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아동문학》 주체98(2009)년 제2호에 실린 글
□일 기□
별맞이꽃
주체97(2008)년 8월 ×일 오늘 아침에 정말 뜻밖의 일이 생기였다. 여느때처럼 먼저 백두산3대장군의 영상이 정중히 모셔진 사적비부터 찾아가려고 거리의 꽃밭쪽으로 돌아서던 나는 흠칫하며 굳어졌다. 언제 왔는지 웬 아저씨가 등뒤에 와 서있는것이였다. (누굴가?) 나는 지금껏 내가 하는 일을 아는것은 늦은 밤, 이른새벽 언제나 하늘을 떠나지 않고 나를 손금보듯 지켜보는 새별뿐이라고 믿었다. 나는 매일같이 거리의 꽃밭들이며 나무들을 보기 좋게 관리하는 일을 거리가 아직 잠에서 채 깨나지 않은 이른새벽에 가만히 하였기때문에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던것이다. 나는 그것이 좋았다. 그런 일이야 누구나 다 할수 있고 또 응당 해야 하는 일인데 소문을 내는것이 싫었다. 그런데 오늘은 그만… 아저씨는 엄한 표정을 짓고 여기서 뭘하느냐고 물었다. (참 정말 내가 무슨 나쁜짓이나 하는 아이인줄 아나부지.) 기분이 상한 나는 퉁명스럽게 그런 애가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그런데 갑자기 요란한 웃음소리가 터져나왔다. 깜짝 놀라 쳐다보니 환하게 웃음짓는 아저씨의 얼굴이 나를 굽어보고있었다. 아저씨는 어제 저녁에 꽃밭에서 주었다고 하면서 손에 들고있던것을 내앞으로 쑥 내밀었다. 눈여겨보니 그것은 내가 항상 품고다니면서 그날 있은 일을 적어두군 하는 수첩이였다. 어제저녁 일하다 떨어진 모양이였다. 《네 수첩이 분명하지?》 어망결에 그렇다고 대답하자 아저씨는 껄껄 크게 소리를 내여 웃으시더니 날마다 그리도 열성을 내여 꽃밭을 가꾸는 사람이 누군가 했더니 이제야 찾았다고 하면서 너같이 마음이 곧은 애가 그냥 물어서는 제 한 일을 다 이야기할것 같지 않아 떠보았다고 실토하였다. 나는 울음이 왈칵 치밀어 아저씨품에 얼굴을 묻고 흐느끼였다. 《오냐, 오냐, 얼마나 꽃같은 마음들이냐. 바로 너 같은 곱고고운 마음씨들에 떠받들려 내 나라, 내 조국도 더더욱 아름다와지구 이 거리도 이처럼 깨끗하게 꾸려지는것이 아니겠니.》 아저씨는 나를 덥썩 안아 번쩍 추켜올리며 소리쳤다. 《요 귀여운 별맞이꽃아!》 그 소리는 새별이 반짝이는 새벽하늘가로 멀리 메아리쳐갔다. 그것은 나에게 언제나 지금처럼 별들만이 아는 아이로, 내내 깨끗하면서도 성실하게 살아달라는 부탁으로 들렸다. 나는 마음속으로 언제나 아저씨가 바라는 그런 아이로 살리라 맹세를 다졌다. 새별도 그런 나를 축하해주는듯 더욱 밝은 빛을 뿌렸다.
은산군 구봉소학교 제4학년 정 철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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