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아동문학》 주체98(2009)년 제2호에 실린 글

 

  ○동시초○

 

 

전연마을 아이들의 일기
   

 

                                                     렴 정 실

 

장군님 초소에 다녀가신 날

전연마을 아이들 우리 쓴 일기

날마다 때없이 펼치여보면

가슴가득 차올라요 장군님생각

 

 

우리 초소마을 명절
(철이의 일기)
                                        

엄마랑 아버지랑 온 집안모두

명절처럼 잠 못 들고 이야기해요

초소에 찾아오신 우리 장군님

몸가까이 만나뵈온 아버지기쁨

 

게시판의 《영예사진》앞에 서시여

한명한명 이름을 불러주신 얘기랑

오락회때 장군님의 재청을 받은

꾀꼴새 중대장누나얘기랑

 

엄만 벌써 그 몇번째 묻고묻는지

아버진 또 그 몇번째 대답하는지

그저 묻고 대답하고 또 대답하고…

그러며 밤새우는 경사로운 날

 

이것 봐요 내 무릎에 앉았던 동생

뽀르르 달력앞에 다가가더니

색연필로 오늘날자밑에 쓰지요

《우리 초소마을 명절》ㅡ 신통하지요?

 

보도를 들었니?

 (영이의 일기)

 

래일 아침 해도 방실 떠오르기 전에

앞마을의 광훈이랑 찾아가야지

ㅡ 너희들 보도를 들었니?

   아버지장군님

   최전연초소를 찾으셨다는 소식을…

   울아버지 부대야

 

그담엔

그렇지 그담엔 고개너머 주성이랑

찾아가야지

ㅡ 보도를 들었니?

   장군님께 영접보고

   울아버지 올리였어

 

아무렴 장군님 아시는 울아버지

어깨으쓱 나는야 자랑할테야

아버지이야기 할 때면

장군님 뵈옵는 앞날의 내 모습도

눈앞에 동동

 

농장마을 딱친구 진이한테도

탐사대마을의 별이한테도

누구든지 만나면 물어볼테야

ㅡ 보도를 들었니?

ㅡ 보도를 들었니?

 

《료리박사》 되려나봐

        (순이의 일기)

 

아까부터 엄마는 한장 또 한장

책상우의 료리책 번지여가며

무엇인가 사각사각 쓰기도 하고

머리기웃 골똘히 생각도 하고

 

초소의 식당에도 오신 장군님

식탁우의 감자떡맛도 보시며

《병사들을 위한 날》 울엄마 솜씨

정말정말 대단하다 칭찬하셨대

 

총잡은 병사들 위한 일이면

작은 일도 크게크게 내세워주시니

또 오시면 더 큰 기쁨 드리고싶어

이밤중에 《료리박사》 되려는가봐

 

 

제일 잘된 그림

  (남이의 일기)

 

군관인 아버지 그릴라며는

총잡고 선 그 모습을 그리라나요

내가 그린 아버지모습을 보며

동생은 눈이 동글 두볼이 통통

 

대원수님 몸소 쓰신 회고록이랑

《항일빨찌산참가자들의 회상기》책이랑…

장군님 보내주신 필독도서를

열심히 읽고있는 우리 아버지

 

도서관에 들어서신 장군님께서

《영예》판에 크게 난 《모범독서가》

책을 읽는 울아버지 사진앞에서

오래도록 환하게 웃으셨다지

 

그 누가 물어봐도 언제나 척척

막힘없는 박식가된 아버지모습

장군님께 기쁨드린 초소의 자랑

앞날의 너와 나 비끼인 모습

 

ㅡ그럼그럼 책들도 총이로구나

그제서야 함박꽃된 내 동생 얼굴

책읽는 아버지를 그린 그림이

형이 그린 그림중에 제일이래요

 

 

장군님주소

   (혁이의 일기)

 

장군님 만나뵈온 아버지들이

부러워

너무도 부러워

동생은 내게 말한다

《형, 우리도 편지를 쓰자 장군님께…

  이제라도 군대되게 해달라고》

 

엉뚱해라

인민군대되며는

장군님 언제든지 뵈올것 같아

군대되며는

번쩍이는 기관총 쌍안경이랑

어깨에 척 메워주실것 같아

 

유치원서 배운 글씨 서툴지마는

책상우에 하얀 종이 펼치여놓고

또박또박

제법 편지를 쓴다

《평양에 계시는 아버지장군님께》

 

하지만 정녕 장군님 평양에 계시던가

어제도 그 어느 초소 찾으셨다고 했지

오늘은 울아버지 부대 오시였고

래일은 또

아, 래일도 장군님은 전선에 계실거야

 

피여나는 우리 웃음 지켜주시려

온 나라의 소년궁전 야영소들에

우리의 발구름 힘차라고

장군님은 언제나 최전연에 계신다

 

그래그래 동생아

주소를 다시 쓰자

《최전연에 계시는 아버지장군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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