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97(2008)년 제7호 잡지 《청년문학》에 실린 글  

 

금수산기념궁전전설

 

신기한 안경

 

                                                                                                                      

안경이란 인간의 시력을 보충하기 위하여, 더 정확히 말하면 정상수치보다 떨어지는 시력을 정상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하여 만들어진 광학기구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 인민들속에서는 물체의 겉모양만이 아니라 그 내부까지 더우기는 사람의 몸과 마음속까지 속속들이 들여다볼수 있는 신기한 안경에 대한 전설이 전해지고있다.

그 안경이 나타난것은 1980년대초였다고 한다.

바로 그때 어버이수령님께서는 금수산의사당에서 우리 나라 농업발전의 획기적전환을 위한 서해안곡창지대 농장관리위원장들의 협의회를 소집하시였다.

협의회에서 어버이수령님께서는 주체농법을 철저히 관철하여 농업생산을 비약적으로 높일데 대한 강령적교시를 주시였다.

협의회참가자들은 어버이수령님을 모시고 강령적인 가르치심을 받게 된 감격과 흥분에 넘쳐있었고 수령님의 교시대로 농업생산에서 혁신을 일으킬 불타는 결의에 충만되여있었다.

관리위원장들은 앞을 다투어 일어나 어버이수령님의 교시를 집행하여 기어이 만풍년의 가을을 안아올 결의들을 다졌다.

어버이수령님께서는 그들의 토론을 자식들의 장한 말을 들어주는 부모와 같은 대견한 표정으로 주의깊게 들어주시였다.

그런데 열두삼천리벌의 한 젊은 관리위원장이 일어섰을 때 어버이수령님의 표정에는 의아해하는 빛이 어리였다.

그이께서는 누구인가에 대한 기억을 더듬듯 하시더니 호주머니에서 자그마한 수첩―우리 인민들은 물론 그이를 한번이라도 만나뵈온 국가수반들까지도 모두 일치하게 신기한 백과사전이라고 부르는 밤색수첩을 꺼내시였다.

그러나 수첩을 펼치시지 않고 그이께서는 물으시였다.

《김하민동무는 지금 무슨 일을 합니까?》

젊은 관리위원장은 목이 메여올랐다. 김하민은 그 농장의 전관리위원장이였던것이다.

수천개를 헤아리는 협동농장들중의 한 평범한 농장의 관리위원장까지 기억하고계시는 어버이수령님앞에서 그는 끓어오르는 격정을 금할수 없었다.

《김하민동지는 나이가 많아 집에서 쉬고있습니다.》

어버이수령님의 안색은 흐려지시였다.

《김하민동무가 집에 들어가 쉬고있다? 김하민동무의 몸이 그렇게 약해졌습니까?》

《수령님!》

젊은 관리위원장은 어버이수령님께서 걱정하시게 된것이 죄송스러워서 더듬더듬 사연을 말씀올렸다.

김하민은 우리 나라에서 농촌경리의 사회주의적개조가 시작된 협동화시기 협동조합의 초창기부터 관리위원장을 하여온 사람이다.

그는 언제나 일밖에는 몰랐고 만풍년으로 나라의 쌀독을 가득히 채워 어버이수령님께와 당에 기쁨을 드리겠다는 일념으로 한생을 살아오고 일해온 사람이였다. 그런데 그에게도 로쇠는 닥쳐와 눈이 잘 보이지 않기 시작했다.

농장의 관리일군들과 농장원들은 관리위원장을 위하여 성의를 아끼지 않았다.

출장 갔다오는 일군들도 읍에 갔다오는 농장원들도 관리위원장의 눈에 맞을 안경을 사오거나 구해오군 하였으나 관리위원장의 눈은 조금도 밝아지지 않았다. 그 어떤 안경도 관리위원장에게는 도움이 되지 못하였다.

일은 그것으로 그치지 않았다. 관리위원장은 회의에서 보고를 하다가도 한동안 다음말을 잇지 못하고있을 때도 있었다.

