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112(2023)년 제2호에 실린 글 

 

만선기 날릴 때

장 하 형

 

조타를 잡고 반쯤 열린 문으로

선실앞에 달아맨 종 울리며

《그물을 당겨라-》

소리치는 선장의 얼굴엔 기쁨이 피여나누나

 

갑판장의 건드러진 선창소리에

어기영차- 받아넘기는 어로공들

쇠바줄같은 팔로 배 불룩한 그물 당길 때

갈매기도 너흘너흘 춤추며 배전을 도누나

 

권양기에 감겨오르는 물고기그물에서

펄떡펄떡 뛰는 물고기들

어창이 넘어나게 쌓여질 때

동해의 바다고기표본실만 같구나

 

제일먼저 다가선 취사원처녀

어로공들에게 후더운 생선국 대접한다며

주둥이 큰 망챙이만 남비에 담고

취사실로 발걸음 옮기니

 

기관실에서 올려다보는 기관장

갑판우에 선 젊은 청년에게

《거 욕심도 없어

  잔치상에 놓을 큰 게 듬뿍 담아갈게지》

 

취사원과 약혼한 청년도 한마디

《결혼식상엔 물고기보다 꽃을 놓는대요》

《모르는 소리 바다사람은 그전부터

  바다고기 놓아야 고기 잘 잡는대》

 

기관장도 제 말이 옳다는듯 선장얼굴 볼 때

흐뭇한듯 머리를 끄덕이는 선장

어군탐지기며 계기동작상태 살피며

대통물주리 빨아 진한 연기 구수히 날리누나

 

세포비서도 어로공들과 함께

어창에 그득한 물고기더미

물고기들 품종별로 큰 광주리에 담고

노을비낀 수산사업소 하늘가를 보누나

 

우리 당이 제시한

올해 인민경제발전의 주요고지 향하여

폭풍노도쳐가며

애육원 육아원 원아들에게

더 많은 물고기 공급하자고

 

사철 바다를 비우지 않고

바다로 나가면서도 잡고

들어오면서도 잡아

아이들 식탁을 풍성하게 할 마음 다지니

한겨울에도 후더운 가슴을 안고

바다도 출렁이며 춤을 추누나

 

 (청진시 수남구역 말음2동)

 

되돌이
감 상 글 쓰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