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111(2022)년 제1호에 실린 글

 

단편소설 

예비대는 없다

 김철룡

(제 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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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가설땅크가 출발하기 전 화면에 비추인 진정환의 모습을 주의깊게 여겨보신 김정은동지께서는 언제인가 총참모부에서 사업하는 한 일군이 여담삼아 말씀드리였던 이야기가 상기되시였다.

그때 그 일군은 훈련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중 병종의 중요성에 대한 문제를 가지고 론하다가 우스개소리로 자기의 유년시절이야기를 꺼들이였다. 이야기인즉 형인 자기와 동생이 늘 집안에서 한구들 놀이감들을 펼쳐놓고 군사놀이를 하였는데 형제간의 싱갱이는 여간이 아니였다고 한다. 동생이 꼬니알들을 가지고서 《보병》이라며 돌진하면 형은 네모진 나무토막들을 가지고서 《땅크》라며 짓뭉개였고 동생도 덩달아 필갑이며 함통 같은것들을 꺼내들고 똑같이 《땅크전》으로 대항하였다.

그러면 형은 새로운 《병법》을 고안하여 탁구공을 날리면서 《포병전》으로 동생의 《무력》을 여지없이 짓뭉개였는데 역시 동생은 형의 행동만 따라하다나니 똑같은 수법으로 《반포전》을 들이대였다. 이런 식으로 형이 무슨 병종을 《창안》해내면 동생은 그대로 따라하였는데 그게 짜증이 난 형은 상대가 만든 동일한 《병종》을 만들수 없다는 《전쟁규범》을 내놓았다는것이였다. 결국 이 엉터리《규범》이 형제간의 아귀다툼을 산생시키게 되자 형은 보병을 이기는건 땅크요, 땅크를 이기는건 포병이요 하는 식으로 구슬려 동생스스로가 포병을 이기는 병종을 찾게 하였다. 물론 포병을 이기는건 보병이라고 대답해주었다.

동생이 제일 《무기력》해보이는 보병을 선택하게 하자는 속심이였다. 허나 동생은 엉뚱하게도 보병이 죽으면 어쩌는가? 보병을 다시 살려내는 병종은 무슨 병종인가고 물었다. 그때 형도 대답을 못하였다.

바로 그런걸 저녁에 들어온 그들의 할아버지가 그것은 군의라고 설명을 해주면서 조국해방전쟁시기 위생병으로 싸운 교훈담을 설명해주었다고 한다.

그 이야기가 철없던 동생의 가슴에 얼마나 큰 여운을 남겼는지 다 자라 군대에 입대한 후 군의가 되였다고 한다.

그이께서 이야기를 너무도 주의깊게 들어주시는 바람에 일군은 지금껏 자기가 한 말들이 잡스러운 소린줄 알면서도 동생이 군의가 된 후에도 최고사령관동지께서 만능의 싸움군으로 준비할데 대하여 주신 말씀을 받들고 군의부문에서 만능으로 준비하기 위해 무진 애를 쓰는것같다는 자랑까지도 은근히 내비쳐드리고야 이야기를 맺었다. 여기까지 생각을 더듬으시고나신 김정은동지께서는 긴장과 함께 기대를 품으시고 화면으로 비치는 이들의 모습을 주의깊게 바라보시였다.

다리가설땅크는 추진력만이 아니라 자체무게로 인한 가속으로 하여 질풍같이 전진하고있었다.

《동》군의 작전적의도를 누구보다도 적극 마음속으로 지지해주시는 김정은동지이시였지만 그것을 애써 마음속에 묻어두시고 아까부터 흐뭇한 인상으로 뒤에 서있는 《서》군부대장에게 조용히 물으시였다.

《〈서〉군부대장동무, 저 다리가설땅크의 제원에 대해 아오?》

침착한 목소리로 다리가설땅크의 제원에 대하여 유감없이 보고드린 《서》군부대장은 《…이상입니다.》 하고 말을 맺았으나 표정은 어딘가 아픈곳을 찔리운 사람처럼 눈꼬리가 떨고있었다.

