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110(2021)년 제12호에 실린 글

 

단편소설 

 아름다워지라

리 명 순

(제 5 회)

5

(1)

 

신록이 무르녹는 여름이 다가오고있었다.

평양산원 앞거리의 살구나무가지들에 향기로운 살구열매가 무르익을무렵 김정은동지께서는 평양산원에 새로 건설되고있는 새로운 의료봉사기지건설장에 들어서고계시였다.

건물은 거의 완공되였는데 아직 설비들이 들어앉지 못하고있었다. 산원의 책임일군들과 문종성 그리고 건설을 담당한 인민군대지휘관들이 그이를 수행하고있었다.

그이께서는 빠른 걸음으로 마감공사가 한창인 건물안으로 들어서시며 말씀하시였다.

《많이 생각해보았는데… 이제는 이 병원에도 이름을 지어주어야 한다고 봅니다. 어떻습니까?》

그이의 말씀에 평양산원의 책임일군이 대답올렸다.

《저, 이 병원을 지을 때 우리 의사들속에서 유선종양연구쎈터라고 하자는 의견들이 제기되였댔습니다.》

그의 대답을 주의깊게 들으시던 그이께서는 웅장한 산원의 자태를 바라보시며 이렇게 말씀하시였다.

《그래 그 이름이 마음에 듭니까? 일반적으로 구락부나 상업중심 같은데도 그런 이름을 붙이는데 귀중한 우리 녀성들에게 새 생명을 안겨줄 이 집을, 위대한 장군님께서 그토록 정을 다해 관심해주셨던 이 사랑의 집을 어떻게 그런 식으로 부른단 말입니까?》

그이께서는 뒤따르는 문종성을 돌아보시였다. 그동안 문종성은 보건부문의 공장, 기업소들을 현대화하고 문수지구에 새로 일떠세울 병원들의 형성안과 설비안을 작성하는데 정열을 쏟아붓다나니 퍽 수척해졌다.

그이께서는 저으기 아프신 심정을 누르시고 산원일군을 바라보시며 말씀을 이으시였다.

《이제 이 병원에서는 온 나라 녀성들을 대상으로 하여 수술도 하고 암에 대한 연구도 해야 하는것만큼 유선종양연구소라고 하는게 어떻습니까?》

《그게 좋을것같습니다.》

산원일군이 웃음꽃을 피우며 말씀드렸다.

《마음에 든다니 기쁩니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그이의 뇌리에 얼마전 평양산원 의사, 종업원일동이 올린 편지를 보시던 일이 떠오르시였다.

위대한 수령님 탄생 100돐을 앞두고 415번째 세쌍둥이가 태여난 경사스러운 소식을 전하면서 그들은 위대한 수령님들의 업적을 길이 빛내이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결심들을 다지였다.

김정은동지께서는 그날 얼마나 기쁘시였는지 모르신다. 세쌍둥이가 태여나는것은 나라가 흥할 징조라고 하시며 온갖 전설같은 사랑을 다 돌려주신 위대한 수령님과 위대한 장군님 생각으로 가슴이 뜨거워지시였다.

그래, 나라가 흥할 징조다! 수령님의 조선, 장군님의 조국이 이제 세계의 하늘가에 우뚝 솟을 그날은 오리라!

그이께서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다짐하시며 그들이 올린 편지에 활달한 필치로 인민을 위하여 복무합시다라고 회답을 써주시였다.

그것은 편지를 올린 산원의 일군, 종업원들에게만이 아니라 자신께 하시는 당부였고 다가올 미래앞에 다지시는 엄숙한 맹세였다.

그이께서는 그 일을 상기하시며 산원의 책임일군에게 물으시였다.

《아직 걸린 문제가 있으면 이 자리에서 다 말해보시오.》

경애하는 김정은동지, 우리 산원에 이렇게 훌륭한 병원을 또 하나 건설해주셨는데… 이제 무엇을 더 바라겠습니까.》

그가 감격에 겨워 진정의 말씀을 아뢰였다.

《나를 손님으로 여기는게 아닙니까.》

그이께서 짐짓 성을 내시며 하시는 말씀이였다. 당황해진 산원일군이 어찌할바를 몰라하자 그이께서는 미소를 지으시며 간곡히 당부하시였다.

《나도 이 병원건설에 손님으로가 아니라 주인으로 참가하고싶어서 그러니 서슴지 말고 어서 말해보시오.》

김정은동지께서 겸허하게 하시는 말씀을 받아안으며 문종성은 눈시울이 뜨거워지는것을 금할수 없었다.

