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110(2021)년 제12호에 실린 글

 

단편소설 

 아름다워지라

리 명 순

(제 4 회)

4

 

며칠후 아직 날도 밝지 않은 어뜩새벽에 문종성은 녀성작곡가의 최종검진소식을 가지고 그이께서 계시는 곳으로 가게 되였다.

김정은동지께서 푸름푸름 밝아오는 정원의 잔디밭에서 아침산책을 하시는줄로만 알았던 문종성은 그이의 손에 묻은 흙을 보고 놀랐다.

아직 날씨도 쌀쌀한데 그러다 감기에라도 드시면?…

그이께서는 문종성의 심정을 헤아리시며 미소를 지으시였다.

《왜 그렇게 놀랍니까? 새 품종의 잔디에 대한 연구를 직접 하고싶어서 시작한 일이니 량해하여주시오. 손을 대지 마시오.》

경애하는 김정은동지!》

《자, 작곡가선생의 최종검진소식이 나왔다는데 어서 들어봅시다.》

그 어떤 간절한 기대감이 끓어번지는 그이의 안광을 우러르며 문종성은 그만 머리를 떨구었다.

《일없습니다. 어서 솔직히 말해보시오.》

《저… 다시 여러차례 검진한데 의하면 종양이 확실합니다.》

《그러니 수술을 해야 하겠군요. 그래 몇기쯤 되였답니까?》

《조기적발되였기때문에 다행히 암세포는 그리 크지 않아 수술하면 성공률은 90프로이상입니다.》

《그런데 왜 그렇게 침통해서 그럽니까?》

경애하는 김정은동지, 이번에 저는 정말 많은 체험을 하였습니다. 세계적으로 유선암환자들이 폭발적으로 많아졌다는 말은 들었지만 우리 나라에서도 유선암환자들이 실지로 늘어나고있다는것을 전 미처 몰랐습니다.》

《최근 세계보건기구는 지난 기간에 가장 흔하였던 페암이나 직장암을 릉가하여 유선암이 가장 보편적인 암질환으로 되였다는것을 밝히였고 많은 과학자들이 그 원인을 밝히려 하고있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고있습니다.》

《정말 우리 장군님이 아니시였다면…》

《옳습니다. 우리 장군님께서는 평양산원 유선종양과를 현대적으로 꾸리도록 하시고 도병원들에 유선종양과를 내오도록 조치를 취해주셨습니다. 자신께서 품들여 키워주신 조현일과장동무를 보내시여 지방병원들에서 유선종양전문가들을 키워내도록 하시고 유선암환자치료에서 전환을 가져오도록 해주시였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현대적이며 종합적인 의료봉사기지를 일떠세우실 준비를 다해주신것입니다.》

문종성은 그이의 말씀에 머리를 깊이 수그리며 말씀드렸다.

《그동안 저를 비롯한 일군들이 일을 쓰게 했더라면 그 의료봉사기지는 이미 일떠섰을것인데… 제가 정말 큰죄를 저질렀습니다.》

김정은동지께서는 심한 자책속에 잠긴 문종성의 마음을 능쳐주시려는듯 이렇게 말씀하시였다.

《인차 착공하게 되니 너무 자신을 탓하지 마시오. 내가 인민군대의 제일 힘있는 건설단위에 과업을 주었습니다.》

경애하는 김정은동지! 정말 고맙습니다!》

문종성이 감격에 겨워 말씀올리자 그이께서는 잠시 놓으셨던 일손을 잡으시며 미소하시였다.

《문동무는 내가 그 건설의 건설주, 시공주라는걸 잊었습니까.》

너무도 큰 충격속에 잠겨 서있던 문종성은 그이께서 나무기재를 드시고 멀찌감치 나가셨을 때에야 자기를 깨닫고 황황히 다가서며 청을 드리였다.

그이께서 《거의다 됐으니 손을 대지 마시오.》라고 하시며 만류하였으나 문종성은 물러서지 않고 거듭 청을 드렸다.

땀이라도 흠뻑 흘려야 온몸을 휩싸고있는 자책감에서 벗어날것만 같았기때문이였다.

그이께서는 웃으시며 《정 그러면 함께 합시다.》라고 하시며 자리를 내여주시였다.

문종성은 나무기재를 든든히 잡고 조심히 밀고나가며 그이의 말씀을 가슴속에 소중히 간직하였다.

《부부장동무, 시작이 절반이라고 건물이 일떠서는것은 문제가 아닙니다. 문제는 실력있는 의사력량인데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기로 하였습니까?》

문종성은 자세를 바로하며 침착하게 말씀드렸다.

