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111(2022)년 제1호에 실린 글

 

단편소설 

예비대는 없다

 김철룡

(제 5 회)

3

(1)

 

쌍방실동훈련은 시간이 감에 따라 보다 실천적인 성격을 띠고 진행되였다.

김정은동지께서는 쌍안경으로 전방을 주시하시였다.

《동》군의 포병무력이 《서》군의 방어진지들을 정확히 명중하는 모습이 보였다.

《시사사격이 없이도 목표를 단방에 명중하였는데 포사격을 잘하누만! 저런 경우엔 군이 반포전으로… 옳지, 〈서〉군이 제꺽 대응하누만. 포병은 저렇기때문에 한차례의 사격을 가한 다음에는 신속히 사격좌지를 이동전개해야 하는거요.》

그이께서는 여전히 쌍안경으로 전방을 살피시며 총참모부의 일군에게 이르시였다.

《강평지휘부에 알리시오. 〈동〉군의 포들에 정황을 주어 사격을 못하게 하시오. 그리고 량편에 전자장애를 조성하여 무선지휘통신을 마비시키시오.》

모든 작전지휘권을 부대참모부에 위임하고서 지휘감시소에서 훈련진행과정을 관망하고있던 두 부대장의 표정은 각이하였다.

그럴수밖에, 《서》군부대장은 비록 몇개의 차단구역이 돌파당하기는 하였지만 자기네를 정신차리지 못하게 답새겨대던 《동》군의 기본화력이 입을 다물게 된것이 다행스러웠다. 그리고 전파장애로 지휘가 불가능하다 하여도 앉은자리에서 매 계선이 이미 세운 작전안대로 차지한 진지를 완강히 지켜낸다면 세시간이 아니라 삼일이라도 견지할것같았다.

그러나 《동》군은 매우 불리한 처지에 빠져들었다. 도리깨질하듯 상대의 등허리를 답새기던 포병무력을 잃었으니 전진하는 관하구분대들이 화력지원이 없이 싸워야 했고 무선지휘도 보장되지 않는 속에서 예측할수 없는 정황들을 매 전투단위 지휘관들이 단독으로 처리하여야 하였다. 그처럼 믿던 참모부의 역할도 무용하게 된셈이였다. 절망적인 사태앞에 오직 매 구분대와 군인들의 전투능력을 믿는것밖에는 더 다른 방도가 없었다. 그중에도 숨겨두었던 예비대무력에 큰 기대가 갔다.

《동》군부대장은 훈련시작전에 예비대지휘관들에게 참모부와의 련계가 두절되는 경우를 타산하여 미리 임무를 준것이 정말 다행스럽다고 생각하였다.

김정은동지께서는 화상으로 현시된 훈련장의 여러 전투장면들을 바라보시다가 총참모부의 훈련일군들에게 공격하는 부대가 아직 너무 강하지 않는가고 조용히 물으시였다.

공격역을 맡은 《동》군에 보다 더 압박적인 정황을 조성하실것을 바라시는 의도라는것을 제꺽 간파한 일군은 《동》군강평원들을 호출했다.

그 호출에 《동》군부대장은 탄환이 귀뿌리를 스칠 때와 같은 가벼운 전률을 느끼였다.

생활에서는 그처럼 친어버이처럼 군인들을 아끼시는 그이께서 훈련에서는 이처럼 랭혹하게 대하시는 리유를 리해 못할 《동》군부대장은 아니였지만 자기 부대 전사들이 이 가혹한 정황을 극복할수 있겠는지는 바이 알수 없는 문제여서 은근히 두려워지였다.

김일성군사종합대학시절 그이의 가르치심을 받으며 성장한 《동》군부대장으로서는 이번 훈련이 자기의 졸업론문을 실천으로 증명해보일수 있는 더없는 기회이기도 하였다. 그때 그 론문때문에 얼마나 고심했던가. 모두가 그의 론문을 놓고 전투에서 발휘하는 군인들의 대중적영웅주의를 개인영웅주의로 와전시키는 모험적인 작전안이라고 힐난하였다.

그러나 최고사령관동지께서만은 미흡한 그의 작전안을 보시고 현대전에서 만능병사가 차지하는 위치와 역할문제를 강조하려는 시도가 참으로 좋다시며 그것이 우수한 졸업론문으로 되도록 세심한 지도를 주시였다. 헌데 오늘은 지도상의 작전적구상을 실천을 통해 더 세련시켜주시려고 일부러 이번 훈련을 조직해주신것이라고 자기나름의 생각도 가지며 얼마나 좋아했는가.…

그이께서 자기를 밀어주시고 내세워주시는데야 무엇을 주저하랴.