뭘 틀리게 말씀드려 그러는가 하고 다들 걱정하는데 실은 《서》군부대장이 자기의 대답속에서 《동》군의 다리가설땅크를 방심해서는 안된다는 최고사령관동지의 암시를 이내 깨달은것같았다.

최고사령관동지, 제가 너무 방심했습니다. 전 저 다리가설땅크가 예비대무력에 속해있었기때문에 적어도 포병의 제2화력타격이 진행된 이후에야 진출할것으로 보고 경솔하게 대했습니다. 헌데 공격하는 기본타격무력과 함께 이렇게 종심깊이 들어올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분명 예비대가 더는 없을거라고 생각했는데…》

말도 채 맺지 못한 《서》군부대장은 고개를 떨구기 바쁘게 미간을 졸라매였다.

《서》군부대장의 때늦은 자책이 마음에 안드시여선지, 아니면 자신의 그 어떤 의도와 상반되는 대답이 나와서인지 그이께서는 가볍게 고개를 저으시였다.

이후 아무 말씀도 없으시였다. 다만 담배 한대를 손에 드시고 불을 붙이려 하시였다.

그러시다 화면에 《동》군땅크들의 전진을 불허하기 위한 《서》군의 반땅크방어무력이 출현하자 화면을 바투 여겨보시였다.

반땅크방어계선을 형성하는 《서》군과 그를 제압하기 위한 《동》군의 전투가 도로를 중심으로 량익측에서 맹렬한 화력전으로 벌어지고있을 때 다리가설땅크는 포연이 타래치는 종짬으로 접근하고있었다.

《서》군의 화력이 불을 뿜지 못하는 《동》군의 다리가설땅크를 《아량》있게 맞아주는데 대해 《서》군부대장은 화가 나는지 미간을 찌프리고 손바닥에 주먹을 맞비비였다.

《동》군부대장도 몹시 긴장되여 누가 볼세라 이마의 땀을 훔치였다.

비록 다리가설땅크가 직접적인 사격은 받지 않는다 해도 실전을 가상한 훈련이여서 작렬하는 포화속으로 접근하는것은 위험을 동반하였다.

모두가 긴장된 눈으로 화면을 주시하였다.

김정은동지께서는 담배불을 붙이시려던 성냥갑을 그냥 손에서 이리저리 굴리시며 화면을 주시하시였다.

한창 달리던 땅크가 갑자기 멈추어섰다.

《서》군부대장은 안도의 숨을 내쉬였고 《동》군부대장은 안타까움에 두손을 주무르고있었다.

심장의 박동마저 임무수행시간에로 육박하는 초침소리처럼 들리는 순간…

《막으라!》, 《전진!》 하는 상반되는 마음들이 마치나 량극에서 초침을 서로 부여잡고 밀거니당기거니 힘내기라도 하는 심정이였다.

그 힘내기로 멎어선듯한 초침과 함께 모든것이 정지된 한순간이였다.

훈련장을 주시하시던 김정은동지께서 별안간 담배대와 성냥갑을 탁에 놓으시더니 손끝으로 화면의 어느 한곳을 가리키시며 지휘감시소가 쩌렁쩌렁 울리도록 말씀하시였다.

《여길 보오. 담이 있구만! 포화력구간의 공간으로 땅크가 빠지고있소. 하하하! 장해!》

 잠시 숨죽었던 모든것이 땅크의 동음속에 다시 살아숨쉬는듯하였다. 다리가설땅크는 포화를 뚫고 맹렬히 질주하였다.

김정은동지께서는 군모를 이마우로 쓸어올리며 안도의 숨을 내부는 《동》군부대장을 여겨보시고는 총참모부의 일군에게 다리가설땅크를 수위한 《동》군의 선두땅크들을 《소멸》할데 대한 정황을 또다시 제시하도록 하시였다.