《예, 지금 있는 유선종양과 의사들을 모체로 하여 새로 배치되는 대학졸업생들로 단기강습을 조직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산과에서 일하는 의사들중에서 림상경험이 풍부하고 의술이 높은 동무들을 선발하려고 합니다.》

《음, 어디 한번 잘해보시오. 조현일과장선생은 건강합니까?》

《예, 새 출발을 한것같습니다. 요즘은 치료사업에서 왕성한 정열을 발휘하고있습니다. 그리고 자기가 얻은 경험에 기초해서 유선종양연구에 대한 책을 집필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김정은동지께서는 만족한 웃음을 지으시며 성큼성큼 기재를 밀고나가시였다.

불에 구워 채로 친 부드러운 흙이 그이께서 기재를 밀고나가시는데 따라 비단필처럼 이리저리 펼쳐지고있었다.

예로부터 많은 문인들이 이런 흙을 가리켜 어머니의 젖가슴에 비유하기를 좋아하였다.

그 표현을 어찌 부드러움 한가지를 말하는것이라 하랴. 자기를 다 바쳐 새 생명을 키워내는 어머니들의 수고와 로력에 대한 칭송의 뜻으로 해석해야 할것이다.

그러나 그 수고많은 어머니들의 생명이 암이라는 보이지 않는 인자에 의해 위협을 당하고있다. 가정의 행복과 자식들의 운명이 어머니들의 손에 달려있다고 볼 때 그 위협은 결코 간과할수 없는것이다.

폭탄이 터지고 총포성이 울리는것만 전쟁인것이 아니라 인민의 생명안전에 위험으로 되는것은 그것이 무엇이건 전쟁으로 선포하고 기어이 박멸해치워야 한다. 그이의 사색은 다시 조현일과장에게로 가닿으시였다.

그가 왜서인지 몹시 고민했다고 했지. 그것이 무엇인가.…

모판고루는 일이 끝나고 문종성이 정원입구에 있는 씨앗그릇을 들고왔을 때 그이께서는 나직이 물으시였다.

《문동무는 조현일과장이 고민했다고 했는데 그 원인을 어떻게 생각합니까?》

문종성은 미처 그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지 못했다고 솔직히 대답올렸다.

《그렇다면 내 생각을 들어보시오. 그는 대학시절에 벌써 암과의 전쟁을 선포했던 사람입니다. 장군님께서 계실 때에는 건축에 대한 전문기술을 배우지 못했지만 병원의 형성안과 설비안까지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지방병원의 많은 의사들을 유선종양전문가로 키웠습니다.

그렇게 열정에 넘쳐 일하던 사람이 왜 갑자기 고민에 사로잡혀 맥을 놓았겠는가. 단지 교만하다, 소총명이 있다 하는 비판때문이겠는가. 아닙니다, 그는 자체모순에 빠졌을것입니다.》

《예?》

《왜 안그렇겠습니까. 자기를 배워준 스승도 나라사정을 운운하면서 값이 눅은 설비들만 고집하는데 그라고 무슨 뾰족한 수가 있습니까?》

그이께서는 씨앗그릇에서 깨알보다도 더 작은 씨앗들을 한줌 쥐시고 고루 펴신 모판에 뿌리시며 말씀을 이으시였다.

《이 씨앗은 흙에 묻혀 보이지 않습니다. 이 보이지 않는 씨앗들이 싹터 꽃이 피고 열매를 맺기까지에는 많은 빛과 수분, 영양물질이 필요합니다. 조현일동무와 같은 인재들도 우리 장군님께서 마련해주신 씨앗과 같다고 할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씨앗들이 물을 못먹고 빛을 못본다면 어떻게 아름다운 꽃과 열매를 바랄수 있겠습니까.》

문종성이 자책어린 시선을 아래로 떨구었다.

《일찌기 우리 수령님들께서는 녀성들을 위한 일에서는 수지타산을 앞세우지 말아야 한다고 가르치시였습니다. 녀성들을 위해 보석주단까지 깔아주신 우리 수령님들의 그 하늘같은 사랑을 한시도 잊지 말고 인민을 위한 일에 천가지, 만가지 애로와 난관이 가로놓여있다 해도 기어이 이겨내야 합니다.

그러자면 조현일동무와 같은 의료일군들의 사업과 생활을 늘 깊은 관심을 가지고 돌봐주어야 합니다.》

《알겠습니다. 그 뜻을 명심하겠습니다.》

《문동무는 이제부터 나라의 보건실태를 전반적으로 료해장악하시오. 가까운 몇해안에 우리는 의약품공장들과 의료기구공장들의 면모를 새 세기의 요구에 맞게 완전히 일신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사회주의보건시책이 인민들의 피부에 직접 와닿게 해야 합니다.》

그이의 크나큰 뜻을 받아안으며 문종성은 순간에 자기 심장이 몇배로 커지는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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