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아동문학》 주체99(2010)년 제1호에 실린 글
○동요동시초○
누나네 공장 멋쟁이공장
장 철
어째서 누나이름 먼저 부를가?
최우등생성적증 높이 흔들며
은하강 방천길로 달려오는데
논에서 일하던 마을어른들
날보고 옥이 동생 제일이라나
아이참 내 이름은 부르지 않고
어째서 누나이름 먼저 부를가?
돼지공장 다니는 우리 누나는
장군님앞에 일솜씨 보여드렸지
그날부터 옥이라는 누나이름이
동네방네 뜨르르 소문이 났지
그래서 모두모두 내 이름앞에
우리 누나 이름을 먼저 붙이지
누나처럼 내 이름 빛내가려면
소년단원 나는야 어떻게 할가
어서 커서 돼지공장 축산박사 되려는
희망의 첫걸음마 어떻게 뗄가
옳지 그래 자랑많은 누나네 공장
선참으로 찾아가서 구경해야지
장군님 지어주신 멋쟁이공장
그 모습이 어떠한지 돌아봐야지
잊었는가봐
웬일일가 꿀꿀소리
들리지 않고
공장안은 잠―잠
고요하구나
고개 갸웃 창문으로
들여다보니
꿀꿀이네 호강스레
잘들 사누나
주둥이로 불룩통만
툭 치며는
맛난 먹이 와르르
쏟아진다야
젖꼭지 빨듯이
물꼭지 물면
맑은 단물 솨―솨
흘러든다야
꿀꿀이네 흐뭇해서
쉴새없이 첩첩첩
박죽귀를 흔들면서
먹어대느라
하나밖에 모르던
《꿀꿀》노래도
그만에야 이젠 아예
잊었는가봐
창문은 누가 열고닫나?
아기돼지 꼴꼴이네
사는 방에는
신기한 파란 창문
달려있지요
꼴꼴이들 할딱할딱
더워할 때면
제꺽 알고 사르릉
활짝 열려요
꼴꼴이들 오슬오슬
추워할 때면
저절로 찰카닥
꼭꼭 닫겨요
누가누가 창문을
열고 닫을가
누가누가 온도를
조절해줄가
창문에는 눈도 없고
손도 없지만
신호등불 빨간 불이
알려준대요
콤퓨터가 혼자서
모든 일하니
누나는야 흥얼흥얼
노래만 해요
봄날만 사는 집
창밖에서 심술쟁이
겨울바람이
윙―윙 눈보라
몰아칠 때도
가열식온수난방
더운 방에서
꿀꿀이들 벌렁 누워
쿨쿨 잔대요
창밖에서 삼복더위
여름해빛이
쨍―쨍 뙤약볕
비칠 때에도
비지땀도 한방울
흘리지 않고
네활개를 쭉 편채
낮잠 잔대요
현대화된 새집이
하도 좋아서
겨울인지 여름인지
감감 잊었나
추운 날 더운 날
저흰 모른대
그 언제나 봄날만
알고있대요
꼴꼴이들아 다시 만나자
―누나의 《사양공일지》에서―
어디 한번 달아보자 꼴꼴이들아
어서 나와 저울판에 올라앉으렴
그사이에 몰라보게 자라났구나
몸무게가 세배나 늘어났구나
예방주사 때끔침 놓아줄적엔
요리조리 달아빼며 애태우더니
덧사료 부려줄 땐 욕심꾸러기
발부리에 칭칭 감겨들더니
몸도 부쩍 키도 으쓱 모두 자라서
이제는 큰집으로 가게 됐구나
정들은 귀염둥이 꼴꼴이들아
이 누나와 헤여진다 섭섭해말아
몸무게 황소만큼 부쩍 늘쿠어
엄마돼지 된 다음 다시 만나자
누나네 공장에서 내가 본것은…
누나공장 돌아보며 내가 본것은
콤퓨터에 마주앉아 적어나가던
빨간수첩 《사양공일지》만일가
눈보라 치는 날 찾아오시여
인민들에게 고기를 더 많이 먹이게 됐다고
기뻐기뻐 못 떠나시던 우리 장군님
그 이야기 이 가슴에 남았답니다
누나공장 돌아보며 내가 본것은
피둥피둥 살진 돼지 욱실거리며
날마다 부쩍 크는 모습만일가
아버지장군님 전선길에서
총대로 가꾸시는 잘사는 나라
우리가 꽃피워나갈 강성대국
여기서 나는 벌써 보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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