 찾아왔다.

《분대장동지, 저도 행군에 참가하고싶습니다.》

나는 그의 얼굴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우유빛살결이 유표한 해맑은 얼굴이며 영채도는 눈동자, 우리 분대의 오일훈전사였다.

얼마전 산악극복훈련을 하던 도중 마지막고비인 가파로운 고달령을 끝내 넘지 못하고 쓰러졌던 전사였다. 그때 군의소신세를 지긴 하였지만 구대원들속에서는 이구동성으로 갓 입대한 병사가 그만큼이라도 따라온것이 얼마나 장한가 하는 칭찬이 울려나왔었다.

나는 채 추서지 못한 귀염성스러운 그의 얼굴을 한번 더 들여다보았다. 한순간 그가 대견스러웠으나 고개를 젓고말았다.

《동문 아직 안돼. 몸이 추서려면 멀었단 말이야.…》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는 한걸음 더 나서며 안타까이 부르짖었다.

《아닙니다, 분대장동지.》

순간 그의 눈가에 가랑가랑 눈물이 맺혀돌았다.

《분대장동지, 전… 지금이라도 맨 앞장에 서고싶습니다.》

《?!…》

《최고사령부 작전화살표의 맨앞에 서고싶단말입니다. 지금까지 전 저처럼 갓 입대한 병사는 아직 구대원들처럼 되기 어렵다고 자신을 위안해왔습니다. 그런데 최고사령관동지께서는 10대, 20대의 군인들속에서 영웅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하시였습니다. 분대장동지…》

아직은 어깨가 좁아보이는 애어린 병사, 그러나 얼마나 높은 정신세계인가. 자신을 영웅의 높이에까지 세워보며 접어드는 그 배짱과 각오가 얼마나 당돌하고 굳건한가!

나는 저 멀리 창가너머로 우리가 헤쳐넘어야 할 산과 강, 높고낮은 칼벼랑들과 깊은 골짜기들을 그려보았다. 그것이 모두 눈앞에 확대되여오더니 하나하나의 작전부호로 표시된 커다란 지도가 되여 펼쳐졌다.

우리가 헤쳐가야 할 길은 천리 또 천리…

원쑤격멸의 길을 따라 여러개의 굵은 화살표들이 지도우를 붉게 물들이며 쭉쭉 뻗어간다. 합쳐졌다가는 갈라지고 갈라졌다가는 또 합쳐지면서 끊임없이 내닫는 화살표, 원쑤의 총구와 제일먼저 맞서있는 그 화살표의 맨앞에는 누가 서있는가. 바로 우리 군인들이 아니겠는가.

나의 머리속에는 언제인가 풍랑으로 적구에 표류되였다가 조국의 품으로 돌아온 병사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만사람의 박수속에 그들이 터치던 말들이 귀전에 쟁쟁하게 들려왔다.

《원쑤들은 우리에게 이렇게 지껄였습니다. 〈아깝다. 인생의 초엽에 불과한 그대들의 청춘이 아깝다. 아직 누려야 할 락이 많고 향유해야 할 기회가 많은 그대들의 인생이 끝난다면 그것은 너무나도 허무하고 부질없는짓이 아닐가.…〉하고 말입니다.

우리는 놈들에게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너희들에게는 우리의 결심이 리해되지 않을것이다. 너희들처럼 더러운 잔명을 유지하기 위해 모지름을 쓰는 인간쓰레기들은 죽을 때까지 깨닫지 못하는 진리를 우리는 알고있다.

우리의 삶은 경애하는 장군님의 품속에 있다. 그이를 위하여 살며 그이의 품속에서 영생하는것이 바로 우리 조선청년들의 인생관이다. 똑똑히 보라. 장군님의 전사, 조선인민군병사들이 어떤 사람들인가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들을 보면서 생각했던가. 청춘에 대하여, 영생에 대하여 그리고 조국에 대하여.

원쑤들에게는 무엇이 없었고 우리 병사들에게는 무엇이 있었는가.

어디서나 흔히 볼수 있는 병사, 특이한것이 없는 그들의 가슴속에는 위대한 수령이 있었고 존엄높은 조국이 있었다. 자기 위업의 정당성에 대한 철의 신념이 있었다. 경애하는 장군님의 품속에서만 영생한다는 삶의 진리가 그들의 가슴가슴들에 바위처럼 굳세게 자리잡고있었다.

그렇다. 우리는 얼마나 위대한 수령을 최고사령관으로, 어버이로 모시고있는가.

최전연의 병사들이 기다린다고 그토록 험한 산벼랑길도 마다하지 않으시고 찾고 또 찾으시는 우리의 경애하는 장군님, 병사들의 솜옷에 난 바늘구멍으로 찬바람이 스며드는것까지 헤아려주시고 병사시절을 사진에 남기고싶어하는 그 소망까지 헤아려 사진사까지 보내주신 병사들의 어버이 우리 장군님, 세상에 다시없는 위인의 품에 안겼기에 선군시대의 영웅이 될 꿈을 안고 우리의 청춘이 빛나고 우리의 젊음이 위훈으로 새겨지는것이 아니랴.

경애하는 장군님을 위하여 총이 되고 폭탄이 되리라.

우리 병사들의 가슴속에는 이런 맹세가 있다. 바로 우리들의 가슴속에서 고패치는 수령결사옹위의 정신, 영웅적인 정신력앞에 과연 그 어떤 산벼랑과 강줄기가 막아선단 말인가.

나는 그의 손을 뜨겁게 잡았다.

《그래, 싸움은 나이가 아니라 이 심장으로 하는것이지. 오일훈동무, 우리 강행군의 맨 앞장에 서자구. 동무는 이 시각부터 〈리수복척후대〉의 한 성원이요. 내 소대장동지와 함께 중대부에 제기하겠소.》

《알았습니다.》

그는 총대를 억세게 틀어잡았다.

그의 총창이 류달리 번쩍거렸다.

그래, 청춘이 되였다고 저절로 영웅이 되는것이 아니다. 영웅은 위대한 령장이, 위대한 선군시대가 키워내는것이다.

나는 격동된 심정을 안고 행군대오에 들어섰다.

 

 (조선인민군 군인)             

 

되돌이
감 상 글 쓰 기

홈페지봉사에 관한 문의를 하려면 여기를 눌러주십시오
Copyright © 2003 - 2022 《조선륙일오편집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