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110(2021)년 제9호에 실린 글
 

단편실화소설

 

자기를 믿으라

최정희

마지막회

 

어느날 저녁무렵이였다.

며칠째 구질구질 내리던 장마비가 그날따라 무더기로 쏟아져내렸다. 하늘에서는 때없이 번개의 섬광이 번쩍거리고 우뢰소리가 꽈당꽈당 천지를 뒤울리였다.

리용남이 이런저런 생각으로 꾸역꾸역 밀려드는 불안의 그림자를 쫓아내고있는데 별안간 복도에서 쿵당쿵당 발걸음소리가 급하게 나더니 출입문이 벌컥 열리며 회계원이 들어섰다.

《관리위원장동지, 야단났습니다. 제재반장동무네 집이 산사태에 피해를 받았습니다.》

《뭐요?》

용남은 반사적으로 어깨를 솟구며 소리쳤다. 그의 숱진 눈섭이 푸들푸들 떨었다.

《사람들은 어떻게 되였소?》

《마당에 물이 차오르는것을 보고 미리 집에서 나왔기때문에 피해는 없답니다.》

《그럼 됐구만. 회계원동무는 어서빨리 가서 반장동무네 가족을 들일 방을 하나 잘 정돈해야겠소. 불도 뜨뜻이 때고… 어서 가보오.》

용남은 즉시 손전화기로 화물자동차운전수를 찾았다.

《운전사동무, 이제 곧 병원정문앞에 와주시오.》

《여보, 어쩔려구 그래요? 이 몸에 어델 간다구 그러세요, 예?》

안해는 애원어린 목소리로 말하며 그의 어깨를 흔들어댔다.

용남은 안해의 손을 잡아주며 웃음을 지어보이였다.

《여보, 걱정마오. 난 쓰러지지 않아.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고 할 일이 많은데 어떻게 쓰러지겠소.》

《명혁이 아버지!》

그만에야 리경옥은 남편의 무릎에 얼굴을 묻으며 어깨를 떨었다.

용남은 사랑하는 안해의 어깨를 다정히 어루쓸어주었다.

《그만하오. 뭘 큰일이나 난것처럼 그러오. 제재반장네가 이 무더기비에 졸지에 보금자리를 잃어버렸소. 이럴 때 내가 가지 않으면 누가 가겠소? 내 마음이 편치않은데 어떻게 내 다리라고 편안하겠소. 그러니 날 막을 생각말고 당신도 나를 부축해서 함께 가봅시다. 어서!》

잠시후 병원정문앞에서 자동차의 경적소리가 울리자 용남은 안해의 부축을 받으며 입원실을 나섰다.

산사태에 묻힌 집앞에서 안해와 아이들과 함께 억이 막혀 서있던 제재반장은 부축을 받으며 다가서는 관리위원장을 보자 너무도 놀라와 《관리위원장동지!》하고는 더 말을 잇지 못했다.

그의 가족을 관리위원회의 어느 한방에 들이고 생활조건을 불편없이 갖추어준 리용남은 장마가 끝나자 조합원들을 총동원시켜 한달만에 새집을 번듯하게 일떠세워주었다.

본래의 집보다 훨씬 더 크고 멋있게 지은 새집에 입사한 제재반장과 그의 가족은 자기들에게 차례진 행복이 꿈만같아 밤깊도록 잠들지 못하였다.

그해 가을 리용남은 조합원들의 살림집을 완전히 해결할 목적밑에 현대적인 소층아빠트를 건설하기 시작하였다.

어느날 자재구입차로 강선에 갔다가 돌아오는 리용남을 정문앞에서 기다리고있던 리정수가 반겨맞았다.

《관리위원장동지, 수압대패기가 성공했습니다.》

《그렇소? 그래 제품의 정결도는?》

용남은 타는듯한 기대와 호기심에 입술을 감빨며 성급하게 물었다.

《판자면이 얼마나 매끈한지 거울처럼 반들반들합니다》

《그게 정말이요? 그러니 성공이란말이지. 어서 가봅시다. 어서!》

관리위원장과 함께 새로 개조한 수압대패기앞에 이른 정수는 신이 나서 설명하였다.

《좋구만. 가동시켜 제품을 밀어봅시다.》

리정수가 전동기스위치를 넣자 수압대패기가 소리를 내며 기세좋게 돌아가고 수압대패기기대공이 판자 한개와 각재 한개를 익숙된 솜씨로 밀어냈다.