그래서 훈련시작전에도 그렇게 호기있게 《무조건 정면으로 돌진하겠습니다!》 하고 대답올렸건만 정황은 예상을 뛰여넘고있는것이다. 안달복달이난 《동》군부대장의 심리를 엿보신 김정은동지께서는 손짓하시여 그를 가까이 부르시였다.

《오늘훈련은 차단물조성 및 극복능력에 대한 평가만이 아니라 첨단감시기재들이 리용되고있는 현대전에서 자기를 드러내다싶이 하고 싸우게 되는 조건을 가상한 훈련이기도 하오. 난 쌍방간에 로출된 상태에서도 어떻게 싸우는가를 보려 하였는데 벌써 〈서〉군이 동무네 예비대를 겨누고있소. 동무네는 부대의 차후작전적기도를 상대에게 숨기기 위해 예비대를 만들었겠지?》

《예.》

《하지만 상대도 어리숙하진 않소. 현 정황에서는 동무네가 예비대를 작전에 인입시키기도 전에 〈소멸〉될게요. 이래도 공격이 가능하다고 보오?》

《…》

《동》군부대장은 진땀이 나는지 이마를 손바닥으로 문다지였다.

《아마 작전을 머리수나 전투기술기재의 성능만으로 타산했다면 동무의 마음속에서는 동요가 일어날게요.》

그 말씀을 듣는 순간 《동》군부대장은 안온한 골안에 은밀히 집결시켰던 예비대를 마치도 모든 화력이 겨누어진 투광등앞에 세워놓은 심정이였다. 많은 전투교범들을 뜬금으로 외운 자신이 지금 무엇에 의거하여 작전을 벌리였는가. 말로는 군인들의 힘과 의지에 작전의 승패가 좌우되는것이라고 하면서도 실천은 굳어진 전법에 얽매여 예비대에 기대를 걸고있지 않는가. 물론 예비대 그자체도 군인들의 집단이라고는 하지만 지금 자신은 그 예비대의 정신이 아니라 머리수를 먼저 생각하고있지 않는가.… 그러면 자신이 왜서 이런 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했는가?…

끝없는 질문속에 풍지박산날 예비대처럼 머리가 온통 뒤죽박죽이 되는것만 같아 좌절감에 빠져드는것을 어쩔수 없었다.

《동》군부대장은 아찔해지는 정신을 가다듬으려 머리를 저었다.

자기들의 작전적타산이 어디서 오유를 범하였는가에 대해 곰곰히 따져볼새도 없이 《서》군쪽에서는 벌써 정찰용무인기가 떴다.

강평지휘부에서는 그 무인기의 자유로운 비행을 허용할뿐더러 《동》군이 그것을 격추하는것을 불허하였다. 《동》군은 이에 대해 단지 위장으로써만 대응할것을 요구하였다.

은페되였던 《동》군작전예비대의 전진보장대가 종시 적외선 및 열수감장치를 내재한 《서》군의 정찰용무인기에 포착되였다.

《서》군은 무장직승기편대를 띄워 《동》군예비대집결구역에 대한 타격을 진행하였다.

《동》군의 강력한 반항공무력이 대항하였지만 미처 대피하지 못한 여러 공병기재들이 《격파》 당하여 훈련에서 제외되였다.

파국적인 전투상황을 미처 수습할새도 없이 이번엔 경무장한 《서》군습격조가 《동》군의 예비집결구역에서 불의적인 기습전을 벌리였다.

공중과 지상에서 동시에 타격해오는 《서》군의 전투행동으로 《동》군의 손실이 적지 않았다.

두대밖에 없던 다리가설땅크중 간신히 한대가 살아남았지만 공병예비대의 중대장이하 전투원전원이 전투에서 제명당하였다는것을 강평지휘부에서 알리여왔다.

강평원들이 구역을 봉쇄하고 사방 돌아가며 제명 《딱지》를 붙이였다.

모두가 분이 꼭뒤까지 치밀어도 연습규정이 엄격했으므로 어쩔수 없는 일이였다.