그리하여 그는 자진하여 집으로 들어가게 되였다.

젊은 관리위원장의 이야기를 들으신 어버이수령님께서는 잠시 생각에 잠기시더니 종이쪽지에 무슨 글을 쓰시여 부관에게 주시였다. 종이쪽지를 받아가지고 밖으로 나갔던 부관은 협의회가 끝날무렵에 돌아왔는데 그의 손에는 안경이 들려있었다.

협의회를 결속하신 어버이수령님께서는 부관에게서 안경을 받아 껴보시더니 환한 미소를 지으시며 젊은 관리위원장을 부르시였다.

《김하민동무는 내가 오래전부터 알고있는 동무입니다.

해방후 토지개혁때 그곳으로 나갔다가 그 동무를 만난적이 있습니다. 그때 그 동무는 농촌위원회 위원장이였는데 숨이 지는 마지막순간까지 당과 혁명을 위해 일하겠다고 맹세했습니다. 그후 그 동무는 맹세한대로 일을 잘했습니다. 애국미헌납에서도 전시농업생산에서도 항상 앞장에 서있었습니다. 룡정협동농장도 그 동무가 우리 당의 협동화정책을 받들고 군적으로 제일 먼저 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혁명초소에서 물러났으니 얼마나 외롭겠습니까. 내 보기엔 그 동무의 모든 로쇠현상이 눈이 나빠진데로부터 오는것 같습니다. 눈만 제대로 보이면 아직 얼마든지 일할수 있습니다. 그 동무가 나와 나이가 비슷하니 이 안경이 맞을수 있습니다. 이 안경을 가져다 그 동무에게 주도록 하시오.》

《어버이수령님!》

젊은 관리위원장은 울먹이며 안경을 받아안았다.

그가 농장으로 내려가자 어버이수령님께서 전관리위원장에게 안경을 보내주셨다는 소식은 삽시에 온 농장에 알려졌다. 농장원들모두가 김하민 전관리위원장의 집마당에 모여들었다.

《어버이수령님, 이 늙은것이 무엇이라고 이렇게 손수 안경까지 보내주십니까?》

안경을 받아안고 평양하늘을 우러르는 김하민의 주름진 두볼로는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얼마후에야 사람들의 독촉으로 정중히 안경을 낀 그는 주위를 둘러보더니 환성을 올렸다.

《보이오! 잘 보여! 똑똑히 보인단 말일세.》

그는 이제껏 자식들이 읽어주던 신문을 들더니 좔좔 내리읽었다.

그리고 사람들의 얼굴도 모두 똑똑히 알아보았고 지어는 저 멀리 언덕에 있는 모판둘레의 방풍나래가 기울어진것까지 알아보았다.

이제까지 숱한 안경을 가져다주어도 아무 효력없던 그의 눈을 어버이수령님께서 보내주신 안경이 밝게 해준것은 참으로 신기한 일이였다.

모두들 신기하여 그 안경을 돌려가며 보았다.

그러자 그들은 다시한번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안경이 어느모로 보아도 특별한데가 조금도 없는, 어느 안경상점에 가나 볼수 있는 안경이였기때문이였다. 김하민의 집에 있는 수다한 안경들과 조금도 다른데가 없었다.

그런데 그 안경은 지내볼수록 신기하기 그지없는 놀라운 안경이였다.

김하민 전관리위원장은 그 안경을 낀 다음부터는 신문이나 문건만 잘 본게 아니라 기억력도 예전보다 오히려 더 좋아졌다.

더욱 놀라운것은 고문관리위원장(당시)으로 된 김하민이 그 안경을 낀 다음부터는 사람들을 만나면 그들의 건강은 물론 생각까지 알아맞춘다는것이였다.

그뿐이 아니였다.

농장에서 한번은 가물과의 투쟁을 위하여 굴포를 파기 시작하였는데 물이 씨원히 나오지 않았다.

두곳, 세곳을 파보았으나 매한가지여서 걱정거리로 되였다.

