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111(2022)년 제1호에 실린 글

 

단편소설 

삶의 메아리

차영식

마지막회

 

이번 실험은 수감부는 물론 측정체계전반에 많은 문제점들이 있다는것이 완전히 드러나게 해주었다. 이 사실을 안 수철은 침상에서 자리를 털고일어났다. 혜영이도 그를 더는 말릴수가 없었다.

연구소의 관심이 인체내유해물질측정체계를 완성하기 위한데로 집중되였다. 측정체계의 수감부로 어떤 재료가 가장 합당하겠는가?

마수철은 다시 문헌연구에 들어갔다.

혜영의 실험실에서는 측정체계의 결함을 퇴치하기 위한 토의가 열기를 띠고 진행되였다.

《인체내 장기별에 따르는 스펙트르선도표를 정확히 작성하자면 다통로분석기의 질을 결정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결론이 섭니다. 그런데 분석기는 계속 불안정하게 동작하고있습니다.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는지 어디 견해들을 말해보세요.》

혜영은 연구성원들을 둘러보며 안타까운 어조로 말꼭지를 떼였다.

《스펙트르선이 자꾸 이동하는걸 보면 수감부에도 문제가 있지만 분석기만이 아닌 요소요소에 결함이 다 있다고 생각됩니다.》

오랜 연구사인 세포비서가 하는 말이였다.

《문제는 체계를 구성하는 매 요소들에서 결함의 원인을 찾아내고 어떻게 퇴치하겠는가 하는거예요.》

집체적토의에서 방도가 나지면 즉시 실천에 넘어갔다.

혜영은 통로분석기를 비롯한 측정체계의 현대화에 달라붙었다. 필요한 전자요소들을 얻으려 과학원의 연구소들은 물론 전국의 공장, 기업소들로 출장을 자주 다니였다. 렬차행군을 많이 했다. 그 과정에 렬차를 놓치거나 사정이 여의치 못하면 때식까지 건네며 역기다림칸에서 한밤을 보내기도 하였다. 출장길에서 돌아와서는 실험설비들의 현대화에서 걸리고있는 문제들을 풀기 위해 모색하면서 밤잠도 잊다싶이 하였다.

그러던 어느날 아침이였다.

아침출근이 박두해오는데 밤새 측정체계의 개조방안을 모색하며 그려보았던 종이장이 보이지 않아 혜영은 속상해났다.

《수영아, 너 종이장 하나 못봤니?》

《무슨 종이장 말이예요?》

밥상앞에 마주앉던 딸애가 눈이 올롱해서 어머니의 얼굴을 빤히 올려다보았다.

《여기 있던 종이장이 어디 갔을가?》

혜영은 방안의 구석구석을 살폈다.

《그렇게 노상 연구에 미쳐서야 사람이 살겠니? 아에미야, 밥숟갈부터 들어라. 그 종이가 발이 있어 달아났겠니? 이부자리에 껴묻어 들어가지 않았나 잘 찾아보려무나.》

며느리의 행색을 보다못해 시어머니가 이렇게 푸념질을 하였다.

그제서야 혜영은 이불짬에서 구겨진 종이장을 찾아냈다. 혜영은 시어머니를 마주보기 민망스러워 어색한 웃음을 지어보일수밖에 없었다.

그러한 날과 날들이 살같이 흘러갔다. 힘들어도 보람은 컸다.

수철의 문헌연구에서도 성과가 있었다.

어느날 저녁 수철이 혜영의 실험실에 나타났다. 혜영은 남편의 얼굴색부터 살피였다. 요즘 병색이 더 짙어보이는 얼굴이였는데 지금은 심각한 표정을 하고있었다.

기억기를 콤퓨터에 동작시키며 주철은 무거운 어조로 말을 뗐다.

《ㅌ재료에 대한 연구에 뛰여든 때로부터 많은 세월이 흘렀소, 그러다나니 ㅌ재료는 이젠 낡은 재료가 되였소. 지금은 세계적으로 감도가 높은 ㅂ재료의 합성에로 지향되고있소. 그런데 난 낡은 ㅌ재료를 만들어낸것이 마치 큰것이나 해결하는것처럼 생각해왔으니… 발전하는 시대의 요구에 따라서지 못한 내가 얼마나 한심하오.》

혜영은 남편의 심정이 리해되였다.

《우리도 대담하게 ㅂ재료의 합성에 뛰여들어야 하오. 그 의향을 소장동무에게 비치고 오는 길이요.》

혜영은 남편의 두손을 잡으며 간절한 어조로 부탁하듯 말하였다.

《여보, 몸을 돌보면서 일하세요. 우리 ㅂ재료의 합성도 같이하자요.》

 

×

 

혜영의 실험탁우에는 오늘도 실험자료들이 수북이 쌓여있었다. 그는 지금 그 자료들을 하나하나 재검토하고있었다.

