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아동문학》 주체111(2022)년 제11호에 실린 글
단편소설
제일 기쁜 날
현 주 봉
(마지막회)
4
오늘은 대군이의 생일입니다.
창가에 앉아 눈부시게 솟아오르는 해님을 바라보며 대군이는 가느다란 숨을 내쉬였습니다.
설명절을 쇠자마자 원장선생님의 특별지시로 병원으로 온 대군이는 참으로 리해 안되는 닷새동안을 지루하게 보내고있는중이였습니다.
다른 애들은
자기는 아픈데가 없다고 아무리 호소해도 막무가내였습니다.
심심해 할가봐 간호원누나들이 자주 와서 말동무를 해주는것도 이젠 귀찮게만 여겨졌습니다.
이른새벽부터 잠 못들고 뒤척이던 대군이는 날이 푸름푸름 밝아오자 병원 《탈출》계획을 구상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쯤 동무들은 기상했겠지. 아침운동을 하고 그다음 세면 및 정돈을 한 다음 아침검사…)
대군이는 손가락을 꼽아가며 일과시간표를 세여보고있었습니다.
《대군학생, 잘 있었나요?》
귀에 익은 목소리에 돌아보니 원장선생님이였습니다.
《원장선생님!》
대군이는 날듯이 달려가 원장선생님의 팔목에 매달리였습니다.
오늘은 떼를 써서라도 어떻게 해서나 학원으로 돌아갈 생각에 그는 원장선생님이 나타난것이 마침이라고 생각되였습니다.
《오면서 듣자니 우리 대군이가 의사선생님들의 말을 잘 안듣는다고 하더라.》
《원장선생님, 전 아픈데가 하나도 없습니다. 오늘은 꼭 학원으로 데려가주십시오, 예?》
대군이는 원장선생님에게 매달려 애원하듯 간절히 부탁했습니다.
《그래야지. 내 그래서 널 데리러왔다. 빨리 차비해라.》
《예?- 그게 정말입니까? 야, 만세!》
대군이는 너무 좋아 병원이라는것도 다 잊고 만세를 불렀습니다.
원장선생님과 함께 승용차를 타고 학원으로 향한 대군이의 마음은 붕 떠올랐습니다.
(이제 학원에 가면 동무들이 병이 다 나았는가고 성화를 먹일텐데 무어라고 한다?)
이때 옆에 앉아있던 원장선생님이 불쑥 편지봉투 하나를 내밀어보이며 말했습니다.
《대군아, 너의 어머니가 보낸 편지다. 받아라.》
대군이는 어머니란 소리에 흠칫 놀라며 편지봉투를 받아들었습니다.
《우리 막냉이 대군이에게.
대군아, 그동안 몰라보게 컸을 네가 보고싶구나. 형님도 앓지 않고 잘 있다니 이 어머니는 기쁘구나.
학원원장선생님에게서 너에 대한 소식을 다 들었다. 어제밤 원장선생님이 폭설을 헤치고 우리 집에 왔댔단다.
대군아,
너도 알다싶이 너의 아버지때부터
이것은 어머니로서의 부탁이 아니라 아버지의 당부이기도 하다. 너희들은 아버지의 뒤를 잇도록 만경대혁명학원에 불러주시여 혁명의 골간으로
키워주시고 이번에는 분에 넘치는 사랑도 한가득 안겨주신
편지에 담겨진 어머니의 절절한 마음을 심장에 새긴 대군이는 아버지, 어머니의 당부대로 꼭 살리라 결심을 굳게굳게 다졌습니다.
차는 어느새 학원정문을 통과하고있었습니다. 그런데 차는 교사를 지나 곧장 학원식당앞에 멈춰서는것이였습니다.
(엉, 학원식당이 아니야? 아하, 그러구보니 점심시간이였구나.)
《자, 다 왔다. 대군아, 어서 내려라.》
차에서 내린 대군이는 식당으로 들어섰습니다. 원장선생님의 뒤를 따라 생일방앞에까지 다가가서야 그는 오늘이 자기의 생일이라는것을 알았습니다.
생일방안에는 생일이 같은 학생들이 기다리고있었습니다.
《내가 좀 늦었는가?》
원장선생님이 미안한 어조로 누구에게라없이 말하였습니다.
대군이가 동무들의 안내를 받으며 자기 자리에 가자 거기에는 《박대군》 하고 이름까지 붙은 생일상이 기다리고있었습니다.
《학생동무들, 생일을 맞는 동무들을 축하합니다. 오늘의 이 자리는
우리 학원에 오셨던 그날
《야!》
학생들은 너무 기뻐 박수를 쳤습니다.
이때 대군이가 흥분에 못이겨 벌떡 일어섰습니다.
《원장선생님, 설명절에 부른 노래를 다시 부르겠습니다.》
원장선생님은 대견한 눈길로 머리를 끄떡이였습니다.
화면반주기재를 손에 받아쥔 대군이는 보조개웃음을 함뿍 담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였습니다.
제일제일 기쁘다고 말씀하셔요
…
노래를 부르며 대군이는 마음속으로 뜨겁게 외우고 또 외웠습니다.
(아버지
노래소리는
주체108(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