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110(2021)년 제9호에 실린 글

 

우 화

 부엉이의 교훈

김 평 일

 

부엉이네 막내가 병에 걸렸다는 까마귀의 소식통을 듣고 쥐들은 좋아라 손벽을 쳤다.

눈이 밝기로 소문난 참나무동산의 보초병 부엉이의 환심을 사보려고 몇번이나 찾아갔다가 도적놈, 교활한놈이라는 모욕바가지만 뒤집어쓰고 쫓겨온 큰쥐가 난딱 나서며 종알거렸다.

《흥, 제놈이 아무리 날뛰여도 새끼의 병앞에선 꼼짝 못할걸. 두령님, 막내부엉이의 병에 가물치열이 제일이라는데 그걸 구해가지고 부엉이놈을 다시 찾아가보겠수다.》

《그래, 부엉이놈을 제껴버려야 참나무동산의 보물이 우리 손에 들어온다. 그러자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아야 해.》

쥐들은 호수가의 수달네 창고를 털어 가물치열을 훔쳐내오자 큰쥐는 그걸 들고 참나무동산으로 떠났다.

그날도 부엉이는 소소리높은 참나무우듬지에 앉아 사방을 살피고있었지만 마음속에는 막내에 대한 걱정이 떠날줄 몰랐다.

(후유, 이 산속에서 가물치열을 어떻게 구한단 말인가?)

근심이 쌓인 속에서도 보초병의 본분을 잃지 않고 사방을 살피던 부엉이는 자그마한 단지를 등에 지고오는 큰쥐를 보았다.

(저놈이 또 찾아와?)

부엉이는 씽- 하니 내리꽂히며 큰쥐의 앞을 가로막았다.

《이놈, 또 기여들어? 당장 사라지지 못할가?》

《아유, 깜짝이야. 내가 왜 왔는지 묻지도 않구.…》

《이놈아, 내 네 쥐족속들의 심보를 몰라서? 이러구저러구 재잘거리지 말고 썩 사라져.》

《그러지 말고 내 말을 좀 들어보시우. 옛날에 우리 조상들이 숲속의 창고를 털다가 쫓겨나 지금은 저 산밑에서 숨어살지만 나야 눈 밝고 근면한 부엉이에게 반해서 친형처럼 따르고싶어 그러는데 너무하웨다.》

《흥, 그따위 침발린 소리 걷어치워.》

《막내가 앓는다는 소릴 듣고 귀한 가물치열까지 구해가지고왔는데 내 성의를 그렇게 몰라주다니 섭섭하웨다. 섭섭해요.》

큰쥐는 억울한듯 제법 눈물까지 훔쳤다.

《뭐, 가물치열?!》

큰쥐는 등에 지고온 자그마한 단지를 땅에 내려놓으며 꼬리를 흔들었다.

《여기에 가물치열이 두개나 들어있수다. 이것만 먹으면 막내의 병이 뚝 떨어지니 다른 생각말고 어서 가져다쓰시우.》

부엉이는 선뜻 응할념을 하지 못했다. 어쩐지 큰쥐의 성의가 께름했던것이다.

《이 가물치열이 없이도 병을 고칠수 있으니 이걸 가지고 썩 물러가지 못할가?》

눈을 부릅뜨고 웨쳤지만 부엉이의 목소리가 어느정도 누그러든것을 감촉한 큰쥐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네놈이 겉은 그래도 이 가물치열을 안받을수 없지.)

《좋수다. 이왕 가져온것이니 마음대로 하시우. 버리겠으면 버리구… 난 가겠수다.》 큰쥐는 성이 난듯 한마디 하고는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야 이놈아, 이 단지를 가져가지 못할가?》

큰쥐가 사라져버리자 부엉이는 가물치열이 든 단지를 내려다보며 생각했다.

가져다쓰자니 뒤가 께름했고 안 쓰자니 고열에 들떠있는 막내의 모습이 새록새록 안겨왔다.

(에라, 가물치열을 한번 받아쓴다구 아무렴 내가 쥐들의 간계에 넘어갈가?)

끝내 부엉이는 큰쥐의 《성의》가 깃든 가물치열을 가져다 막내의 병을 고쳤다.

며칠후 부엉이의 보초소로 큰쥐가 또다시 찾아왔다. 이번에는 큼직한 보따리를 메고있었다.

《막내가 좀 어때요?》

큰쥐의 웃음어린 인사말에 부엉이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이였다.

《덕분에 병을 털고일어났네.》

《그럼 됐군요. 이젠 몸보신이 중요한데… 이건 말린 미꾸라지인데 기름에 튀겨먹이면 인차 몸이 추설거예요.》

큰쥐의 《성의》는 부엉이의 마음을 뭉클시켰다. 도적놈으로만 생각했던 큰쥐가 진정으로 자기들을 위해준다고 생각하니 고마운 마음까지 생겨났다.

《고맙네. 그런데 이렇게 신세를 지면 우린 어쩌나.》

《난 그저 내게 름름하고 일잘하는 형이 있다고 생각하면 더 바랄게 없어요.》

이렇게 되여 부엉이와 큰쥐는 다정한 《형제》가 되여버렸다. 그때부터 큰쥐는 숲속에서 보기드문 약재와 물고기들을 구해가지고 부엉이를 자주 찾아왔다. 점차 부엉이는 날마다 큰쥐를 기다렸고 아첨이 깃든 칭찬을 듣기 좋아했으며 《동생》의 《성의》도 스스럼없이 받게 되였다.

마침내 두령쥐가 말했다.

《이젠 부엉이놈에게 진짜 보약을 먹일 때가 왔다.》

큰쥐는 두령쥐가 들려준 《보약》단지를 지고 또다시 부엉이를 찾아갔다.

《이건 특별히 만든 장수보약인데 꼭 잡숴야 해요. 형이 건강해야 나도 기쁘고 동산도 잘 지킬수 있는게 아니겠나요. 어서 드시우.》

큰쥐는 숟가락으로 《보약》을 듬뿍 떠서 부엉이에게 권했고 부엉이는 별로 사양함이 없이 기분좋게 받아먹었다.

잠시후 부엉이의 두눈이 타는듯 아파오더니 앞이 안보이게 되였다.

《아이구, 눈이야. 큰쥐야,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

큰쥐는 그러는 부엉이를 보고 깔깔거렸다.

《이 미련한 부엉이놈아, 내가 가져온것이 그래, 공짜인줄 아느냐?》

큰쥐의 말에 부엉이는 깜짝 놀랐다.

《그럼 네놈이 나를?》

자기의 어리석음을 한탄하며 가슴을 쳤으나 때는 이미 늦었다. 큰쥐의 신호에 따라 기다리던 쥐들이 앞을 다투어 달려와 창고의 귀한 물건들을 모조리 도적질해갔던것이다.

동산의 동무들이 뒤늦게 알고 달려와 급히 손을 썼으나 부엉이의 눈은 완전히 고칠수가 없게 되였다. 그때부터 낮에는 거의나 보지 못하고 밤에만 보는 절반소경이 되였던것이다.

 

(조선인민군 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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