민족의 대국상을 당한 슬픔에 잠겨 누구도 감히 엄두도 내지 못했던 병원건설을 몸소 상기시켜주시고 친히 건설주, 시공주가 되여주신 그이, 인민군대건설부대를 보내주시고 걸음걸음 지혜를 주고 힘을 주며 이끌어주신 그이가 아니시였다면 이 병원이 어떻게 일어섰을것인가?!

김정은동지께서 문득 문종성에게로 돌아서시며 말씀하시였다.

《참, 조현일과장동무가 어데 있습니까. 아무래도 그 동무를 데려와야 할것같습니다. 형성안이랑 설비안이랑 직접 작성한 동무이니 유선종양치료에서 걸리고있는 문제들은 누구보다도 그가 잘 알것입니다.》

《알았습니다. 조현일과장을 찾겠습니다.》

문종성은 조현일이 또다시 받아안은 믿음과 사랑이 자신이 받은 영광처럼 생각되여 가슴이 벅차올랐다.

그러나 한편 조현일에 대해 스승으로서 그리고 일군으로서 위구심이 생기는것을 어쩔수 없었다. 며칠전 문종성은 조현일을 만난 기회에 그동안 자기가 미처 관심을 돌리지 못한데 대해 사죄하였다.

그러자 조현일은 이렇게 말하는것이였다.

《그러지 않아도 부부장동지를 찾아가려던참이였습니다. 부부장동지, 과학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있지 않습니까. 그에 비해볼 때 제가 만든 그 설비안에도 부족한것이 많은것만 같습니다.》

《뭐라구? 동무는 나라사정을 생각해보고 그러오?》

조현일은 놀라와하는 문종성을 침착하게 바라보며 한마디한마디 찍어말하였다.

《저도 알고있습니다. 제국주의자들이 우리 공화국을 고립압살하려고 피를 물고 날뛰며 군사적위협을 가해오고있는 조건에서 온 나라가 허리띠를 졸라매고있지만 당에서는 우리 보건부문에 주실수 있는 온갖 사랑과 배려를 다 돌려주고있다는것을 말입니다. 우리 산원에만 해도 손으로 다 꼽지 못할 정도로 배려가 크다는것도 제가 왜 생각 못하겠습니까. 그렇지만…》

문종성은 또 그의 입에서 암은 간단치 않다는 말이 나오리라는것을 예감하며 시계를 보는것으로 조현일의 말을 밀막은것이 후회되였다. 시간이 들더라도 좀더 품을 들여 그를 리해시켰어야 했었다.

문종성은 조현일이 지금 한창 수술중이라는 소식이 전달되는바람에 생각에서 깨여났다.

김정은동지께서는 보고를 받으시고 아쉬운 표정을 지으시며 산원일군에게 말씀하시였다.

《과장선생을 꼭 만나보고싶었는데 수술중이라니 별수 없군요.… 그런데 작곡가선생의 치료에선 전진이 있습니까?》

그이의 물으심에 산원일군이 정중히 대답올리였다.

《예, 잘되고있습니다. 수술전 약물치료를 하고있는데 암세포의 활성이 현저히 줄어들고있다고 합니다.》

《참 반가운 일입니다. 정말 수고가 많았습니다. 나도 환자의 가족측에 서서 의사선생님들에게 고마움의 인사를 드리고싶습니다. 》

김정은동지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며 산원일군의 두손을 꼭 잡아주시였다.

경애하는 김정은동지!》

산원의 책임일군이 감격에 목메여 그이를 우러르는데 그이께서는 유선종양치료에서 더 요구되는게 정말 없는가고 거듭 물어주시였다.

잠시후 문종성은 산원일군이 주밋거리며 무엇인가 그이께 말씀드리는것을 볼수 있었다.

《다목적렌트겐과 CT 말이지요?》

그이께서 이렇게 큰소리로 반문하시였다.

산원일군은 아버지의 주머니가 비여있는줄 알면서도 손을 내민 철없는 소녀처럼 생각되여 얼굴만 붉히는데 그이께서는 너그러이 웃으며 말씀하시였다.

《약속합니다. 어떻게 해서나 내 그것을 꼭 해결하겠습니다.》

문종성은 그이를 우러르며 조현일을 생각하였다. 그가 그렇게 바라면서도 차마 말하지 못했던 설비들도 바로 그것이였다.

 

김정은동지께서는 그날밤 자정이 넘었을 때에야 집무실에 들어서시였다. 자못 무거운 심중을 안고 방에 들어오신 그이께서는 일손을 쉬이 잡지 못하시였다.

