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98(2009)년 제7호에 실린 글
수 필
훈장에 대한 생각 김 혜 정
얼마전 일요일을 리용하여 나는 열살이 돼오는 아들애를 데리고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탑을 찾았었다. 전승기념일을 앞두어서인지 전승기념탑으로는 수많은 사람들이 대렬을 지어서 또는 삼삼오오 떼를 지어 찾아오고있었다. 교양마당안에 들어선 나는 강사의 해설을 들으며 군상들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지난 조국해방전쟁시기 사랑하는 우리 조국땅을 지키기 위해 인민군용사들과 인민들이 발휘한 대중적영웅주의와 무비의 희생성, 백절불굴의 투쟁정신에 대한 이야기는 들으면 들을수록 나의 가슴을 세차게 울려주었다. 강사의 이야기를 한마디라도 흘릴세라 주의깊이 새겨들으며 승리상앞에 이른 나는 갑자기 아들이 손을 잡아끄는 바람에 생각에서 깨여나 아들에게로 돌아섰다. 《엄마, 저길 좀 봐.》 소곤소곤 속삭이며 손짓하는 아들이 가리키는 곳에 눈길을 주던 나는 훈장을 가득히 단 례복을 입고 승리상앞에 서있는 몇명의 로병들을 보게 되였다. 《엄마, 저 할아버지들의 훈장도 우리 할아버지만큼 많지요?》 그러고보니 량쪽 가슴을 훈장과 메달들로 가득 채운 그들의 모습이 아들의 눈길을 끈것이였다. 언제인가 자기또래 아이들앞에서 자기 할아버지가 훈장이 제일 많다고 으시대던 아들이고보면 그럴만도 하였다. 지난 조국해방전쟁시기의 포연이 흐르던 그 나날들을 회고하는듯 그들의 얼굴마다에는 추억의 빛이 력력히 어려있었다.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느라니 나에게는 지난해 전승기념일에 있은 일이 되새겨졌다. 그날 우리 가족은 아버지의 발기에 의하여 전승기념탑을 참관하기로 하였다. 이른아침 나는 아버지가 옷을 입고 나갈수 있게 명절때마다 입는 양복을 손질하여놓았다. 부엌으로 방으로 쉴새없이 드나들며 마치 들놀이나 가는듯 조잘거리던 아들이 문득 할아버지의 훈장함을 꺼내왔다. 제또래 동무들앞에서 훈장을 단 할아버지의 모습을 뻐기고싶었던 아들의 마음이 리해되여 나는 아버지에게 물어보게 되였다. 《아버지, 오늘같은 날에 옷에 훈장을 다는것이 어떻겠어요?》 나와 아들이 들고있는 훈장함과 손질하여놓은 양복을 바라보며 잠시 무엇인가 생각하던 아버지는 이렇게 말하는것이였다. 《나는 오늘 어쩐지 군복을 입고싶구나. 그러니 군복에 훈장을 달아놓거라.》 하여 나는 손질해놓은 양복을 옷장에 넣어두고 군복을 꺼내 손질하게 되였고 좋아라 떠들며 훈장함을 열고 군복에 훈장들을 다느라 부산을 피우는 아들과 함께 훈장들을 군복에 달아놓게 되였다. 전승기념탑의 교양마당에 들어선 아버지는 군상들을 하나하나 돌아보면서 조국해방전쟁시기 있은 이야기들을 우리들에게 들려주는것이였다. 그러던 아버지는 《락동강도하전투》라고 쓴 군상앞에서 걸음을 멈추는것이였다. 나도 걸음을 멈추고 군상들을 바라보았다. 공화국기발을 높이 들고 나아가는 병사, 적들을 쓸어눕히는 중기사수와 부사수, 예리한 눈동자로 적진을 주시하는 지휘관… 이들의 각이한 전투행동과 얼굴표정들에는 원쑤미제에 대한 불타는 적개심과 그 어떤 천만대적도 조국의 남녘땅을 기어이 해방하려는 우리 인민군군인들의 전진을 멈춰세울수 없다는 확신이 어려있었다. 생각에 잠겨 군상들을 바라보고있던 아버지는 우리들에게 이렇게 말하는것이였다. 《세월이 흐르니 지난 조국해방전쟁시기 나와 같이 싸운 전우들에 대한 생각이 못견디게 나는구나. 그때 나와 함께 떼목을 타고 락동강을 건넜던 전우들속에는 다시 락동강을 넘어온 사람이 없었다. 락동강을 건너 남으로 진격하는 길에 원쑤들과의 조우전에서 그만 장렬하게 희생되였지. 해방된 이듬해 장군님은덕으로 땅을 분여받고 뜬눈으로 며칠밤을 새웠다며 전투의 쉴참이면 땅자랑을 늘어놓던 장아바이며 남녘땅을 해방한 다음 기관차를 타고 온 조국땅을 일주해보겠다던 박동무며… 분대의 막내라고 모두들 나를 끔찍이 위해주었지. 밤이면 나에게 좋은 잠자리를 골라주고 돌격전에선 언제나 용맹하던 고원탄광출신인 분대장은 적들의 포탄이 날아오자 그만 나를 몸으로 덮고 희생되였지. 참, 아까운 사람들이였지. 왜서 그들이 아까운 청춘도 생명도 다 바쳐 싸웠겠느냐. 너희들도 다 잘 알겠지만 우리 수령님께서 찾아주신 조국이 가장 값높은 삶을 안겨주는 고마운 세상이여서 그 조국을 위해서였지. 난 사실 그들이 다시 살아난다면 내 이 가슴의 훈장들을 모두 달아주고싶은 심정이였었다. 그런데 우리 장군님께서 조국해방전쟁시기 조국을 지켜싸운 영웅전사들의 모습을 락원의 이 강산 한복판에 세워주셨구나.…》 그날의 아버지의 말씀을 되새기며 나는 영웅전사들의 군상을 다시 바라보았다. 우리 조국을 지켜 행복한 오늘에로 떠밀어준 여기 전승기념탑의 인민군전사들의 가슴엔 훈장이 없다. 하지만 이 세상의 많고많은 훈장들을 다 합쳐 이들의 앞가슴에 달아준다 한들 어찌 이들이 조국청사에 새긴 불멸의 위훈을 다 표창할수 있겠는가. 그래서 우리 장군님께서 그들의 모습을 영생의 모습으로 빛내여주신것이 아니겠는가. 아들의 손을 꼭 잡고 전승기념탑을 나서는 나의 가슴속엔 전화의 영웅전사들의 숭고한 투쟁정신을 따라배워 강성대국건설대전의 참전자로 위훈을 떨쳐갈 결심이 더더욱 굳어지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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