그런데 김하민고문관리위원장이 현장에 나와 여기저기 둘러보다가 《저기를 파보라구.》하고 한곳을 가리켰다.

그곳을 파보았더니 이런 신기한 일이라구야, 물곬을 터친듯 물이 콸콸 솟구쳐오르는것이였다.

결국 어버이수령님께서 보내주신 안경은 사람들의 겉과 속은 물론 땅속까지 들여다볼수 있는 신기한 안경이였던것이다.

그런데 어버이수령님께서는 그 신기한 안경을 어디서 구하신것일가. 농장원들은 아마도 어버이수령님께서 귀중히 건사하시였던 안경을 김하민고문관리위원장을 생각해서 보내주신것이리라 생각하였다.

이러할 때 위대한 수령님께서 보내신 부관이 룡정농장에 내려왔다.

《어버이수령님께서는 김하민동무에게 그 안경이 잘 맞는지 알아보라고 하시였습니다.》

김하민고문관리위원장은 너무도 벅찬 감격으로 어깨만 들먹이였다. 젊은 관리위원장과 관리일군들이 그를 대신해서 부관에게 이야기하였다.

《그 안경은 세상에 다시없는 안경입니다. 그 안경을 낀 다음부터 우리 위원장아바이는 신문이나 문건은 물론 그 무엇이나 다 잘 봅니다. 심지어 사람들의 건강과 땅속까지 다 알아봅니다.》라고 하고나서 그는 자기들이 궁금하게 생각하던바를 물었다.

《부관동지, 비밀이 아니라면 말씀해주십시오. 그 안경은 어떻게 구한것입니까?》

김하민고문관리위원장이 그들의 말을 막았다.

《공연한 말을 묻지 마시오.이 안경은 틀림없이 어버이수령님께서 가장 아끼시여 소중히 보관했던 신기한 안경이 분명하오. 그런 안경을 이 늙은이에게 친히 보내주시였으니…》

그러자 부관은 의외에도 어리둥절하여 그와 농장사람들을 둘러보다가 이렇게 말하는것이였다.

《그 안경은 제가 안경상점에 가서 산것입니다. 시내에 나가 처음 맞다든 안경상점에서 말입니다.》

그러자 누구도 그 말을 믿으려 하지 않았다.

보통안경상점에 어떻게 그런 신기한 안경이 있을수 있단 말인가. 그들은 김하민고문관리위원장이 너무도 죄송스러워할가봐 부관이 적당히 둘러대는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자 부관은 안주머니에서 종이쪽지 하나를 끄집어냈다.

《이걸 보십시오. 이건 그날 협의회때 어버이수령님께서 써주신 글쪽지입니다.》

젊은 관리위원장도 그것이 바로 그 글쪽지임을 확인하였다.

그런데 그 종이쪽지에는 어버이수령님의 친필로 《부관동무, 속히 나가서 안경을 하나 사오시오.》라고 씌여있었다. 그 아래에는 안경의 도수가 씌여있었다.

더는 의심할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 사실을 확인하고나니 놀라움과 신비감은 곱절로 더 커졌다. 보통안경상점에서 산 안경이 어찌하여 그런 신기한 힘을 가질수 있단 말인가.

그에 대하여 사람들은 그 안경은 틀림없는 보통안경이였는데 어버이수령님께서 손수 쥐여보시고 눈에 껴보시며 금수산의 정기를 불어넣었기때문에 그런 신기한 안경이 되였다고 말하고있다.

몇해전 군부대들을 시찰하시던 길에 그 농장에 들리신 위대한 장군님께서는 한동안 깊은 생각에 잠기셨다가 이렇게 말씀하시였다고 한다.

금수산은 어버이수령님을 모시였기에 최고의 성지로, 신비한 정기를 가진 산으로 되였다고 그리고 어버이수령님께서는 우리 일군들모두가 인민들의 마음속까지 알아보고 나라의 귀중한 부원도 찾아낼수 있는 그런 밝은 눈을 가지기를 바라시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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