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111(2022)년 제1호에 실린 글

 

단편소설 

예비대는 없다

 김철룡

(제 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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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드디여 붉은색신호탄 두발이 운을 그리며 공중에 높이 올라 빛을 발산하였다.

즉시 《동》군쪽에서 피아노연주가가 건반을 훑어가듯 군단포가 불을 토하였다.

《동》군의 중장거리포들이 불소나기를 퍼붓자 삽시에 《서》군의 방어진은 불빛과 시커먼 흙먼지로 뒤덮이였다. 골안이 태동하고 포연서린 폭풍이 지휘감시소까지 밀려왔다.

그와 동시에 전각대형을 짓고 부동조애사격을 가하며 방어전연전방으로 《동》군의 땅크들이 전진하였다. 어느새 《서》군의 1차방어거점들을 차지했다는 습격조들의 신호가 울리자 땅크들은 또다시 교호식으로 기동사격을 들이대며 방어종심으로 배심있게 접근하였다.

그야말로 불소나기에 불마당질이였다.

그래도 《서》군의 방어선은 억장이였다.

《서》군이 설비한 차단물 하나하나가 그대로 《동》군의 함정인듯했다.

말뚝차단물로 위장된 감탕홈은 《동》군땅크들의 진맥을 뽑으려들었고 얼음강판으로 된 경사구배는 《동》군의 장갑대오를 극도로 피로케 했다. 근접한 저항세력이 없다 해도 묘하고 견고한 장애물마다에서 《동》군은 어지간히 시간을 떼웠다.

기본전투집단속에 끼운 《동》군의 전진보장대가 아니라면 땅크와 장갑차들은 한발자국도 움직일수 없는 형편이였다.

《서》군참모부는 《동》군의 정면돌파에서 《열쇠》의 역할을 하는 《동》군전진보장대를 《소멸》하는데 모든 화력을 집중하였다.

수백m의 종심깊이를 가진 《서》군반땅크지뢰원을 해제하는데서 용맹을 떨친 《동》군전진보장대의 통로개척장갑차들이 《서》군의 기습으로 훈련에서 모두 제외되였고 붕괴물처리와 락석차단물해체에서 큰 공을 세운 《동》군의 고속불도젤들은 《서》군습격조의 기민한 활동으로 더는 용을 쓸수 없게 되였다.

하지만 《동》군참모부는 배심을 잃지 않고 예비대로 장악하고있는 전진보장대의 다리가설땅크만은 호출할념을 않고있었다. 결정적인 순간을 기다리는것이였다.

《동》군부대장은 초기전투결심대로 작전이 침착하게 진행되는것이 더없이 만족스러웠다.

그의 이런 내심을 누구보다 먼저 간파하신분은 김정은동지이시였다.

《〈동〉군부대장동무가 평시에 지휘참모훈련을 잘했구만. 참모부의 지휘가 째였다는게 알리오. 전시에 참모부는 그 어떤 급변사태에서도 드놀지 않는 랭철한 사고능력과 배짱으로 지휘관의 결심을 완강하게 실천해야 하오. 참모부가 손탁이 있소!》

자기들을 격려해주시는 그 말씀에 《동》군부대장은 어지간히 긴장되였던 마음이 풀리는듯하였다. …

한편 《동》군예비대집결구역의 구분대들은 전투가 시작된것을 포연과 폭음으로만 알고있었다.

바로 그 예비대집결구역에 《동》군참모부가 마지막승리의 《열쇠》로 간주하는 예비대군인들이 은페하여 있었다. 그들중에는 며칠전 진정환의 허풍으로 군의소에서 뛰쳐나온 금석이도 있었다.

금석이 먼저 미안스러운 마음을 안고 정환에게 노죽을 부렸다.

《야- 군의동지도 나왔습니까. 다시 만나서 반갑습니다!》

정환은 그러거나말거나 눈살부터 꼿꼿이 세웠다.

《그러니 땅크를 몰고 여기까지 왔다는거요?》

성이 날사한 정환을 보면서도 금석은 차마 이 훈련장에서야 나를 어쩌랴하는 배심이였다.

《군의동지, 보십시오. 난 이젠 아주 든든합니다. 수술자리도 결리지 않구. …》

그러나 정환은 요지부동이였다.

《동무네 중대장이 어디 있나?》

《왜 그럽니까?》

《아직 안정해야 할 환자를 훈련에 참가시키다니, 그것도 땅크를 태워?》

당장 일을 칠듯한 기세로 사방 두리번거리는 정환의 거동에 금석은 겁이 더럭 난 모양인지 슬슬 얼리려든다.

