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110(2021)년 제12호에 실린 글
단편소설
아름다워지라
리 명 순
(제 3 회)
3
암진단을 받은 절망속에서도 쓰러지지 않고 결단코 자리를 차고일어나 창작한 고심어린 작품을 대하시는
(작곡가선생, 수고가 많았습니다.)
사실 그것은 음악을 열렬히 사랑하는 한 인간의 피타는 몸부림이였고 마지막순간까지 조국과 인민을 위해 자기의 모든것을 깡그리 바쳐 충실히
복무하려는 한생의 메아리와도 같은것이였다. 선률마다에서 울려나오는 한 녀인의 아니, 한 어머니의 비장한 결심과 절절한 심정을
그러나 새로 창작한 노래에는 좋은 점만 있는것이 아니였다.
노래를 악보로도 보시고 예술인들이 형상한 음악으로도 들으시였는데 들을수록 노래의 양상이 어둡고 힘이 느껴지지 않으시였다.
올해 정초부터 105땅크사단과 만경대혁명학원을 비롯하여 온 나라 인민들을 찾고찾으시며
우리 힘껏 팔을 끼고 어깨를 겯고
조금만 기다리면 인차 전화는 련결될것이다. 그러나… 암진단을 받은 그에게… 더구나 이 깊은 밤중에…
문종성은 왜 아직 소식이 없는가…
해당 일군으로부터
그 조각상은
《선녀들이 여기 인민극장에 〈시집〉을 왔습니다.》
《얼마나 좋습니까. 이제부턴 아름다운 선녀들도 인민을 위해 마음껏 노래를 부르게 되였으니 그 노래를 들으며 인민들이 즐거워할것이고 녀성들은
모두 선녀처럼 아름다워질것입니다.
문종성은 눈시울을 슴벅이였다. 산원의 불밝은 창가가 떠올랐다.
그러나 다음순간 문종성은
《아직도 인민들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셔지지 않고있습니다. 군인들도 그렇고 사회의 사람들도… 많은 사람들이
그래서 난 이번 3. 8절에는 경축행사를 여느때보다 특색있게 조직하려고 하는데 동무들의 의견은 어떻습니까?》
놀라움과 경탄만을 표시하는 일군들을 보신
그러시면서 나이가 많은 녀성들속에 혹시 남편이 없는 녀성들도 있을수 있으니 그들은 자식들과 함께 참가하면 될것이라고 구체적인 세부에 이르기까지 가르쳐주시는것이였다.
아, 어쩌면 저리도 세심하고 사려깊으실가. 불현듯 문종성의 뇌리에 녀성작곡가의 일이 생각났다. 암에 걸린 그 녀성만은 그 행복한 자리에 참가하지 못하겠구나 하고 생각하니 죄책감으로 얼굴을 들수 없었다.
(지금쯤 조현일이 련락을 받았을가.…)
사실 조현일이 고향에 가고 없다는 말을 들었을 때 속에 불이 이는것같았지만 문종성은 인차
그들에게 조현일이 전화를 받는 즉시 평양으로 떠나도록 해줄것을 부탁하였지만 련락이 제대로 되였는지 알수 없었고 련락이 되였다고 해도 이런저런 조건으로 시간이 지체될것 같아 속이 타들었다.
문종성이 가슴을 옥죄이며 전전긍긍하고 있을 때 극장을 다 돌아보신
《그래 어떻게 되였습니까.》
《혹시 그 동무의 고향집에 무슨 일이 생긴건 아닙니까?》
《군병원일군들의 말에 의하면 별다른 일은 없는것같습니다.》
《참, 환자에 대해서는 알아보았습니까?》
《예, 그 환자는 애기어머니였는데 일부 사람들속에서 암이 아닌것같다는 의견도 제기되여 혼란이 조성되였다고 합니다.》
《그래 어떻게 되였습니까? 조현일과장동무가 확진했답니까?…》
《예, 오진했던것이 틀림없었답니다.》
《그래요?》
《조현일과장을 빨리 데려와야 하겠습니다. 그는
《알았습니다.》
《그렇다고 내가 과학을 무시하자는것은 아닙니다. 설비가 오진할수도 있지 않습니까.》
《정말 설비가 오진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글쎄 오늘 아침에 승용차에 앉아있는데 문동무가 뛰여오면서 검진설비가 오진을 했으니 작곡가선생은 무사하다고 막 소리를 치는게 아니겠습니까. 난 너무 기뻐서 춤까지 추었습니다. 그런데 글쎄 눈을 뜨니 그게 꿈일줄이야.…》
아쉬움에 겨워 말씀하시는
가슴이 찌르르해났다. 얼마나 속을 태우시였으면…
《검진결과를 기다리겠습니다. 우리에겐 시간이 없습니다.》
《작곡가선생에게 전해주시오. 다른게 아닙니다. 노래 〈조선의 힘〉입니다. 이것을 보면서 작곡가선생이 힘을 얻게 되기를 내가 간절히 바라고있다고 전달해주시오.》
문종성은 마치 온 세상이 통채로 자기의 손에 쥐여진것만 같은 가슴뿌듯함을 느끼며
다음날 평양으로 향한 고속도로로 한대의 승용차가 달리고있었다.
자꾸만 손수건을 꺼내여 눈굽을 누르는 조현일을 말없이 바라보며 문종성도 끓어오르는 격정을 조용히 묵새기고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