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98(2009)년 제10호에 실린 글
수 필 넓어지는 땅우에서 김 인 해
아버지와 나는 련련히 뻗어간 제방우를 오래동안 걸었다. 아버지도 말이 없고 나역시 말이 없고… 하지만 생각은 꼭 같았다. 우리는 어떻게 간석지건설자가 됐던가. 오늘도 나는 그날의 아버지 목소리를 가슴에 새기고있다. 《그래, 아직도 이 아버지의 뜻을 모르겠느냐? 넌… 어쩌면…》 그때… 중학교를 졸업한 나는 아버지의 마음을 너무도 모르고있었다. 《싫어요. 난… 아버지, 난 음악공부를 하고싶어요.》 아버지의 가는 한숨, 어깨처진 그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이윽고 아버지는 나의 손목을 잡고 집뜨락을 나섰다. 집뜨락이래야 길게 늘어선 간석지건설자들이 사는 집앞의 경사진 언덕이다. 그 다음부터는 무연한 간석지이다. 이 나라 북변의 넓고넓은 대계도간석지, 해풍이 불어온다. 썰물이 지면 게들이 둥지를 트느라 여념이 없는 무연한 땅이다. 아직은 땅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드러난 바다밑이다. 아버지는 저멀리 뻗어간 제방을 가리키며 말했다. 《보아라, 얼마나 넓으냐. 이렇게 드러났다고 해서 다 땅으로 되는것이 아니다. 사람의 손이 가야 땅으로 되는것이지. 아버지는 한생 이렇게 땅을 만드는 일을 해왔구나. 어렵지만 해놓고보면 얼마나 긍지로운지 그 진맛을 아는 사람은 쉽지 않을것이다.》 나는 그때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왜 나를 한사코 간석지건설장에 세우려고 애쓰셨는지 아버지의 마음을 미처 몰랐었다. 조국땅을 넓혀가는 대자연개조의 이 어려운 전투장에 남자도 아닌 연약한 이 딸을 세우려고 하는지… 그러나 오늘은 알게 되였다. 얼마전 오매에도 그리던 경애하는 장군님을 이 간석지벌에 모시였을 때 우리 건설자들의 수고를 깊이 헤아려주시고 그리도 만족해하시는 그이의 모습앞에서 간석지건설자의 값높은 긍지와 영예를 느꼈었다. 문득 아버지가 옛말처럼 들려주던 이야기가 새삼스럽게 떠오른다. 《우리 집은 대대로 농사를 지었단다…》 나의 눈앞에 조상대대로 걸어온 우리 가정의 모습이 그대로 펼쳐졌다. 타개죽 한끼 변변히 먹지 못하던 가난한 농가에서 그래도 제땅이라고 한번 가져보는 소원이 그리도 커서 동네아이들이 게구멍을 뚜지던 바다기슭에 뚝을 쌓아막고 풀었던 한뙈기의 자그마한 논, 파도가 세차면 밀려나갈줄 알면서도 낟알을 심었던 그 땅, 땅아닌 땅마저 일제의 식량략탈대상이 되여 온 집안에 화근의 불씨를 가져왔던 그 땅… 땅에 대한 소원은 마침내 어버이수령님께서 풀어주시였다. 해방된 조국땅우에 위대한 수령님께서 마련해주신 삶의 터전에서 행복이 넘쳐날수록 할아버지의 생각은 더욱더 간석지에로 쏠리고있었다. 썰물진 드넓은 간석지가 모두 논밭이 되여 풍요한 낟알을 걷어들일수만 있다면… 한 농군이 지녔던 소박한 꿈을 어버이수령님께서 풀어주시였다. 해방된 그날부터 우리 인민들을 더 잘 살게 하기 위하여 대자연개조의 원대한 구상을 안으신 수령님께서는 그토록 바라던 부모들의 소원을 풀어주시였다. 거친 해풍에 옷자락을 날리시며 바다가로 나오시여 무연히 펼쳐진 간석지를 보시며 인민들의 먹고 입는 문제를 생각하신 어버이수령님. 우리 저 수평선을 지평선으로 만들자고 하시였을 때 할아버지는 농쟁기를 창고에 넣고 분연히 간석지건설자가 되였다. 뒤이어 아버지가 그 대오에 섰고 내가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날바다를 막는 용감한 바다의 정복자로 자라났다. 이렇게 시작된 간석지건설의 새 력사는 오늘 경애하는 장군님께서 계시여 더욱 빛나게 이어지고있다. 넓어지는 조국땅, 달라지는 조국의 지도를 보느라니 어버이수령님과 경애하는 장군님의 원대한 구상을 실현하는 길에서 이제는 당당한 주인이 되였다는 생각에 가슴뿌듯해지는 긍지감을 누를수 없다. 생각할수록 그날의 감격이 눈앞에 그려진다. 크나큰 격정이 가슴가득 차오르며 눈물에 젖은 경애하는 장군님의 그날의 말씀이 가슴을 울린다. 대단해, 대단해.… 모든것이 풍족한 때가 아니라 어려운 조건에서 한것이기때문에 더 의의가 있어!… 라고 하시며 대계도간석지건설자 한사람한사람의 모습을 시대와 력사앞에 뚜렷이 남겨주시기 위하여 경애하는 장군님께서는 용감한 바다의 정복자들을 한품에 안으시고 영광의 기념사진을 찍어주신것이 아니였던가. 아버지는 저 멀리 수평선을 바라보며 서있다. 나는 아버지의 심정을 안다. 그래서 아버지가 웨치는 심장의 목소리를 듣는다. 얘야, 우리 한생 이 길을 걷고 걷자꾸나. 우리 장군님과 약속한 승리의 그날까지 영원한 간석지건설자가 되여… 이것이 넓어지는 땅우에서 아버지와 내가 다지는 맹세이다. 우리 대계도간석지건설자들의 심장의 맹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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