정환군의와 함께 으슥한곳에서 말싸움을 벌린 덕에 금석은 요행 제명대상에서 빠지기는 하였으나 《부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아직 사태를 간과 못한 금석은 《겨우 군의소에서 도망쳐나왔는데 또 부상인가?》 하며 익살기가 섞인 목소리로 두덜거리였다.

그러다 《중상》 당한 자기네 중대장과 《파손》된 다리가설땅크를 보고서야 입을 다물고 굳어졌다.

중대장을 대하는 금석의 낯빛은 컴컴했다.

정환군의를 설복하느라 잠간 자리를 리탈한 새 자기의 땅크가 미처 대피하지 못해 앉은자리에서 《파손》되였다고 생각하니 억이 막혔다.

생사를 판가름하는 전장에서 살아도 살수 없는 처지가 어떤것인가를 통감하는듯 금석은 지척거리며 중대장앞에 나섰다.

《날 처벌해주십시오, 나때문에…》

수그린 고개에 짓눌려서인지 금석이의 말은 침통하였다. 변명할 여지가 없었던것이다.

중대장은 시들해진 그의 어깨를 와락 그러잡고서 힘껏 흔들었다.

《정신차려! 처벌은 무슨 처벌이야? 아직 동문 제명되지 않았어.》

금석은 영문을 몰라 의문스런 눈빛으로 중대장을 바라보았다.

《동무 혼자라도 남은 다리가설땅크를 몰고 격전장으로 진출하여 임무를 수행해야겠소!》

그가 자기처럼 완전히 제명되지 않았다는 공병예비대의 전진보장대가 한사람이라도 살아있다는 사실이 《중상》당한 중대장을 그처럼 기쁘게 했던것이다. 허나 그 기쁨은 신호탄의 불꽃처럼 반짝하고말았다.

어느새 다가온 눈이 부리부리한 강평원이 중대장의 기쁨을 일소해버렸던것이다.

《기뻐하긴 이르오. 아무리 〈경상〉이래도 이 동무는 움직일수 없소.》

바로 그때였다. 등뒤에서 《아니?…》 하는

외마디소리가 울리더니 난데없이 중대장앞에 척 나타난 진정환이 맞받아 웨치는것이였다.

《강평원동지! 제가 이 동무를 책임진 군의입니다! 이 동무를 치료하면 안되겠습니까?》

강평원은 뒤를 힐끔 돌아보았다. 전혀 뜻밖이라고 생각해선지 아니면 어이없다고 생각해선지 강평원의 곱지 않은 눈길이 정환의 얼굴을 지나 한쪽팔에 감긴 적십자표식을 유심히 뜯어보고있었다.

그러거나말거나 정환은 눈길을 내리깔고 강평원에게 어느 부위의 부상인가를 물은 후 그에 따르는 상병치료를 침착하게 진행하였다.

왼쪽상박부분에 지혈붕대를 감아주는 정환을 바라보며 금석이 목이 메여 한마디 하였다.

《군의동진… 정말 고맙습니다.》

정환이 건숭 말을 받아주었다.

《부상이나 당한 주제에 말도 많다. 이럴 땐 말을 적게 해야 해. 흥분하면 〈출혈〉이 더 심해지거던.》

붕대를 다 감아준 정환은 주사기를 꺼내들었다.

예리한 주사바늘을 본 순간 금석은 감격했던 금시의 마음을 뒤집어 질겁한 소리를 내였다.

《어- 진짜 주사까지 놓습니까? 이거야 훈련인데…》

《훈련? 아까 누가 말했던가? 훈련도 실전이라고. 가만히 앉아나 있어. 난 진정한것만 좋아해, 가짜를 몰라.》

정환은 금석이 어쩔새도 없이 주사침을 단단한 팔뚝에 사정없이 박았다.

《앗! 아야. 이건 강짜로구나.》

정환은 자기 등뒤에 서있는 강평원이 듣지 못하게 금석에게 귀속말로 속삭이였다.

《진정해, 이건 〈강짜》가 아니라 캄파야. 힘이 날게야.》

주사의 효과인지 금석이 별안간 화닥닥 뛰쳐일어나며 소리를 쳤다.

《우리 중대장동지를 살려야 합니다! 난 아직 구체적인 전투임무를 모릅니다. 중대장동지가 살아야 차후임무를 압니다. 빨리 손을 써주십시오.》

금석의 다급한 호소에 정환은 서둘러 중대장도 응급처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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