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111(2022)년 제5호에 실린 글
단편소설
소원
리명호
제 3 회
1
(3)
차창밖으로는 깎아지른듯한 낭떠러지와 급한 절벽들로 경사를 이루던 숲속령길이 끝나고 모내기로 들끓는 들의 전경이 펼쳐지고있었다. 논머리마다엔 붉은기가 펄럭이고 포전 한끝에 서있는 방송선전차에서는 경쾌한 노래소리가 온 들판을 들었다놓는데 또 한배미의 모내기를 끝낸 모내는기계가 통통통 용을 쓰며 다음배미로 내려선다.
농립모아래 땀흐르는 얼굴을 수건으로 문다지며 누군가 권하는 음료를 병채로 시원스레 들이키는 운전공청년… 혹시 저 음료가 김수정이네가 생산한 강서약수가 아닐가?…
몸소 운전대를 잡으시고 온밤 차를 달리시면서도 줄곧 김수정지배인에 대해 생각해오신
《언제인가 누군가에게서 들었는데… 부부장동무는 김수정동무를 크게 도와준적이 있다지요?》
《그렇습니다.》
우연이였던지 필연이였던지 그를 처음 알게 되던 때의 일이 어제런듯 눈앞에 떠올랐다.
…경공업부문의 사업을 맡아본지 반년남짓이 지난 어느날 저녁 그의 퇴근길을 막아서는 한 처녀가 있었다. 알고보니 그는 지방에 고향을 둔 처녀로서 평양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3대혁명소조생활까지 거쳤는데 배치담화도 끝난 상태였다. 확정된 그의 배치지는 중앙의 어느 연구소였다.
대학적인 수재로 손꼽히운 그의 재능을 아껴 신중히 토론하고 한 배치였는데 바로 이것이 용감하게 안성욱의 앞을 막아선 동기로 되였던것이다. 놀랍게도 처녀는 강서약수공장으로 가기를 희망하고있었다.
안성욱이 여러번이나 그 리유를 물었지만 그는 고집스레 침묵만 지켰다. 거기에 애인이라도 있는가고 롱삼아 물어서야 처녀는 말했다.
《강서약수공장에는 저의 소원이 있습니다.》
안성욱은 그의 청을 들어주기로 했다. 고향이 지방인 그가 수도의 처녀들도 부러워하는 연구소배치를 마다할적에는 말 못할 남다른 사연이 있어서가 아닌가. 더우기 강서약수공장은 그가 중시하는 사업단위들중의 하나였다. …
그렇다. 김수정은 공장이 맞이할 환희의 그날을 애타게 기다리고있다. 수십년전
애써 소녀의 모습을 상상해보시였다. 이상스럽게도 아직 본적이 없는 그가 김수정의 모습으로 어려왔다. 아마도 그들이 품은 소원이 그리도 불같은것이여서 한모습으로 안겨오는것인가. …
어느새 승용차는 평양시내에 들어섰다.
주변을 살피며 차를 몰아가시던
이때 한쌍의 청춘남녀가
보매 그들은 남다른 사이인듯싶었는데 총각이 아무리 사정해도 처녀는 방싯이 웃기만 할뿐 손에 든 양산을 펼념 않고있었다.
아마도 쏟아지는 해볕을 피할수 없는 련인에게 미안스러운 모양이다. 더는 어쩔수 없었던지 총각이 음료매대로 뛰여갔다.
그런데 청년은 왁새 게구멍 들여다보듯 목을 길게 뽑아들고 매대안을 들여다보기만 할뿐 아무것도 골라잡지 못하고 망설이기만 했다. 그러다가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판매원과 몇마디 말을 주고받더니 매대안의 음료병들을 한아름 안고 처녀에게로 뛰여갔다.
정찬 시선으로 총각을 바라보던 처녀가 그중 골라잡은것은 눈에 선 웬 수지물병이였다.
《저게 어느 공장제품이요?》
《저… 언젠가 강서약수공장에서 시제품으로 만든것을 본적이 있는것 같은데…》
그가 이렇게 말씀올리려는데
《아, 저게 다름아닌 강서약수였구만.》
어느새 처녀의 손에 쥐여진 약수병의 허리를 곱게 두른 띠에서 공장이름이 찍힌 상표를 알아보신것이다.
시뭇이 웃는 총각의 시선속에 병마개가 열리고 보기에도 시원스런 약수가 부걱부걱 거품을 괴여올리며 1회용고뿌에 찰랑찰랑 차오른다. 보일락말락 언듯 피였다 사라지는 희뽀얀 안개!…
건강음료들중에서는 강서약수가 제일이다. 인민들이 강서약수를 제일로 즐겨마신다!
김수정지배인이 이 사실을 알면 얼마나 기뻐하랴.
《
제 꼭 우리 강서약수를 인민들의 사랑을 독차지한 명제품으로 만들어내렵니다. 그날엔
그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