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110(2021)년 제5호에 실린 글

 

이른새벽 울리는 소리

박송이

 

백수천에서 피여오른 물안개

하얀 비단필처럼 흐르고

아직은 고층아빠트들의 창가에

행복의 단꿈이 어려있는 이른새벽

사르륵사르륵 거리를 쓰는 소리

 

저기 단청이 화려한 남대문은

흰안개가 둥둥 떠올린 신기루인가

추녀끝에 주런이 매달린 풍경들은

새벽바람을 안고 잘랑잘랑

어서 오라 나를 부르는듯

 

보는이 없어도

알아주는이 없어도

애기엄마 젊었던 시절부터

귀한 보물인양 비자루를 품에 꼭 껴안고

새벽이면 총총히 달려나온

아, 나의 정든 거리여

 

이제 동녘하늘이 파랗게 열리고

푸드득 새들이 날아오르면

조국을 떠받드는 힘찬 발자국들

이 거리를 꽉 메우며 붐비리

 

백수천유보도에 머리수건 날리며

까르르 방직공장으로 향하는 처녀들이며

원목과 세멘트를 차판마다 싣고

신나게 경적소리 울리는 자동차행렬

진거름을 만재하고 퉁퉁퉁

드넓은 덕암벌로 내달리는 뜨락또르들

바쁜 이 출근길이 상쾌하라고

내 지금까지 정히 쓴 거리

합치면 천리일가 만리일가

 

이 거리를 오가며 자라난

영웅들은 박사들은 얼마며

분기말 년말이면 아름다운 꽃다발속에

환히 웃던 혁신자들은 또 얼마랴

 

남들이 간직 못하는 이 긍지

내 가슴엔 언제나 보석처럼 새겨져있어

바람이 불어도 눈이 내려도

어김없이 자리차고 일어나

사르륵사르륵 울려가는 소리

 

정녕 그 소리는

오늘에 이어 래일에도 울려갈

성실한 로동의 내 노래여라

나서자란 고향땅에 바쳐가는

보람찬 내 삶의 메아리여라

 

(개성시 운학1동 제17인민반)

이른새벽 울리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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