용남은 깎아낸 제품의 겉면을 깐깐히 살펴보고 쓸어보았다. 손끝에 마쳐오는 부드러운 촉감과 반들반들 윤기가 자르르 도는 매끈한 맛이 기막히게 좋았다. 수평도 정확히 맞추어졌고 각도 직각으로 원만히 잡히였다.

《정말 매끈하구만. 이만한 정결도면 그 어떤 고급한 목제품들도 다 만들어낼수 있겠소. 성공이요. 완전성공이요.》

용남은 량손에 제품들을 높이 쳐들어 흔들며 작업장이 떠나갈듯 환성을 올리였다.

드디여 설비현대화의 첫 대문이 열리게 되였다.

바야흐로 기업소는 목제용생산의 핵심부라고 할수 있는 수압대패기의 성공을 시작점으로 하여 련이어 성공의 동음을 높이 울렸다.

리용남은 새로 건설한 건조로에 콤퓨터프로그람에 의한 열수감장치와 습도수감장치를 발명하여 제작설치하였다. 또한 목탄제조방법을 창안도입하고 리정수와 함께 목탄가스발동발전기를 만들어냈다.

용남은 그밖에도 수십건의 발명과 창의고안을 하여 수많은 과학기술성과도입증과 등록증, 발명증서를 수여받았으며 전국적으로 진행된 마감건재 및 건설기공구, 설비전시회에서 영예의 1등을 쟁취하였다.

조합에서는 집단적인 기술혁신운동을 활발히 벌려 종전의 낡은것을 완전히 털어버리고 절삭기, 량면진동기, 수평연마기를 비롯한 22종의 40여점의 설비들을 완전히 현대적으로 개조하였다.

이 나날 리용남관리위원장은 결사관철의 정신으로 공장의 생산활성화를 높은 수준에서 실현함으로써 해마다 인민경제계획을 넘쳐 수행하고 인민생활향상에 크게 기여하여 사회주의애국공로자로, 도인민회의대의원으로 되였으며 여러차례의 국가적인 대회들과 회의에 대표로 참가하여 경애하는 김정은동지를 모시고 영광의 기념사진을 찍는 최상최대의 행복을 받아안게 되였다.

주체107(2018)년 6월초 어느날 맹산군목재 일용품생산협동조합에서는 전국적인 보여주기사업이 진행되였다.

현대미를 뽐내며 우뚝 솟은 덩지큰 건물, 번쩍번쩍 윤이 나는 멋진 목공기계설비들, 시간당 수십키로의 전력을 생산하는 목탄가스발동발전기, 수십마리의 돼지들과 병아리, 닭들이 욱실거리는 축사며 푸르싱싱한 남새들이 자라고있는 태양열남새온실, 버섯재배장, 그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현대적인 고급가구들, 조합의 구내와 담장둘레에 활짝 피여난 살구꽃, 복숭아꽃들은 참관자들의 감탄을 자아내였다.

제품진렬실에서 청중속의 한사람이 리용남에게 말했다.

《관리위원장동지, 정말 대단합니다. 저는 이 외진 산골군에 이처럼 훌륭한 공장이 있는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우리도 이 공장을 따라배우고싶은데 경험을 좀 들려주십시오. 이를테면 성공의 비결이랄가.》

리용남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낮으면서도 무게있는 어조로 대답하였다.

《특별히 비결이라고 할만한것은 없습니다. 굳이 비결이라고 한다면 자기 힘을 믿고 동지들을 믿고 집단을 믿었다는것입니다. 말하자면 우리 자신을 믿었다고 할가요?》

자신을 믿는다! 참 좋은 말입니다.》

그 사람은 고개를 끄덕이며 얼굴에 자못 숙연하게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가지게 되니 힘이 생기고 지혜가 생겼으며 기어이 일떠서야겠다는 각오와 배짱이 나오고 뚫고나갈 묘술이 나왔습니다. 바로 그 믿음에서 사람들을 위해주는 뜨거운 정이 흘러나왔습니다. 그런 믿음, 그런 정이면 이 세상에 못해낼 일이 없다는것을 저는 확신합니다.》

순간 요란한 박수소리가 터져올랐다.

찬탄과 축하의 박수소리를 들으며 서있는 리용남의 둥그스름한 얼굴에는 이름할수 없는 긍지와 환희의 빛이 물결치고있었다.

 

되돌이
감 상 글 쓰 기

홈페지봉사에 관한 문의를 하려면 여기를 눌러주십시오
Copyright © 2003 - 2022 《조선륙일오편집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