아직 보셔야 할 문건은 많은데 어째선지 낮에 다녀오신 유선종양연구소의 건물외형이며 건설중의 입원실과 치료실들이 자꾸만 떠오르시고 자신께서 그곳 일군들에게 하신 약속이 되새겨지시였다.

필요한것이 있으면 말해보라고 했을 때 선뜻 입을 열지 못하던 산원일군의 얼굴도 떠오르시고 나라의 어려운 경제형편을 고려하여 일부 설비들에 대해서만은 여러 안으로 문건을 다시 작성하여 올리자고 론의했다고 하던 문종성의 얼굴도 떠오르시였다.

그들의 심정이 모두 리해되시였다.

하지만… 어려운 나라사정만을 앞에 놓으면 아무일도 할수 없지 않는가.

위대한 수령님들께서 평양산원을 건설해주시고 아이들을 나라의 왕으로 내세워주신것은 결코 나라살림이 풍성해서, 무엇이 남아돌아가서 해주신 일이 아니지 않는가. 나라사정이 그토록 어려웠던 고난의 행군시기에도 평양산원의 불빛만은 한순간도 꺼지지 않게 해주신 이 한가지 사실만 놓고도 조국의 미래를 위해 바치신 우리 장군님의 그 숭고한 사랑의 세계를 알수 있지 않는가.

그이께서는 집무탁우에 놓여있는 유선종양연구소의 설비문건을 바라보시였다.

장군님께서 그 문건에 수표를 해주시던 때의 일이 어제런듯 떠오르시였다.

장군님의 현지지도를 수행하시며 렬차를 타고가시던 그이께서는 깊은 밤 장군님께서 계시는 렬차집무실에 들어가신적이 있으시였다.

중환에 계시는 장군님의 건강때문에 속을 태우는 의사들과 수행원들의 마음도 함께 전하시기 위해서였다.

창가에 서계시던 장군님께서는 《아, 대장이 왔구만.》라고 하시며 반갑게 맞아주시였다.

장군님, 밤이 깊었습니다. 아직도 쉬지 않으시면…》

《그래… 새벽이 다가오고있소. 이제 현지에 도착해서 공장들을 돌아보려면 눈을 좀 붙이긴 해야겠는데 잠이 오지 않는구만.》

장군님의 음성은 갈리고 다시금 렬차안에는 짙은 근심이 비끼였다.

장군님, 무슨 일때문인지 제가 알면 안되겠습니까?》

《대장도 잘 아는 문제요. 녀성들의 유선암치료문제인데…》

순간 김정은동지께서는 놀라시였다.

장군님께서 경제건설과 관련한 문제를 두고 일군들과 자주 담화하시던 때였기에 이밤도 그 비슷한 문제로 고심하고계시는것으로 생각하셨던것이다. 그런데… 장군님께서는 어둠이 덮인 차창밖을 바라보시며 말씀을 이으시였다.

《사실 유선종양은 조기적발하여 떼버리기만 하면 문제될것이 없소. 그래서 병원을 하나 잘 지어주자고 작정하고 형성안이랑 설비안을 만들어보라고 미리 과업을 주었댔지.》

장군님께서는 집무탁에 쌓여있는 서류들을 가리키시였다.

《대장도 알겠지만 지금 자본주의나라들에서 의료기구값이 하늘높은줄 모르고 뛰여올라 병원 하나를 세울 돈이면 웬만한 공장 몇개는 세운다지 않소.》

장군님께서는 속이 답답하신듯 잠시 주위를 둘러보시다가 서랍안에서 담배를 꺼내드시였다.

최근에 건강때문에 극히 삼가하시던 담배였다. 그런데 지금 얼마나 괴로우시면 저 담배를…

장군님의 심중속에서 소용돌이치는 괴로움과 안타까움이 파르스름한 담배연기로 변하여 소리없이 타오르는것만 같으시였다.

달가닥달가닥 레루우를 달리는 기차바퀴소리가 깊은 밤의 고요를 흔들며 가락맞게 들려왔다.

마침내 장군님의 단호하신 음성이 렬차집무실안의 침묵을 깨뜨리며 울려퍼졌다.

《난 이 병원을 최상의 수준에서 잘 건설하고싶소, 암이라는 말을 듣고 놀랐던 녀인들이 병원정문에 들어서기만해도 〈난 살았구나!〉하고 단번에 마음을 놓게.…》

그날의 차창가, 렬차집무실에 놓여있던 문건철과 중성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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