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109(2020)년 제9호에 실린 글

 

단편소설 

태풍 13호

리 금 성

4

 

강행군으로 옥돌령을 넘어간 김영석과 선로반장은 곧 차수리를 시작했다. 날이 인차 어두워져 우등불을 지펴놓고 온밤 수리한 차는 새벽녘이 되여서야 정상으로 동작하였다.

《눈을 좀 붙이십시오. 자동차밑에서 온밤을 새웠는데 그 몸으론 차를 못 몰지요.》

선로반장의 말에 김영석이 수긍하여 둘은 함께 운전칸에서 쪽잠에 들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김영석은 선로반장이 흔들어깨워서야 눈을 떴다.

《지배인동무, 그만 깨여나시우.》

눈을 번쩍 뜬 김영석은 사위가 어둡다는것 느끼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벌써 태풍13호가 끌고온 먹장구름이 온 하늘을 덮고 줄소나기를 퍼붓고있었다.

선로반장은 배낭에서 비옷을 꺼내 김영석에게 씌워주며 말했다.

《지배인동무, 이거 미안하지만… 마을에 내려가 좀 뜨끈한걸 얻어다주지 않겠습니까. 몸이 막 으시시한게 꼭 감기들것 같아서 그럽니다.》

김영석은 차에서 내려 마을로 달려갔다. 얼마 안있어 돌아와보니 선로반장과 자동차는 없고 비물이 고인 자동차바퀴자리만 두줄로 나있었다.

! 하늘과 땅사이로 벼락이 내뿜는 섬광이 번쩍이였다. 요란한 천둥소리가 멀리 옥돌령우에서 굴러내려왔다.

선로반장은 바로 이 김영석을 위해 그 위험한 길을 홀로 떠난것이다.

아, 내가 어떤 사람들을 우롱했는가, 내가 어떤 사람들에게 죄를 지었는가.

김영석은 선로반장이 간 길을 따라 내달리기 시작했다. 번개도 비줄기도 보이지 않았고 우뢰도, 비와 바람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오직 자기에게 비옷을 씌워주던 그 늙은이의 모습만이 눈에 얼른거렸고 뜨끈한걸 얻어오라고 미안하게 말하던 목소리만이 귀에 쟁쟁히 울려왔다. 그는 그렇게 산사태가 나 돌들이 굴러내린 길을 따라 그냥 달리고달렸다.

김영석이 송배전소에 도착했을 때는 물자들이 다 하차되여 창고에 들어간 뒤였다.

차의 유리창은 돌사태에 맞았는지 박산나 있었다.

그럼, 선로반장은?… 초급당위원장이 다가왔다.

《지배인동지, 수고많았습니다. 너무 걱정마십시오. 선로반장아바인 무사할겁니다. 오는 즉시 구급차에 태워 병원에 보냈습니다.》

김영석은 다시 비발속을 헤치고 군인민병원으로 내달렸다.

입원실에 들어섰을 때 머리에 붕대를 감은 선로반장이 웃으며 맞이했다.

《용서하십시오.》

온몸이 비물에 푹 젖은 김영석은 선로반장의 붕대감은 손을 꼭 잡았다.

《반장동지, 이러면 전 뭐가 됩니까?》

《지배인동무, 내 한가지 사과할것이 있수다. 사실 지배인동무가 처벌을 받은것은 내 탓이우다.》

《예?!》

《군당위원장동지와 난 낚시질친구였수다.

하루는 내 딸한테 선보러오는 총각이 있어서 난 군당위원장동지더러 와달라고 했지요. 나야 사람가려보는 재간이 있나요. 그래 군당위원장동지더러 총각의 금새를 살펴달라고 했지요. 헌데 그날 그 종업원총회가 있었지요. 회의가 늦다나니 난 군당위원장동지와 한 시간약속을 지키지 못했답니다, 군당위원장동진 송배전소밖에서 오래동안 기다렸답니다.

난 무척 미안한김에 그만 종업원총회이야기를 하고말았지요. 그런데 그 일이 이렇게까지 번져질줄은… 지배인동무, 날 용서하시우.》

《아바이, 난 정말 죄를 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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