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110(2021)년 제8호에 실린 글

 

일기

1981년 8월 ×일 금요일 (개임)

주옥양

 

오래간만에 차례진 휴식일, 정말 할일이 많았다.

《선반공편람》학습, 전기공학해답서 작성, 점심시간 옥희의 병문안…

화창한 날이다. 창문가에는 해빛이 눈부시게 쏟아져내렸다. 문득 창문에는 키높은 기중기팔에 둥둥 떠가는 부재들이 비쳐왔다.

하루가 다르게 일떠서는 함흥대극장건설의 전경이였다. 긴팔을 휘젓는 기중기의 분주한 움직임은 마치 나를 부르는것 같았다.

우리 로동계급을 위함이라면 억만재부도 아끼지 않으시는 위대한 수령님과 친애하는 지도자동지의 사랑에 의하여 함흥에 웅장하게 일떠서는 대극장!

나는 하루계획을 다 뒤로 미루고 작업복을 갈아입었다. 가장 힘들고 어려운 모퉁이에서 충성의 땀을 실컷 흘리고싶었던것이다. 나는 해종일 속도전청년돌격대원들과 함께 웃고 떠들며 구슬땀을 흘리였다.

어느덧 건설장에는 어둠이 깃들었다. 어둠은 건설장을 불바다로 만들었다. 불야경을 이룬 건설장의 밤! 나는 대뜸 건설장 꼭대기에서 쏟아져내리는 용접불꽃에 반하고말았다. 나무발판으로 오르던 나는 한자리에 오래도록 서있었다.

얼마나 장엄한 불보라인가! 얼마나 열정적인 불꽃인가!

쉼없이, 끊임없이 내뿜는 불줄기, 용접면으로 얼굴을 가리운 저 불줄기의 임자는 누구일가!

벽체를 연방 물어올리는 처녀기중기운전공, 그 벽체가 와닿기 바쁘게 용접의 불꽃 날리는 용접공청년.

나에게는 번개치듯 시상이 떠올랐다.

 

쉬임없이 번쩍이는 용접의 불빛속에

그 얼굴 보이지 않아도

영웅들의 모범따라 일하는 그 마음

그 마음의 진정에

내 가슴 물결마냥 설레였네

 

그래서 사랑의 속삭임도

쌍지어 걸어볼 유보도도

그날에 미루어 두고

나는 기중기로 벽체를 물어올리네

그 벽체우에선

사랑하는 그 불보라 끝없이 흘러내리네

 

참으로 벅찬 하루였다. 보람찬 일터였다.

이 하루. 이 현실속에 몸을 잠그고 한편의 시를 얻는다는것이 얼마나 기쁜 일인가!

사실 오늘 시를 쓰려고 건설장으로 간것은 아니였다. 그러나 충성의 로동으로 들끓는 건설장은 나에게 시 《나는 사랑하네, 그 불보라를》을 주었다.

나는 오늘 벅찬 현실에서 심장을 불태울 때 시상은 저절로 찾아온다는 참된 진리를 진정으로 깨달았다.

건설장에서 곧바로 옥희의 병문안을 갔다.

그는 먼저번보다 퍽 쾌활해졌다. 그에게 내가 쓴 시를 읊어주니 몹시도 기뻐하였다.

아, 시를 창작한다는것은 이토록 가슴부푸는것이구나.

 

1981년 8월 ×일 금요일 (개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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