이때 문기척도 없이 실험실문이 벌컥 열리면서 눈물범벅이 된 딸애의 얼굴이 나타났다.

《어머닌 여기서 뭘해요? 아버지가… 아버지가 병원으로… 흑흑-》

혜영은 허둥지둥 도인민병원으로 달려갔다.

남편이 든 치료실에 들어서니 연구소의 책임일군들과 연구사들이 다 와있었다. 그들은 남편의 치료문제를 놓고 심중히 토론을 하고있었다.

이윽고 연구소소장이 근심에 잠겨있는 혜영에게 무거운 눈길을 보냈다.

《혜영동무, 날 용서하오. 모든것이 다 내 잘못이요. 과학연구성과만 바랬지 우리 과학자들의 건강과 안전에 대해서는 생각도 안했거던. 그래서 당위원회에서는 동무들의 안전을 담보하는 조건에서 실험을 계속하기로 했소. 응당 그랬어야지. 날 욕해주우.》

그럴수록 혜영의 가슴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의 귀전에는 언제인가 하던 남편의 목소리가 공명되여 울려왔다.

《사람들이 우리를 위해줄수록 더욱더 분발해야 하오. 우리야 이 땅의 과학자들이 아니요.》

혜영은 정신을 가다듬고 남편이 못다한 연구사업을 계속해가리라 다짐했다.

혜영은 유해물질에 대한 인체내실험적연구와 함께 측정체계의 동작믿음성을 높이기 위한 현대화사업을 부단히 진행하였다.

ㅂ재료에 대한 연구도 심화되였다. 우리식의 ㅂ재료가 개발되여 인체내유해물질측정체계개발의 돌파구가 열리게 되였다.

 

×

 

날과 달이 흘렀다. 시어머니도 이제는 계시지 않았다. 딸 수영이도 대학에 가고 없었다.

혜영은 남편이 늘쌍 앉군하던 책상앞에 그린듯이 앉아있었다. 책상우에는 남편과 자기의 공동저술로 발표된 인체내유해물질측정체계개발에 대한 학술론문이 실린 과학잡지가 펼쳐져있었다. 글줄속에 남편의 모습이 자꾸만 비쳐들어 혜영의 눈굽이 달아올랐다.

(림하영의 말대로 박사론문을 준비하는것이 옳지 않을가?)

어딘가 마음한구석에 허전한 생각이 갈마들었다.

이때 밖에서 《에헴-》하는 가벼운 기침소리가 났다.

무척 귀에 익은 소리, 아버지의 음성이였다.

《왜 방에 불을 켜지 않고있느냐?》

방안으로 들어선 아버지가 혜영의 물기어린 눈을 마주보았다.

《아버지가 오실줄은…》 혜영은 황망히 자세를 바로하며 전등을 켰다.

이제는 년로하여 집에 들어온 몸이였으나 여전히 혜영의 일신상의 일들을 관심해오는 아버지였다.

《네가 학술발표회에 참가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감개가 무량한듯 아버지는 심호흡을 하며 혜영이 내여주는 방석에 무랍없이 앉았다.

《헌데 애아버진 어디 갔느냐?》

《과학원으로 갔어요, 저… 아버지, 이번 연구론문을 수영이 아버지의 박사론문으로…》

혜영은 어쩔수없이 마음속밑바닥을 드러내보이고야말았다.

《난 그게 잘된 생각같아 보이지 않는다. 내가 알고있는 마수철은 그런 사람이 아니다.》

혜영은 머리를 숙였다.

아버지는 혜영이의 어깨에 가벼이 손을 얹으며 말을 이었다.

《그 사람이 바라는건 한생 나라의 과학발전을 위한 밑거름으로, 조국의 부강번영을 위한 고임돌로 살겠다는게 아니냐. 네가 그렇게 마음쓰지 않아도 된다. 조국은 미더운 자식들의 공적과 위훈을 땅속깊이 묻혀있는 진주보석을 캐여내듯 하나하나 찾아내여 다 빛내줄게다.》

그때로부터 얼마후 TV화면으로는 마수철이와 현혜영이 발명증서를 수여받는 모습이 방영되였다. 열광적인 박수갈채를 보내는 사람들에게 그들은 머리숙여 인사했다.

그날 마수철은 안해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우리 영원히 명예를 위한 과학연구가 아니라 조국의 부강번영에 이바지하는 과학연구를 합시다. 그래야 우리 과학자들을 아끼고 위해주는 조국에 알찬 열매를 안겨줄수 있는거요.》

이것은 우리 시대 과학자, 기술자들의 숭고한 사명감을 깨우쳐주는 참된 삶의 메아리였다.

(녕변군 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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