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110(2021)년 제8호에 실린 글

 

단편소설

엄 마

문 수 경

(제 1 회)

1

 

《어떻게 왔어요?》

은경을 맞아준 취사원은 첫눈에 푸근한 인상을 주는 중년녀인이였다.

《취사원동지를 도와주라고 해서 왔습니다.》

방금 다림질을 한듯 빳빳하고 눈덩이처럼 하얀 그의 위생복은 탁아소식당일을 하는 녀인에게는 너무도 화려해보였다.

《마침 왔군요. 점심준비를 하자요.》

은경은 두눈을 쪼프리며 식당벽에 걸려있는 음식차림표를 들여다보았다. 오늘 점심칸에는 백미밥에 돼지고기미역국, 무우생채, 두부볶음이라고 씌여있었다. 녀인이 내주는 쌀을 보자 그는 돌격대에서 식당근무를 설 때면 자기가 한 밥이 제일 맛있다고 늘 칭찬을 받던 생각이 저도 모르게 났다. 은경은 쌀을 한번 손으로 쓸어보고는 대뜸 물바가지에 손을 가져갔다.

이때 고기를 손질하며 엄정한 눈길로 그를 지켜보던 취사원이 말했다.

《밥은 그렇게 안해요.》

그리고는 쌀을 한줌씩 쥐고 눈에 잘 보이지 않는것들까지 깐깐히 골라내는것이 무슨 연회라도 준비하는 료리사같았다.

내가 밥도 할줄 모르는걸로 아는게 아니야? 이런 생각이 든 은경은 쌀을 가마에 안친 다음 《료리사》에게 물었다.

《찬들을 내가 만들어보랍니까?》

《료리사》는 미타한 눈길로 그를 응시하더니 《그럼 엄마구실을 제대로 할수 있는지 한번 볼가?》하고 말했다.

은경은 그동안 배운 료리솜씨를 다 발동해서 찬들을 만들어냈다.

그가 보기에도 료리가 눈맛도 있게 정말 잘된것 같았다. 그런데 《료리사》는 무우생채에는 식초가 너무 많이 들어갔고 두부볶음은 너무 꿋꿋해졌으며 돼지고기미역국은 간이 좀 짜졌다는 평가를 내리는것이 아닌가.

애들이 무슨 맛을 알겠다고… 신발을 바로 신기려고 일부러 시시콜콜히 트집을 잡는것 같아 은경은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는것을 간신히 참았다. 얼마후 밥이 다 되자 《료리사》는 밥맛까지 보는것이였다.

《밥이 좀 꼿꼿하구나. 대체로 아이들은 꼿꼿한 밥을 좋아하지 않아.》

그것마저 지적하는 바람에 은경은 그만 자제력을 잃었다.

《그 숱한 애들의 입을 어떻게 다 맞추겠습니까?》

말해놓고는 곧 후회했다.

《료리사》가 놀라는 눈길로 그를 바라보았던것이다.

《그러니 자기 자식 하나의 입은 맞추어도 탁아소 전체 아이들의 입은 맞추기 힘들다는거지?》 부드럽게 하는 말이였지만 왜 그런지 속이 띠끔해났다.

《은경인 엄마가 되려면 아직 멀었구나.》

은경은 저으기 놀랐다. 두살이 썩 지난 애를 가진 자기를 보고 엄마가 되자면 멀었다고하니 선뜻 공감하게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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