《진정환군의동지, 그래가지고 나와 진정한 전우가 되겠습니까?》

《내 이름은 왜 그런데 거들어? 내 이름은 말이야, 동무처럼 군의소규정을 군사규정처럼 여기지 않거나 래일은 관계없이 오늘훈련에만 들뜬 사람들을 진정시키는데서 군의의 책임을 다하라는 의미야. 알겠어?》

정환은 단단한 금석이의 팔을 덥석 잡아끌었다. 금석이는 돌로 깎아세웠는지 꿈쩍도 안했다. 오히려 그가 정환을 끌고 으슥한곳으로 갔다. 정환은 힘이 여간 아닌 금석이에게 어쩔수없이 끌려갔다.

《이거 놓으라우!》

정환이 맥없이 소리쳤을 때에는 남들의 눈에 띄지 않는 외딴곳에 와있었다.

《여기서 말 좀 하겠습니다.》

무슨 결판이라도 낼듯이 금석이도 만만치 않게 나왔다.

《군의동지, 내가 뭐 훈련장에 출석이나 그으러 나온줄 압니까? 가뜩이나 예비대에 속해서 화가 나 죽겠는데… 내 이런 심정을 진정시켜주지는 못할망정 도리여 훈련장에서 쫓아내려 하니 이게 무슨 심보입니까? !》

정환은 어이가 없는듯 앙천대소하였다.

《이것봐라, 제편에서 을러?》

《말해보십시오, 중요한 임무를 맡은 절 훈련에서 빼놓으려는게 무슨 속심입니까?》

짐짓 정색해서 노려보는 금석이의 표정에 정환은 기가 막혔다.

《속심은 또 무슨놈의 속심? 이보라우, 동무를 잘 돌봐주라는건 최고사령관동지께서 내게 하신 간곡한 부탁이야.》

《?! …》

《정말이라니까.》

금석은 전혀 믿어지지 않는다는듯 떠듬떠듬 되물었다.

《아니… 난 최고사령관동지를 한번도 만나뵈온적이 없는데… 어떻게 날 아신다는겁니까?》

《이번엔 거짓말이 아니야. 그이께서 나에게 그렇게 당부하셨어.》

진정환은 격정에 젖은 어조로 몇시간전에 있었던 이야기를 차근차근 들려주었다.

금석의 눈가에도 어느결에 초물같은 눈물이 진하게 배여올랐다.

정환은 그러는 그를 사근사근 달래였다.

《동문 아직 안정해야 돼. 수술자리가 터지면 곱절 고생하게 된단말이요.》

그 말이 뜻밖에도 금석을 발끈하게 만들줄은 몰랐다.

《군의동지, 그렇다면 난 더더욱 훈련장을 못뜨겠습니다. 한번도 만나뵈온적이 없는 평범한 로동자의 자식인 날 최고사령관동지께서 친어버이사랑으로 관심하고계시는데 훈련장을 리탈한다는게 어디 도리가 됐습니까? 군인은 결전의 하루를 위해 삽니다. 수술자리가 두번이 아니라 세번, 네번 터지더라도 훈련에만은 꼭 참가해야겠습니다.》

그 말이 분명 정환의 정통을 찌른듯했으나 여전히 능청을 부렸다.

《흥, 말은 제법 잘한다.》

땅크모를 조여쓴 금석은 한발 더 다가들며 처음기세와는 다르게 사정조로 애원했다.

《군의동지, 나를 위하는 군의동지의 진정을 왜 모르겠습니까. 허나 내가 왜 건강해야 합니까?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를 위하여 한목숨바쳐 싸우자고 건강도 필요한게 아니겠습니까? 지금이 바로 한목숨 내댈 때라고 난 생각합니다. 그러니 리해해주십시오, 부탁입니다.》

그 말에 정환은 엄숙해졌다.

《부탁? 난 명령을 집행하는데만 습관됐어. 동무의 그 말은 채 완치되지 않은 환자의 부탁이 아니라 조국의 부름앞에 떳떳이 서있으려는 한 전투원이 군의보장을 책임진 야전군의에게 주는 명령으로 받아들이겠소. 어때, 이렇게 하면 제대로 되는가?》

잠시 얼떠름해졌던 금석은 감지덕지하여 정환의 손을 뜨겁게 잡고 흔들어댔다.

《역시 내가 군의동지를 잘못보지 않았습니다!》

바로 이때 멀지 않은 상공에서 요란한 직승기동음이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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