순간 다리가설땅크의 출현으로 두주먹을 흔들며 환성이라도 지를듯이 좋아하던 《동》군부대장은 입을 하- 벌린채 돌상처럼 굳어졌다. 가혹한 요구성으로 앞으로의 싸움길을 함께 헤쳐가야 할 젊은 지휘관의 담과 배짱을 더 실하게 키워주시고 전장에 나선 군인들을 무쇠덩이처럼 벼려주시려는 의도라는것을 모르지는 않았지만 너무도 뜻밖이여서 심장은 정말 돌처럼 굳어지는것만같았다.

《서》군의 무장직승기들을 상대로 《동》군땅크들이 저항해나섰다.

김정은동지께서는 화면으로 이 모든 광경을 보아주시며 땅크들이 급습하는 무장직승기를 상대로 땅크포로 공작탄을 쏘고있는데 저게 실전이라면 땅크들은 이미 파괴되였을것이라고 지적하시며 무장직승기에 장비된 반장갑유도무기들의 사거리와 땅크포의 사거리를 수자적으로 대비시켜주시였다.

그이께서는 훈련에 방청으로 참가한 군수공업부문의 한 일군에게 실전환경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고나서 화면에 나타난 땅크들의 요소들에 지시봉을 짚어가시며 현대적인 반항공무장을 더 갖추기 위한 방도를 세세히 가르쳐주시였다.

그이께서 말씀하시는 짧은 시간에 실제로 다리가설땅크를 수위하던 땅크들은 모두 《격파》당하여 안개속에 수장되였는지 좁은 골안에는 굼실거리는 포연과 연막밖에는 더 다른것이 보이지 않았다.

종시 《동》군의 마지막기대가 저 포연의 장막속에 사라지는것인가.…

호랑이도 잡아놓고보면 불쌍하다는듯 《서》군부대장까지도 다소 서운해하는 표정이였다.

모두가 포연자욱한 화면을 응시하는데 최고사령관동지께서는 다른쪽 화면에 시선을 주고계시였다.

번번한 훈련장전경이 현시된 화면에는 사정없이 흐르는 시간계수들만이 쉬임없이 이어달리고있었다.

과연 다리가설땅크는 더는 존재하지 않는가?…

긴장한 순간이 흐르는 속에 화면에 뽀얀 눈가루를 날리는 형체가 나타났다. 《서》군부대장까지도 은근히 마음속으로 기대하던 다리가설땅크 923호였다.

김정은동지께서는 자리에서 일어서시였다.

그러시고는 누구보다도 기대어린 시선으로 여겨보시였다.…

그때 다리가설땅크를 몰아가던 정환은 자기가 지금 얼마나 크나큰 믿음을 안고 땅크를 몰아가는지 모르고있었다.

그저 마지막종착점에 다달았다는 기쁨밖에는 더 없었다.

정환은 땅크를 세우고 시창밖을 살피였다.

전방은 고요했다.

몇차례의 불소나기를 맞은 흔적이 력력한것으로 보아 저항세력이 더는 없을상싶었다.

그렇지만 집요한 강평원은 지금껏 정환의 등뒤에서 운전지도를 해오던 《부상》당한 금석이마저 그럴듯한 정황을 주어 제명시켰다.

자신이 최고사령관동지로부터 이번 훈련관정에서 한치의 에누리도 없는 강한 요구성을 제시해야 한다는 당부를 특별히 받았다는것을 아직은 그 누구도 알수 없었다.

그 순간 지휘감시소의 《동》군부대장은 치명상이라도 받은듯이 낯빛이 질려 고개를 떨구었다.

얼어드는 마음을 겨우 다잡아왔건만 마음속 살얼음장에서 뜀박질하던 불안감은 종시 얼어든 《동》군부대장의 담력을 산산이 박산내고만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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