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110(2021)년 제1호에 실린 글

 

 단편소설

 행복의 요람

동 의 회

제 6 회

 

정분녀는 풀썩 주저앉았다. 그러나 살았다는 생각으로 입에서는 단숨이 뿜어나왔다.

폭격은 계속되였다. 순이가 무섬증이 살아났는지 흑흑 흐느끼며 가슴에 파고들었다. 배가 고파서 그럴지도 몰랐다. 마당에 그대로 놔둔 밥가마가 생각났다. 가져왔을걸 하고 후회가 됐지만 폭탄이 터지던 그 순간에 밥생각을 한다는건 상상도 할수 없는 일이였다. 또다시 순이가 칭얼댔다. 그때에야 등에 업힌 철룡이가 생각났다. 그애가 지금까지 어떻게 가만 있었는지 이상할 지경이다. 애가 아직 자고있나?! 정분녀는 아기를 업은채로 앞으로 돌려안았다. 그 순간 그는 눈이 뒤집히게 놀랐다. 아니, 숨이 떡 막혔다. 세상에 이럴수가 있나. 그는 믿어지지 않아 희미한 방등불에 비추어보며 세괃게 흔들어댔다. 세상에, 정분녀는 믿어지지 않았다. 눈을 흡뜬채 다시 흔들던 그는 그만에야 《악-》하는 소리를 내질렀다.

두손으로 움켜잡은것은 베개가 아닌가. 혼잡통에 자고있는 철룡이가 아니라 옆에 삐져나온 베개를 등에 업은것이다. 그럼 우리 철룡이는?… 그는 더 생각할새도 없이 벌떡 일어났다. 누군가 뒤에서 잡아당기였지만 그는 주저없이 밖으로 내달렸다. 그애 엄마가 전선으로 떠나면서 맡기고간 귀한 철룡이의 생사를 모르는데 어떻게 앉아있을수 있나. 사방에서 폭탄이 튀고 불길이 치솟았으나 아랑곳하지 않았다. 숨이 턱에 닿아 집으로 달려갔다. 마당에 있던 아카시아나무가 폭탄을 맞았는지 활활 타고있지만 집은 그대로 서있었다. 다행이였다.

《철룡아!》

정분녀는 집안으로 뛰여들었다. 그 순간 눈이 흡떠졌다. 아이가 없었다. 눕혀놓았던 자리가 비여있었다.

《철룡아! 철룡아!》

목이 터지게 부르며 웃방으로, 부엌으로 내달았다. 아이는 여전히 없었다. 어디서도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세상에 이런 일도 있단 말인가. 집안은 폭탄에도 맞지 않았는데 도대체 어디에 갔단 말인가. 아-

정분녀는 그 자리에 주저앉으며 목이 터지게 철룡이를 불렀다. …

숨소리도 없는듯 한 실내에서 그이의 말씀이 조용히 울리였다.

《아이를 잃어버린것은 그 할머니의 죄가 아닙니다. 전쟁때문에 생긴 우리 인민의 불행입니다. 그런데도 그 할머니는 전선에서 끝내 돌아오지 못한 한 인민군녀전사의 자식을 지켜내지 못한 그 일을 자기의 죄로 간주하고 일생 부모없는 아이들을 돌보는 일을 해왔습니다. 그 할머니가 가져온 음식그릇을 보고 나는 생각이 많았습니다. 그 그릇에는 바로 아이들에게 돌리는 친어머니들의 심정이 그대로 비껴있었습니다. 진심, 어머니의 진심이란 말입니다.》

정문한은 입술을 깨물었다. 눈앞으로 꽃그릇들이 언뜻언뜻 떠오르며 사정없이 가슴을 아프게 긁어내리였다. 이제껏 누이가 육아원에로의 걸음을 끊지 못하는것을 잘 알면서도 남달리 정갈하고 극성스러운 성미탓이라고만 생각했지 그런 상처가 있는줄은 알지도 못한 정문한이였다.

한생 그 죄를 안고있으려니 얼마나 괴로왔으랴.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 누이의 죄를 털어주시였을뿐아니라 부모없는 원아들을 친손자처럼 여겨준 그 마음을 그렇게도 높이 평가해주시였으니 그 고마움에 무슨 말로 인사를 올려야 하는가.

아, 나는 왜 누이의 심정을 알려고도 안했던가. 만날 때마다 입에 올리는 원아들에 대한 말을 그저 스쳐보냈던 일들이 가슴에서 내려가지 않았다.

《오늘중으로 원아들한테 가야겠습니다.》

그이께서 다시 말씀하시자 정문한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들었다.

《료리사들도 함께 데리고가서 아이들에게 맛나는 음식들을 해주어야 하겠습니다.》

《?!》

정문한은 흠칫 놀랐다. 전혀 생각지 않은 일이였다.

그는 김정은동지께서 하나하나 꼽으시는 음식이름들을 눈물속에 적어나갔다. 꿩고기완자, 꿀찰떡, 칠색송어료리 …

정문한의 입술이 부르르 떨리였다.

(아, 경애하는 김정은동지, 원아들에 대해서 얼마나 생각하시였으면 세상에 없을 이런 진수성찬을 마련해주신단 말입니까?)

가슴속에 소리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을 가까스로 씹어삼키는데 또다시 그이의 음성이 들려왔다.

《그리고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세상에서 제일 좋은 집을 지어주자고 결심했습니다.》

《?!》

놀란것은 정문한뿐이 아니였다. 모두 눈들이 둥그래서 그이를 우러렀다.

《한생 원아들을 키우느라 수고한 보육원들과 사진을 찍자 해도 그들이 다 들어설 마당 하나 변변치 않더란 말입니다. 그러니 아이들이 어떻게 마음껏 뛰놀수 있었겠습니까? 실내유회장도 비좁아, 마당도 협소해, 안되겠습니다. 더는 우리 아이들이 그런 집에서 살게 할수 없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좋은 집을 지어줍시다.》

김정은동지께서 확정적으로 하시는 말씀을 들으니 가슴이 벅차올랐다.

《그리고 아이들이 쓰는 그릇을 비롯한 집기류들을 제일 좋은것으로 해결하기 위한 조직사업을 하여야 하겠습니다. 새로 지은 육아원과 애육원에 이사해서는 모든 설비와 비품들을 좋은것으로 사용할수 있도록 말이요. 자, 빨리 조직사업을 합시다.》

일군들은 빠른 걸음으로 나갔다. 하지만 정문한만은 그 자리를 쉬이 뜰수가 없어 머뭇거렸다. 그이앞에 나서 사죄하고싶어서였다. 누이의 마음까지 합쳐 인사를 올리지 않고서는 그대로 나갈수가 없었다. 다음순간 오늘 주신 과업을 수행한 다음 그이께 사죄의 말씀을 드리자는 생각이 심장을 세차게 두드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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