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혁명전설ㅇ

회 오 리 바 람

 

언젠가 동만에서 활동하던 김일성장군님부대가 갑자기 멀리 북만으로 가야 할 일이 있었다고 한다.

일제가 항일유격대를 《소멸》해보겠다고 수십만의 병력을 풀어 만주의 산과 골짜기마다를 개싸다니듯 하던 때여서 부대를 은밀히 그것도 며칠사이에 이동한다는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였다.

언제 어디서 불의에 적들과 조우하게 될지 누구도 알수 없었다.

만약 왜놈들과 전투가 벌어지는 날엔 도저히 제 날자에 가닿을수가 없었다.

만주의 여러 지역에서 활동하던 유격대원들이 모두 모여오므로 주력부대인 김일성장군님부대가 제일먼저 가닿아야 하였다.

(어떻게 할것인가?)

지휘관들과 대원들은 모두 초조한 생각에 잠겨 위대한 수령님만 쳐다보고있었다.

허나 그이께서는 태연한 표정이시였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부대에 출동명령을 내리시였다.

때는 겨울이라 온 산천은 흰눈으로 덮여있었다.

숫눈길을 헤치며 행군길을 헤쳐가는 유격대원들의 온몸에서 김이 문문 서려올랐다. 얼마쯤 행군해갔는데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어느 한 산기슭의 바람이 불지 않는 안침한 곳에서 휴식명령을 내리시였다.

대원들은 눈속에 구뎅이를 파고 그안에 들어가 휴식을 하였다.

이때였다. 어디선가 《땅!》하는 소리가 골짜기를 울렸다. 모두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런데 위대한 수령님께서만은 눈을 감고 부동의 자세로 계시였다.

《적이다!》

대원들은 재빨리 전투준비를 갖추었다.

이윽고 눈을 뜨신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환한 웃음을 지으시면서 대원들에게 말씀하시였다.

《일없소. 왜놈들이 쏘는 눈먼 총이요. 휴식을 계속하시오.》

대원들은 그이의 말씀대로 모두 자기 자리로 돌아가 휴식을 계속하였다. 그렇지만 좀처럼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얼마후 《땅!》하고 또다시 총소리가 울렷다. 이어 연거퍼 《땅, 땅》 총소리가 났다.

총소리는 앞에서도 났고 뒤에서도 났다. 그리고 좌우 량옆에서 련달아 울렸다.

(포위망에 들었구나.)

대원들은 모두 이렇게 생각하고있었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여전히 태연자약하신 어조로 대원들에게 마음놓고 계속 휴식을 하라고 하시였다.

대원들을 충분히 휴식시킨 다음 그이께서는 드디여 부대에 출발명령을 내리시였다.

그런데 척후대는 망설이고있었다. 사방 적들이 에워쌌는데 어느쪽으로 가야 할지 알수 없었던것이다.

그러자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척후대에게 《저쪽으로 가시오.》하고 부대가 행군할 방향을 가리켜주시였다.

척후대는 그쪽으로 눈길을 헤치며 행군해가기 시작하였다.

이때 참으로 희한한 일이 생겼다. 척후대가 걸어가는 바로 앞에 눈가루를 타래엿처럼 휘말아올리며 회오리바람이 일었는데 그 바람은 대오가 나아가는 앞길에 덮인 눈우에다 선을 쭉 그어놓았다.

모두 눈이 휘둥그래서 서로 마주 쳐다보는데 위대한 수령님께서 말씀하시였다.

《저 회오리바람을 따라가시오.》

척후대는 영문도 모르고 무작정 위대한 수령님의 말씀대로 그 회오리바람이 숫눈길우에 낸 표식을 따라나갔다.

부대는 척후대의 뒤를 따랐다.

얼마쯤 갔을가. 회오리바람은 홀연 사라졌는데 부대는 어느사이 포위망을 무사히 뚫고나왔다.

지휘관들과 대원들은 너무도 놀랍고 희한하고 기뻐서 서로 부둥켜안고 어쩔줄 몰라하였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부대에 휴식명령을 내리시였다.

유격대원들은 그제야 마음을 놓고 푹 휴식을 하였다. 쌓였던 피곤은 봄눈녹듯 사라지고 팔과 다리엔 장수힘이 솟구쳤다.

부대는 또다시 행군길에 올랐다.

먼 행군길에서 그들은 그후에도 몇번씩이나 왜놈들의 포위망에 들어 놈들과 맞다들군 하였다.

그러나 그때마다 대오의 앞에는 회오리바람이 일면서 눈우에다 선을 그어주었는데 그리로 따라가면 매번 무사하군 하였다.

그리하여 김일성장군님부대는 그 어느 부대보다도 제일먼저 북만의 지정된 장소에 도착하게 되였다.

유격대원들은 위대한 수령님께서 신술을 쓰시여 회오리바람으로 부대가 무사히 빠져나갈 길을 열어주시였다고 하면서 그이를 우러러 존경의 마음을 금치 못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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