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아동문학》 주체98(2009)년 제10호에 실린 글
◎동시초◎
내가 모은 《보물》 성 연 일 듣고픈 칭찬
네가 모은 이 파철로 쇠물 뽑으면 불도젤바퀴 하난 문제없겠다 수매원어머니 떠들썩할 때 슬그머니 입속으로 외워본 칭찬
또 한더미 모아놓고 돌아올 때면 이제는야 그 바퀴 몇개나 될가 속구구하며 오다가 넘어졌지만 싱글벙글 웃음나게 만들던 칭찬
여기저기 묻혀있던 녹쓴 파철이 불도젤로 생겨날 멋진 그 모습 생각하면 할수록 《보물》만 같아 열번백번 자꾸만 듣고픈 칭찬
광이의 헛소문
우리 학급 광이는 엉터립니다 파철찾는 망원경이 내게 있다고 애들한테 헛소문 퍼뜨리지요
그 바람에 영호랑 순철이랑은 망원경 한번만 빌려주려마 나만 보면 성가시게 졸라대구요
그런데 오늘은 선생님까지 광이 말에 홀딱 속은걸가요 나한테 망원경이 정말 있대요
모은 파철 산만큼 쌓여지도록 꽁다리파철까지 찾는 망원경 나라위한 내 맘속에 보인다나요
멋있구나 온 학급이 떠들어대니 광이가 퍼뜨렸던 헛소문은요 이젠 그만 진짜가 되였답니다
물놀이장 가다가
광이랑 순철이랑 그리고 나랑 물놀이장 가다가 그만 주춤 서버렸지 상매천기슭에 묻혀있는 큰 파철 웬 떡이냐? 마주보며 웃음이 벙글
이제 제꺽 파내서 집에다 두고 올가 아니아니 해가 쨍쨍 더위부터 덜어야지 그럼야 물놀이 실컷하고 파낼가 그사이에 발이 달려 달아나면 어쩐담
마주보며 옥신각신 저저마다 떠들다가 파철부터 파내자고 옷을 벗어제꼈지 하지만 웬걸! 한뽐 파도 어림없어 돌뿌리를 제끼고 흔들어도 어림없어
물놀이장 찬물대신 땀에 흠뻑 젖어서 저물도록 파철과 씨름을 할줄이야 파철덩이 떼그르르 땅밖으로 나왔을 땐 물놀이를 할 때처럼 너무 좋아 하하하
답 답 이
난데없이 길가에 딩굴던 파철 너무 좋아 낑낑 안고 오는데 나를 만난 순철이는 코웃음치지 아니 글쎄 답답이라 놀려대겠지
노끈으로 파철을 동여매고서 달달달 끌고가면 제법일텐데 그 생각도 못하는 답답이라나 옷 덞는줄 모르는 답답이라나
애두 참 보물같이 귀한 파철 끌고가면 자꾸만 닳을텐데 뭐 닳아지면 그만큼 작아질걸 뭐 그 생각도 못하는 답답인 너야
누구하고 경쟁하나
어머니가 그려붙인 우리 집 경쟁도표 내 이름만 달랑 씌여있는 경쟁도표 누구하고 경쟁하나 웃지들 말아요
5점맞고 돌아오면 빨간줄 한눈금 좋은일 하고나면 파란줄 한눈금 어머니가 저녁마다 올려주군 하는걸요
혹시라도 놀음에 정신을 팔다가 하루라도 숙제공부 내가 하지 않아봐요 5점칸의 빨간줄 작아지고말걸요
꽁다리라 못 본체 손시리다 못 본체 내가 혹시 파철을 모으지 않아봐요 좋은일칸의 파란줄 난쟁이가 될거야
혁신자 아버지들 나도 돕고싶은 마음 숙제공부 하는 나 좋은일을 하는 나 내가 둘이 되여서 경쟁을 하지요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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