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110(2021)년 제1호에 실린 글

 

 단편소설

 행복의 요람

동 의 회

제 1 회

 

초저녁부터 흐릿하던 하늘은 새벽이 가까와 여전히 소리없이 흰눈이 내리고있었다.

어둠속에 잠겼던 주위는 흰색으로 단장되였다. 그지없이 정갈한 흰눈세계가 펼쳐졌다.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는 창턱에 흰눈이 수북이 쌓이도록 문건을 번지시였다. 한건 또 한건.

그이께서는 또다시 다른 문건을 펼치시였다. 그것은 황해북도당에서 보내온 도애육원원아들을 찍은 사진이 있는 문건이였다.

전국의 학원들과 양로원에 물고기를 보냈는데 바다를 끼지 않은 황해북도엔 특별히 많이 보내주었었다.

사진속에서 원아들이 활짝 웃고있었다. 물고기를 받아안고 기뻐하는 아이들의 모습이였다. 두툼한 새 솜옷을 입은 아이들의 얼굴은 하나같이 복실복실했다.

황해북도의 도당책임일군이 이런 사진들을 보내온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색다른것이 생기기만 하면 매번 원아들과 양로원에 선물을 보내시군 하였는데 그때마다 이렇게 기뻐하는 원아들의 모습을 찍은 사진을 보내오군 했다.

얼마나 기쁘시던지 한동안 사진을 놓지 못하시였다. 밝고 생기에 넘쳐있는 그들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흥그러워지시였다.

김정은동지께서는 사진을 보내준 도당책임일군이 더없이 고마와 사진을 잘 보았다고 고맙다는 친필을 써보내시였다. 오늘 또다시 선물을 받아안고 기뻐하는 아이들의 사진을 보시느라니 밤사이 쌓였던 피곤이 말끔히 가셔지는듯 하시였다.

그이께서는 창밖으로 시선을 돌리시였다. 여전히 소리없이 흰눈이 내리고있었다. 소담한 흰눈은 이따금 맵짠 바람으로 유리창에 들어붙기도 했다. 역시 겨울날씨였다.

그이께서는 원주필을 잡으시였다. 사진을 보고 한결 마음을 놓게 되는 자신의 심정을 먼저 쓰시고 도당위원회가 육아원, 애육원, 또 초등학원, 중등학원, 양로원들에서 제기되고있는 문제들을 수시로 알아보고 책임적으로 풀어주도록 하라고 덧붙이시였다. 지금은 춥다춥다 하는 겨울이라고, 이런 겨울일수록 원아들이 부모없는 설음을 모르고 뛰놀며 돌보아줄 사람이 없는 로인들 역시 아무런 불편도 느끼지 않고 살게 하자는것이 자신의 의도라고 박아서 쓰시였다. 그러시고도 마음이 놓이지 않으시였다. 다른 도의 애육원, 육아원실태는 어떤지.…

방금 보신 원아들의 얼굴처럼 그렇게 밝고 건강하다면 얼마나 좋으랴. 우선 평양시의 육아원이며 애육원의 실태는 자신께서 직접 알아보실 생각을 하시며 다른 문건을 펼쳐드시였다.

당중앙위원회 부부장인 정문한이 올린 자료였다.

노래 《어머니의 목소리》의 창작경위에 대하여 료해한 정형을 구체적으로 썼었다.

《어머니의 목소리》 …

그이께서는 조용히 음미해보시였다.

그러시느라니 처음 이 노래를 배우시던 때가 어제처럼 삼삼히 떠오르시였다. 우리 당을 어머니에 비유하여 노래한것이 무척 마음에 드시여 한구절한구절 깊은 감흥속에 간직하시였었다.

어느때 불러보시여도 선률도 좋았고 뜻이 깊은 가사도 마음에 드시였다.

조용히 한구절한구절 새겨보느라니 환하게 웃으시던 어머님의 모습이 안겨오시였다.

 

사랑에 젖어있는 어머니의 목소리

언제나 들을수록 아 정다워

그곁에 있어도 멀리에 있다 해도

우리 당의 그 목소리 아 정다워

 

들을수록 가슴이 뭉클 젖어나 한동안 그 세계에서 벗어나지 못하시였다.

이윽고 김정은동지께서는 앞에 놓인 자료를 번지시였다.

어째서인지 첫 페지부터 전에없이 흥분된 정문한의 감정이 툭툭 튀여나는것을 느끼게 되시였다. 이상했다. 정문한은 원래 침착하기로 소문났고 아무리 긴 자료를 제출한다 해도 한눈에 일목료연하게 알아볼수 있게 하는 박식하면서도 능력있는 일군이였다.

그런데 오늘 자료는 여느때의 그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쓴것 같이 느껴지시였다. 무엇때문일가, 무슨 일이 있었는가?

그이께서는 자리에서 일어나시였다. 창밖은 어디를 보나 흰눈이였다. 불어치는 바람에 눈송이들이 날리였다. 정갈한 흰눈, 날리는 흰눈…

불쑥 그 숫눈길로 한껏 달리고싶은 생각이 드시였다.

잠시후에 승용차조향륜을 잡으신 그이께서는 큰길에 나서시였다. 아직 려명전이지만 주위는 백야처럼 환했다.

그이께서는 속도를 내시였다. 시외로 쭉 빠져나간 승용차는 마치 물스키처럼 미끄러져나갔다. 거침없이 달리고달리였다. 승용차가 다시 시내로 들어섰을 때 어디선가 《애국가》의 선률이 새벽어스름을 밀어내며 은은히 울리고있었다.

앞을 가려볼수 없게 퍼붓는 뽀얀 눈발속에서 마중이나 하듯 다가서다가 물러서는 가로등이 어렴풋이 드러나군 했다.

인적없는 길가로 누군가 걸어가고있었다.

맞받아 쏟아지는 눈발을 피하느라 고개를 숙이고 걷는 녀인이였다.

이 새벽에 무슨 급한 일이라도 있는지, 저런 눈발속을 걷기가 조련치 않겠는데…

그이의 념려와는 달리 녀인은 한손에 보퉁이를 들고서도 거뿐거뿐 걷고있었다.

문득 녀인이 걸음을 멈추고 쏟아지는 눈발을 우정 맞을양으로 장갑낀 손을 앞으로 내밀고 눈송이를 받아들었다. 함박눈을 한줌 모아 휘뿌리고싶도록 기쁜 일이 있는 모양인가. 이윽고 건늠길에 이른 녀인이 주춤 서더니 고개를 들었다.

뜻밖에도 그는 나이가 퍽 들어보이는 녀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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