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110(2021)년 제8호에 실린 글

 

수필

떠나가는 사람들

리정순

 

평양역구내는 환송의 열기로 끓는다.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와 최전연지대, 섬마을과 산골학교에 자원진출한 수도의 청년들, 이들을 바래우러 나온 사람들…

이 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와보고싶고 또 와서는 정녕코 떠나고싶지 않는 약동하는 조선의 심장 평양.

허나 떠나는 청년들의 얼굴들에는 태를 묻은 정든 고향을 떠나 생소한 곳에 일생의 닻을 내리게 된다는 위구심같은것은 티끌만큼도 찾아볼수 없다.

청춘의 열정이 티없이 순결무구한 눈동자마다에 내비쳐 더더욱 장하게만 느껴지는 저 청년들, 바로 이들속에 최전연 섬분교교원으로 자원해가는 사랑하는 나의 조카 영옥이도 있다.

꿈도 포부도 남달리 컸던 22살의 처녀, 대학적으로도 몇 안되는 김일성장학금수상자로서 앞날이 촉망되는 수재로 손꼽히웠던 영옥이다.

그러던 그애가 처음 결심을 비쳤을 때 어마지두 놀라던 일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우리 사회의 자랑스런 미담으로, 아름다운 꽃으로 늘 듣고 늘 보아온 소행이 다름아닌 우리 가정에서도 망울을 터치려 하지 않는가.

《이모, 걱정말아요. 난 결코 고향을 떠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이몬 늘 말했지요. 내가 예술영화 <월미도>의 영옥이와 이름도 생김도 꼭 같다고 말이예요.》

나는 코마루가 찡해왔다.

《참 애두, 그래두 생소한 고장에 가서 불편한 점도, 외로울 때도 많을게다.》

《그럴거예요.

이따금 울리는 배고동소리, 끝없이 밀려오고 밀려가는 검푸른 물결, 끼륵끼륵 날아예는 갈매기…

그러나 그 모든것은 이제 머지않아 나의 뗄수 없는 한 부분, 나의 온넋에 깊이 뿌리내리게 될거예요.

그러니 걱정마세요.

나는 꼭 월미도의 영옥이처럼 살래요.》

그날 나의 심장을 울려주던 영옥이의 말을 다시금 되새겨보는 나에게는 느닷없이 그가 이야기한 배고동소리, 검푸른 물결이 금시 눈앞에서 출렁거리더니 신문지상에서 보았던 기사가 떠올랐다.

몇년째 제목만 바뀔뿐 사흘이 멀다하게 실리는 분쟁지역들에서의 피난민사태에 대한 기사였다.

계속되는 무장분쟁과 극심한 기아에 쫓겨 지중해를 건너가던 수많은 피난민들이 바다에 빠져죽었다는 기막힌 소식…

나의 생각은 깊어졌다.

세상에 고향에 대한 애틋한 사랑을 품고있지 않는이가 어데 있으며 고향을 떠나 타향에서 살기를 바라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겠는가.

그래서 한 시인은 《두고온 네 하늘이 그리도 푸르러 /살아서 너를 떠나간 이들 /죽어서도 돌아오길 소원했더냐》라는 심장을 치는 명구를 남기지 않았던가.

하지만 그 고향들을 품어안은 조국이 자기들을 지켜주지 못한다면 정든 고향에서 대대손손 복을 누리며 살고픈 인간의 그 소박한 꿈과 념원이 어찌 실현될수 있으랴.

우리 인민에게도 그런 쓰라린 과거가 있었다.

일제에게 조국을 빼앗기고 눈물속에 돌아보고 또 돌아보며 현해탄을 건느던 수많은 수난자들이 결코 우리들의 먼 조상도 아니요, 그 피눈물의 력사도 결코 먼 옛날의 이야기가 아닌것이다.

바로 그러한 비극이 지금 이 시각도 세계도처에서 벌어지고있다.

그런데 오늘의 이 영옥이들은 이 땅 그 어느 한끝에 가도 자기들의 운명을 끝까지 지켜줄 당의 품이 있기에 흔연히 웃으며 고향 평양을 떠나는것이다.

자기를 키워준 조국에 대한 감사의 정을 안고 고향을 떠나가는 청년들!

어찌 우리 청년들에게, 이들의 심장속에 나서자란 정든 고향 평양에 대한 강렬한 그리움이 없으랴.

그 강렬한 그리움을 바치는 충성으로 승화시키며 청춘의 리상과 포부를 당의 구상에 일치시키고 물불을 가림없이 돌진함으로써 이 시대를 빛내일 영웅신화의 창조자가 될 꿈을 안고 슬기롭고 미더운 애국청년들이 평양을 떠난다.

당 제8차대회의 높은 연단에서 우리 조국의 찬란한 앞길을 펼쳐주신 절세위인이신 경애하는 김정은동지의 열정넘친 그 음성으로 심장의 피 방울방울 끓이며 우리 청년들이 떠난다.

하기에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는 청년동맹 제10차대회에 보내주신 서한에서 온 나라 청년들이 어렵고 힘든 부문들에 용약 탄원진출한것은 전시에 화선에로 달려나가 적의 화점앞에 한몸을 서슴없이 내댄것과 같은 영웅적소행으로서 우리 청년들만이 지니고있는 숭고한 정신세계를 집약적으로 보여주고있다고  하시지 않았는가.

붕- 출발을 알리는 렬차의 기적소리에 나는 생각에서 깨여났다.

격동하는 시대의 거세찬 숨결인가 평양역은 폭풍을 안은 바다마냥 뒤설레인다.

《안녕히들 계세요.》

《평양아, 잘 있으라.》

젊음에 피끓는 호기찬 목소리들이 파도처럼 나를 감싸안는다. 자기들의 크나큰 고향을, 위대한 조국을 더욱 꽈-악 그러안는 사람들을 태우고 렬차는 떠난다.

눈굽이 뿌잇하게 흐려지며 가슴속에 시구절이 떠오른다.

시인 김철선생이 썼던 유명한 시 《다시 오리》의 구절구절들이.

 

영광을 안고 다시 오리

기쁨을 안고 다시 오리

그대에게 드릴 보고 어엿하지 못할진대

내 어이 살았다고 되돌아오랴

 

장하여라.

조국의 참된 아들딸들이여.

그대들은 혁명의 붉은기폭이 휘날리는 존엄높은 우리 당중앙의 뜨락으로 떳떳이 들어서기 위하여 떠나는것이다.

빛난 훈장 가슴팍에 번쩍이며 경애하는 김정은동지의 가장 가까이로 다시 오기 위하여 그대들은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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